*1 
일어나자마자 트렁크에 짐을 집어 넣는 작업에 매달려 겨우 아침 식사시간에 맞춰 엄청난 분량이었던 짐을 정리해서 트렁크 한개와 종이가방 하나로 정리 했다.

오늘도 아침은 먹음직스럽다. 여러가지 재료를 넣은 밥에 식초등을 넣고 만든 치라시스시 그리고 어제 차 속에서 한참 설명을 듣고도 감이 안왔던 흉물스런 해산물이 등장. 그건 바로 해삼이었다. 일본쪽 해삼은 내가 보기에도 징그러울 정도로 컸는데 잘라 놓으니 별 차이는 없더라. 잘라놓은 해삼을 간 무우랑 함께 간장을 뿌려 먹었다. 상당히 질기지만 싱싱하다는 이야기겠지. 한국 해삼이 더 귀여운편이구만. 구운 생선과 삶은 야채와 함께 맛있게 아침을 먹고 후미에씨가 만들어 준 푸딩으로 입가심을 했다.




트렁크가 엄청 무거웠기에 체크인할때 오버차지가 나올지도 몰랐기에 공항에서 짐을 덜어내기 쉽게 다시 정리를 했다. 여튼 짐정리는 끝! 오늘은 전에 나카자키에서 만났던 나카무라씨가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기 위해 배웅을 나와준다고 해서 텐노지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집을 나서기 전에 후미에씨 집 정원에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옛날 살던 집 마당이 넓었기에 후미에씨 집 정원은 그런 의미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었다. 나무가 많고 이런 저런 채소나 유실수도 자라고 있는 마법상자같은 정원이었다. 어머님이 이런 저런 나무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기도 하고 마당에 있는 금귤나무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금귤을 따서 주시기도 했다. 달콤새콤하면서 아삭거리는 금귤 껍질의 맛, 내가 먹어 본 금귤중에 가장 맛있었다. 늘 겨울에만 놀러와서 이 정원이 녹색으로 가득찬 모습을 보지 못한게 아쉬웠다. 나무가 우거진 계절엔 나뭇잎에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무성하다고 하는데. 마당 구석 구석을 구경하고 나서 짐을 들고 텐노지역으로 출발했다.



후미에씨집에서 도로까지 길이 비포장에 가까운 울퉁거리는 길이라 트렁크를 미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게다가 끄는 손잡이가 없는 트렁크라 그냥 그대로 밀고갈 수 밖에 없었다. 역까지 꽤 거리가 있어서 밀고 가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의외로 밀고갈만 했다. 후미에씨는 택시를 부를 것을 그랬다며 미안해했지만 뭐 이정도 거리를 택시를 타는 것도 그렇고...^^

여튼 우여곡절끝에 역까지 도착. 텐노지 역에 도착하자 나카무라씨가 시간 맞춰서 와주었다. 원래는 텐노지역에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시간을 보낼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냥 바로 공항으로 가서 거기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세명이서 같이 공항까지 같이 가게 되었다. 일부러 공항까지 따라와 주는 게 미안했는데 이럴때 아니면 언제 공항을 가보겠냐며 흔쾌히 따라와 주었다. 고마웠다.

공항에 도착해 트렁크 속의 짐을 좀 덜어내고 대강 안전선에 맞춰 가방 정리를 하고 체크인을 했다. 다행히 오버차지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래도 가방에서 꺼낸 짐이 상당해서 셋이서 나눠들고 커피라도 한잔 할 곳을 찾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카페등이 흡연이 가능한 곳이라 공기도 안좋고 들어가기가 꺼려져서..공항 건너편 쪽에 있는 호텔 로비에 있는 카페로 갔다. 그쪽은 의외로 사람이 없어서 조용하게 이야기가 가능한 곳이었다. 샌드위치 가게로 가서 음료수랑 샌드위치를 시켜놓고 출발시간까지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결국 만나서 인사를 못했던 요시코씨에게는 전화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한시간 반정도 이야기를 나누니 벌써 비행기를 타야할 시간이다. 출국장에서 아쉬운 마음에 몇번이나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입국심사대로 들어갔다. 돌아가는 비행기 역시 기내식은 없었다. 후미에씨 집에서 싸주신 쿠사당고 하나를 먹으면서 배를 채웠다. 옆에 앉은 남자가 어찌나 기침을 해대는지..감기가 옮을 것 같은 기분이다. 돌아가는 비행시간은 2시간. 다음 여행은 또 언제 하지? 라는 생각을 해가며 현해탄을 건너는 동안 6박 7일의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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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5 00:18 2007/03/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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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양... 
wrote at 2007/03/05 08:44
오오.....수고하셨슴다..ㅠㅠㅁ
뭘~~조만간 가자구요.ㅠㅠ
쭈니군 
wrote at 2007/03/05 14:50
해삼일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질기다'라는 얘기를 읽고보니, 맛의 달인에서 나이드신 노인이 '이젠 해삼을 먹을 수가 없어! 이빨이 약해져서~'하면서, 자기를 이빨빠진 사자에 막 비교하면서 삶의 의욕이 없어진 걸 지로가 맛있는 해삼요리를 대접해서 의욕을 되찾아주는 에피소드(--) 가 생각나는군요..;;;

다음 여행은 또 언제하지~~ -_-;;;;; ㅎㅎ
수정 
wrote at 2007/03/07 12:08
왕왕왕..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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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다가 조금 늦게 잠이 들어서 인지 일어나 보니 이미 요시코 씨는 출근을 하고 없었다. 오늘이 거의 마지막으로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었는데 인사도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조금 일찍 일어날 걸...

요시코씨 어머님이 이미 아침상을 준비해놓고 계셨다. 찐 야채랑 계란말이와 된장국, 그리고 고야산에서 사왔다는 깨두부까지 역시 맛있는 아침밥이었다. 식사 후에는 내가 사온 홍차롤케잌까지 한 조각 맛보았다. 진한 홍차맛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케잌.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짐을 챙겨 요시코씨 집을 나왔다. 뭔가 잠만 자고 나오는 듯 죄송스런 맘이다. 다음엔 꼭 제대로 찾아뵙겠노라고 감사했다는 말씀을 전하며 요시코씨 어머님과 헤어져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 역에 도착하자 오늘은 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600엔  전철패스를 살 수 있는 날이었다. 재수! 역장아저씨에게 물어 표를 구입. 우메다 역으로 향했다. 오늘도 날씨는 화창. 어제 교토에서 좀 무리하게 책을 산 바람에 짐이 장난아니게 무겁다. 우선 오늘은 쇼핑데이로 정하고 못다 산 만화책이랑 부탁받은 책과 동생 선물등을 사기로 했다. 오후에는 후미에씨 식구들이랑 같이 외식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쇼핑이 끝나는 대로 텐노지 역에서 후미에씨를 만나기로 했다. 우선 오늘 갈 곳은 오사카에 있는 두군데의 만다라케. 오사카와 난바에 있는데 2005년에는 두군데 다 찾다가 실패하고 못 갔던 곳이다.

우선 텐노지 역으로 간 다음 짐을 역 로커에 전부 집어 넣고 우메다 만다라케로 향했다. 오픈이 12시여서 근처 츠타야에 들어가 시간을 때우다가 우메다 만다라케가 있는 [히가시도리]상점가로 향했다. 찾고 보니 허망하게 쉬운 위치였는데 그때는 그 근처까지 가서는 왜 못찾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만다라케쪽을 가기위해 상점가를 지나다가 어떤 사우나를 지나게 되었는데 황당하게도 사우나 입구에 탕을 비추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모니터에는 남탕이 생중계로 비춰지고 있었는데 목욕탕이니 만큼 남자들이 다 벗은채 탕에 들어가거나 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고 있었다. 아니 이걸 저 손님들은 알고 있을까? ( 모니터가 입구에 있었으니 아마 알고 들어 갔겠지?)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의 상술이다.

만다라케로 들어가자 점원들이 정신없이 책을 포장하거나 새로 들어온 책을 들여놓고 있었다. 책을 보자 기분이 업된 나는 정신없이 살 책을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종이 백으로 두개. 아직 다 못 산 책이 있어서 이걸 들고 다시 난바 만다라케로 가야 한다.

우메다 만다라케



난바 역에 도착. 우선 우메다에서 산 책을 로커에 집어 넣고 동생이 부탁한 DS 소프트를 사기 위해 난바의 빅카메라로 갔다.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후미에씨에게 물어보느라 문자를 보내자 마자 바로 눈앞에 빅카메라가 있었다. 하지만 동생이 부탁한 소프트는 나온지 좀 된 것이라 그 매장엔 없었다. M양이 부탁한 노다메칸타빌레의 시디만 사서 나왔다.

빅카메라에서 한 블럭 정도를 돌아 가니 난바 만나라케가 나왔다. 1층밖에 없지만 왠지 모를 마니아의 포스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보통의 만다라케는 매장이 넓은 편이라 단행본 코너와 동인지 코너가 분리되어 있는데 여긴 장소가 좁아서 인지 같은 책꽂이에 꽂혀 있는데다가 모든 책들은 동인지를 위주로 디스플레이되어 있어서 단행본은 책꽂이 제일 윗칸에 꽂혀있었다. 신장의 열세로 당근 젤 윗칸에 뭐가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터라 일일이 사다리를 가져다가 책을 골라야 했다. 하지만 신간의 수는 우메다에 비해 훨씬 많아서 (아마도 책꽂이 제일 윗칸이라 제대로 사가는 사람이 없었던 모양) 찾던 책 대부분을 여기서 다 살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번엔 어찌 어찌 종이가방 1개에 쑤셔 넣을 수 있었다. 난바 역에서 로커에 있던 책까지 합세하니 총 3개의 종이가방이 되었다. 60권에 육박하는 책을 이고 지고 겨우 겨우 텐노지역까지 갔다.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하지만 텐노지 역 로커에도 어제 교토에서 산 책들이 기다리고 있다. 후미에씨를 만나기에 망정이지 난 혼자서 이걸 어떻게 들고갈 생각이었는지. 책만 보면 아무 생각 없어지는 이 성격을 어떻게 해야 몸이 고생을 안한다.

난바 만다라케. 지나가는 남자는 만다라케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




원래는 4시쯤 [도로로]를 볼 계획이었으나 만화책 사느라 정신이 없어 결국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나머지 못산 신간 몇권을 텐노지에서 사기로 했다. 동생이 부탁한 DS 소프트는 텐노지 역 3층에 있는 소프맵에서 운좋게 구입했다.

그러고 보니 아침밥을 먹은 후 책사느라 정신이 없어 아무것도 먹지 않은게 생각났다. 후미에씨가 저녁을 먹을 거니까 조금 가볍게 뭔가를 먹지 않겠느냐고 해서 텐노지역에서 엄청 유명하다는 [551 호라이]라는 이름의 돼지고기 만두집으로 갔다. 테이크 아웃으로 사가는 곳인데 이곳 돼지고기만두는 줄을 서서 사갈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데 관서지방밖에 없는 가게라서 이곳 만두를 너무 좋아하는 도쿄에 사는 후미에씨 친구는 오사카에만 오면 여길 들러서 꼭 먹고 간다고 한다. 가볍게 2개만 사서 하나씩 나눠 먹기로 했다. (1개 140엔) 꽤 큰 만두였는데 속에는 덩어리로 썰어 들어간 만두랑 양파가 들어 있다. 한입 베어물자 고기가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하게 씹히는 것이 예술. 고기가 큼지막하게 썰어 들어가 있어 씹는 맛이 있는데 전혀 돼지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씹히고 감칠 맛이 난다. 하나로 배부르다고 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다 먹고 나니 하나 더 생각나는 맛이었다. (우우 지금 생각해도 하나 더 먹을 걸 싶다.)

551의 [부타망:돼지고기만두] 최고!



입맛을 다시며 텐노지 역 맞은편의 [아니메이트]로 갔다. 신간을 몇권 구입하긴 했는데 팬더양이 부탁한 책이 한권 없어서 다른 서점을 가보기로 했다. 같은 건물에 있는 후미에씨가 자주 간다는 [기쿠야쇼텐] 이라는 서점이었다. 서점 규모가 상당했는데 [만화관]과 [어린이관]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서점 내부에서 다른 건물로 넘어가는 다리를 건너자 그곳이 바로 [어린이관]이고 그 옆이 [만화관]이었다. 그림책 관련 어린이 도서를 파는 전문 코너인 [어린이관]에 바로 [모에에홍스튜디오 : MOE絵本スタジオ]가 있었는데 이번 여행때 찾아 가보려고 한국에서 여행 자료 준비할 때 미리 알아보고 온 곳이었다. 첫날 텐노지 역에서 친구들을 기다릴 때 가볼까 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못들렸었는데 바로 이곳에 있었다니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못 둘러 보고 온게 아쉽다. 한층이 둥그런 도너스 모양인데 그곳의 대부분을 만화관이 차지하고 있었다. 살 책만 골라 얼른 계산하고 나와야 했지만 꽤 맘에 드는 서점이다. 다음에 꼭 한번 다시 들러보고 싶다.

기쿠야 쇼텐 블로그 : http://www.blg.co.jp/kikuya/
모에에홍스튜디오 : http://www.hakusensha.co.jp/moe/moe-studio/


이로서 살 책, 살 물건은 모두 오케이. 저녁을 먹기 위해 로커에서 짐을 꺼내 후미에씨집으로 출발했다. 짐이 너무 많아 둘이서 나눠 들어도 꽤 무거운 양이었다. 역에서 후미에씨 집까지도 꽤 걸어야 했기 때문에 후미에씨 자전거에 싣고 올리고 해서 겨우 겨우 끌고 집까지 갔다.

몇일만에 다시 돌아온 나를 어머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오늘 식사를 하러 갈 곳은 후미에씨 오빠가 다니던 대학 근처에 있는 오코노미야키집이라고 하는데 근방에서 꽤 유명하다고 한다. 집에서는 차를 타고 좀 나가야 되는 거리에 있는 곳인데 꼭 나에게 제대로된 오코노미야키 맛을 맛보이고 싶다며 오빠 차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오빠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듯 하다. 그래서 계획변경으로 근처의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자 후미에씨가 꼭 가야 된다며 이야기를 한 듯 하다. 어찌 어찌 오빠의 상태도 좋아진듯 하여 오코노미야키 집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집에서 나오기 전 맛본 [쿠사당고] 댓잎속에 쑥으로된 경단이 들어있는데 상당히 맛있다!



소형차였는데도 다들 체구가 작어서인지 뒷자리에 후미에씨랑 어머님 그리고 나 세명이 탔는데도 별 무리없이 앉을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코노미야키집에 도착했다.
차안에서 뭔가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해산물 이야기를 했는데 단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서 대강 설명만으로 이해하려고 했는데 뭔지 정말 궁금했다. 물렁 물렁하면서도 딱딱한데 쳐다 보기에도 징그러운 음식을 어머님은 맛있게 드신다고 한다. 왠지 알것도 같은 ...(답은 다음날 아침 식탁에..)

오코노미야키 집 [부라리]


테이블이 좁아서 부모님이랑 우리는 다른 상에 앉았다. [모던야키]와 [네기야키], 그리고 야키소바를  주문했다. [모던야키]은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모듬인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발음이 비슷) 여러가지 종류의 것이 다 들어간 것이고 [네기야키]는 우리나라 파전같이 파랑 계란이 많이 들어가고 그걸 폰즈라는 소스에 찍어먹는 식이다.
먹음직스럽게 재료가 담겨져 나오고 그걸 종업원이 철판에다가 구워준다. 우선 양푼에 계란을 풀고 재료를 함께 섞은 다음 그걸 철판에 올린다 그위에 소바면을 올리고 그 위에 다시 재료을 섞은 반죽을 올려 굽는 식이었다. 마지막에 소스를 바른다음 취향대로 가츠오부시와 파가루 같은 걸 뿌려 먹으면 된다. 같이 주문한 요리도 맛있었는데 된장을 풀어 끓인 국같은 것에 돼지고기 연골을 넣어 끓인 것이었다.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결국 혼자 다 먹었다.

일단 고기랑 해물을 살짝 익힌다.

오코노미야키 메뉴판

돼지고기가 얹어져 있는게 모던이다.

가게 내부



오코노미야키는 꽤 맛있었고 먹는 동안 후미에씨 오빠와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나보다 2살정도 위였는데 요즘 한창 선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괴로워 하고 있단다.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의 위치가 되면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불리해지기도 하고 주변의 시선도 그리 곱지 않단다. 어느 나라건 다들 이런 이야기로 고민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배불리 얻어 먹고 가게를 나왔다. 후미에씨랑 나는 근처의 온천에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일본식 목욕탕을 한번 경험해보게 해주고 싶었다며 도착하는 날 부터 이야기했었는데 결국 마지막 날 밤에서야 가보게 된 것이다. 우리를 온천 근처에 내려주고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한적한 동네에 환하게 불이 켜진 온천은 이름이 온천이지만 대중 목욕탕이었는데 세련된 느낌을 풍기는 곳이었다. 작은 스파같은 느낌의 목욕탕엔 작지만 노천온천까지 딸려 있었다. 우리나라와 별 다른 점은 없으나 인테리어나 목욕탕 내부 시설 하나 하나가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문고리나 배수시설같은 작은 부분들의 차이가 느껴졌다. 우리나라도 좀 더 이런 디테일에 신경을 쓰면 훨씬 느낌 좋은 목욕탕이 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었다.

야오시의 목욕탕 외관. 전체적으로 일식집같은 분위기 ^^



일인당 700엔 정도의 가격이었나? 2층 계단을 올라 여탕의 노렌을 걷고 들어가니 한국과 거의 비슷한 구조다. 우선 옷을 벗고 미닫이  처럼 여는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탕에 들어가는 입구에 세면대 같은 곳이 있다. 나올때 발을 씻는 곳이라고 한다. 거기에 식수대도 마련되어 있다. 그곳을 지나 또 하나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곳이 목욕탕. 입구에 물을 받아 놓은 곳이 있는데 찬물과 더운물이 있고 그곳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서 우선 몸을 씻고 들어가면 우리나라 처럼 개별식으로 앉는 자리가 있다. 샴푸와 린스가 놓여있고 의자와 바가지등이 아주 깨끗하다. 뭔가 조금 더 깨끗하다는 느낌이 들고 공기가 탁하지 않고 수증기가 거의 없이 환기가 잘된다. 그렇다고 추운것도 아니고..

대강 몸을 씻고 머리를 감은 다음 탕으로 들어갔다. 욕조에 물이 거의 찰랑찰랑해서 넘치기 직전까지 차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물에서 풀장같은 염소소독약 냄새가 강하게 난다는 점. 물은 아주 깨끗했다. 그곳에서 잠시 몸을 담그고 있다가 바깥의 노천온천으로 나갔다.



하늘이 보이는 곳에 돌로 만들어 진 노천온천이있었고 이곳의 물만은 진짜 온천수라고 한다. 별로 추운 날씨가 아니었지만 역시 노천온천에 몸을 담그니 정말 기분이 상쾌하다. 얼굴은 찬바람이 와 닿고 몸은 따끈 따끈. 천국이 따로 없구나. 근처에 높은 건물이 전혀 없어서 하늘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온천을 즐겼다.

바로 옆 탕에 자쿠지 시설도 있었다. 아줌마 처럼 뿜어 나오는 물대포에 어께도 좀 두드려 보기도 하고 뱃살공격도 해봤다. 그 옆 탕은 이벤트탕이었는데 그날 그날 다른 재료를 넣어 만드는 탕이었다. 우리가 간 날은 뭔가 술을 넣은 탕이었는데 우유처럼 불투명해서 안이 보이지 않으며 달콤한 모과냄새가 났다. 물속이 보이지 않아서 깊이도 알 수 없고 옆사람 발을 밟을 위험이 있긴 했지만 뽀얀 물이 왠지 기분이 좋다. 근데 역시 술이라 그런지 잠시 들어앉아 있었더니 알딸딸 해지면서 얼굴이 달아 오른다. 이 정도로도 취하기 시작하는 것인가. 후미에씨는 술로 된 탕에 들어가도 취하냐며 놀란 얼굴을 했다. 나도 몰랐어용..~~ 술탕은 좀 위험하다 싶어 물에서 나와 목욕탕으로 돌아가 몸을 씻고 밖으로 나왔다. 아까 들어올때 몸에 물을 끼얹으며 씻었던 곳에서 후미에씨가 찬물을 퍼서 종아리에 붓는다.  이렇게 해주면 종아리가 날씬해 진단다. 그래서 나도 한번..^^

드라이로 머리를 말릴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우리나라같이 돈을 받는 게 아니라 드라이기 사용은 무료. 게다가 비치되어 있는 화장품도 기존의 화장품 회사에서 선전용으로 제공하는 것인데 가격이 2~3만원은 되는 화장품이었다. 여기서 써보고 괜찮으면 사라는 식의 상품 홍보용 제품이었던 것이다. 발라보니 나쁘지 않았다. 일본은 젤같은 느낌의 화장품이 대세인지 화장수도 유액처럼 끈적이는 제품이 많았다. 로션에 영양크림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맘껏 쓸 수 있어 좋았다.



역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나오니 정말 개운하다. 집까지는 30분정도 걸어서 돌아가야 했다. 전에 자전거로 돌았던 야오시 시내를 걸어 집까지 돌아오는 길, 인적이 드문 주택가를 걸으며 후미에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목욕을 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밤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기분이 상쾌하다. 돌아오는 30분이 그리 길지않게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와선 후미에씨네 집에서 쓰지 않는다며 선물로 준 트렁크에 짐을 넣어 봤다. 생각보다 산 책들이 많아서 넣는데 힘이 든다. 내일까지는 어쩄든 다 집어 넣어야 한다. 벌써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아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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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4 15:54 2007/03/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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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오늘은 아침 부터 서둘러 교토를 둘러 보는 일정이다. 서둘러봤자 대부분의 가게나 미술관 등은 10시 넘어서야 문을 열기 때문에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9시정도에 하면 충분했다. 짐을 챙겨 나오며 같은방의 대만아가씨와 어제 잠시 얼굴도장을 찍었던 프랑스아가씨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날씨는 완전 화창. 일단은 교토역 로커에 짐을 넣어 두고 동선을 정해보기로 했다. 오늘은 돌아 볼 곳이 많은 터라 교통수단을 뭘로 할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버스는 1일권을 사면 500엔에 같은 요금의 구역은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로 다니는게 더 편한 구간도 많고 해서 일단 먼저 들리기로 한 만화뮤지엄의 위치를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물었다. 지도와 몇가지 팜플렛을 준다. 교토역에서는 지하철로 3정거장 정도의 거리다.

지하철을 타러 가면서도 계속 버스패스를 사야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했다. 지하에 있는 버스노선표 앞에서 만화뮤지엄이 있는 카라스마오이케까지 버스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어떤 할머니가 말을 걸어 오신다. [버스 타려고?] 갖고 있는 버스 노선표를 보여드리며 여기까지 가고 싶다고 짚어가며 말했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으시는지 어디냐고 물으신다. 한자가 읽기 어려운 한자여서 [한자가 어려워서 어떻게 읽는지 잘 모르겠는 곳인데요] 하니까 돋보기까지 꺼내시며 읽어주신다. 烏라고 쓰고 카라스丸마 라고 교토에서 특이하게 그렇게 읽는 다고 한다. 한참을 들여다 보시며 이리 저리 생각하다가 역시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낫겠다며 일부러 말까지 걸었는데 도움을 못줘서 미안하다고 하신다. 지하철타는 곳까지 안내해 주셨다. 전에도 느꼈지만 교토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관광지에서 살아와서 그런것인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 고맙기만하다.

결국 지하철을 타기로 결정. 지하철로 가니 정말 금방이었다. 역에서 바로 가까운 곳에 교토만화뮤지엄이 있었다. 10시가 개관인데 30분정도 일찍 토착한 터라 바로 옆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서 아침이나 간단히 때우기로 했다. 몇몇 회사원처럼 보이는 사람이랑 나처럼 개관시간을 기다리는 듯 보이는 젊은이들이 몇명 있었다. 홍차를 시켰는데 더럽게 맛이 없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카페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시간이 되어 나오려고 트레이를 정리하고 있는데 벽에 유명한 인물들의 사인이 그려져있는 걸 발견 나가다 말고 사진을 찍는 나를 다들 희안한 눈으로 쳐다본다.

맛은 별로 없었음.

대강 휘갈려 그린 그림만 봐도 알만한 작가들의 사인이..



아까 인포메이션에서 준 팜플렛에는 도장이 찍혀있었는데 그걸 보여주면 20% 할인되어 입장료 240엔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침 건담의 피쳐링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여러 작가들이 건담을 주제로 이런 저런 예술작품이나 영상물을 만든 걸 전시하는 것이었다. 오리지날도 아니고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들어가려는데 입구에서 전시회 설명을 해주는 헤드폰을 1500엔에 대여하고 있었다. 그것도 무려 [아무로]의 목소리로 설명을 해 준단다. 순간 솔깃! 했으나 나는 사실 건담 본편을 본적이 없으므로 아무로의 목소리라고 해봤자 별로 실감도 나지 않을 터여서 그냥 포기하고 건물 구경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팬이라면 정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는 낚시밥이지 않은가.





본관은 총 3층으로 복도마다 만화책이 꽂혀있어 꿈과 같은 공간이었다. 책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건담 전시회가 열리는 방마다도 책이 있는 곳인데 전시때문에 들어가지 못해서 그런 것이었다. 아쉽. 1층엔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공간이 상당히 멋지게 꾸며져 있었는데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꽤 실망을 했다. 누구나 볼 수 있게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좀 아쉬운 순간이었다. 2층의 한쪽 코너에서는 전세계 만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조그만 기획코너가 열리고 있었는데 거기에 한국 만화코너도 있었다. [궁]과 [계간만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3층도 거의 대부분 전시회 공간으로 쓰고 있어서 별로 볼 수 있는게 없었다. 지하1층엔 잡지를 영구보존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헉 소리가 날 정도로 유리관에 최적의 보관 상태로 책을 보관하고 있었다.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우리나라에는 르네상스나 어께동무 전질을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이 있을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옛날 학교로 쓰였다는 건물은 넓은 잔디밭이 있어 유리로된 1층 로비의 의자에 앉아서 바라보는 느낌이 좋았다. 아무 생각없이 그곳에 앉아 잠시 다음 일정을 구상했다.



형제 둘이서 빨강노랑 옷을 입고 조용하게 만화책 읽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몰래 한 컷!

지하서고에 책 보관 모습.



큰길을 따라 내려가자 보니 다이마루 서점이 보인다. 다음 예정지인 북카페 오픈 시간이 11시 30분인데 시간이 남아서 잠시 들러 책구경을 했다. 의외로 Art코너에 괜찮은 책이 많이 보인다. 체코 프라하 여행기 책 한권을 구입했다.



조금 더 내려가서 스타벅스 골목에서 꺽어 들어가면 오늘 찾아갈 후미츠바키 빌딩이 있다. 100년넘은 건물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다. 외관은 낡았으나 안은 현대식으로 리뉴얼 되어 있어 1,2층해서 여러가지 숍들이 들어서있다. 1층에 오늘 찾고자 했던 Traction이라는 북카페가 있었는데 아직 오픈전인 모양이다. 후미츠바키 빌딩은 빌딩 전체를 갤러리 처럼 이용해서 복도나 계단에 그림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릉 유리코프 가와히로라는 작가의 판화처럼 보이는 흑백 일러스트가 전시되어 있었다. 입점해있는 샵들도 나름 느낌 좋은 가게들이 많아 천천히 구경하며 돌아봤다. 2층에 있는 레스토랑 한 구석에 뉴트론이라는 작은 잡화점이 있었다. 그곳의 한 코너에서 헌책을 팔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야마다나이토의 만화책 한권을 구입.

후미츠바키 빌딩


Traction 오픈 시간이 되어 내려가봤는데 왠지 여기서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간 다른 일정이 밀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하고 다른 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후미츠바키 빌딩에서 나와 다음 코스가 몰려 있는 교토시청역앞 쪽으로 걸어갔다. 지하철 한구간 정도인데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설렁설렁 걸어가봤다.

가는 길에 또다른 낡은 빌딩을 개축해서 샵으로 쓰고있는 곳이 있어 들어가봤다. 중정이 있는 스타일의 건물인데 우리나라의 쌈지 스페이스 같은 느낌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은 휴식공간으로 나머지 건물은 외부의 계단을 이용해서 3층까지 올라갈 수 있게 해놓았다. 세련된 패션샵이나 잡화점등이 들어서있어 젊은 취향의 가게들이 많았다.

간만에 로모스러운 사진 한장!



시청역쪽으로 가는 골목 골목에도 조그맣고 예쁜 가게들이 많았다. 간만에 느긋한 여행기분 느껴가며 골목을 누비다가 도착한 곳이 바로 교토시청. 역시 오래된 느낌의 건물앞에 넓은 광장이 인상적인 곳이다.

교토시청



큰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Angers라는 유명한 잡화점이 있다. 모에등의 잡지에도 자주 소개되는 곳인데 2층에는 그림책 관련 잡화나 책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별로 비중있게 다루는 것 같진 않은데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다. 한번 쯤 들러볼만한 가게이긴 하지만.


오늘의 가장 가보고 싶은 북카페인 Cafe Bibliotic Hello로 향했다. 주택가 골목 한켠에 있어서 주소를 들고 찾아 갔지만 눈에 띄지 않아 10여분을 좀 헤매다가 결국 내가 찾는 반대쪽 편에 건물이 있었다. 지도에도 화살표가 오른쪽으로 미묘하게 치우쳐 있었는데 그걸 눈치채지 못했던 것. 왼쪽만 죽어라고 찾다가 결국 늦게 눈치를 챈것이다. 가게앞 나무에 간판마저 가려져 있어 아는 사람 아니면 찾기 힘든 가게.

가는길에 만난 음악카페. 여기도 괜찮아 보인다.

Cafe bibliotic hello 입구


문을 밀고 들어가자 거기엔 내 이상의 북카페가 자리하고 있었다. 2층 창문을 통해 햇살이 내리쬐는 커다란 테이블 석이 눈에띈다. 테이블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점심 메뉴인 돼지고기 야채 파스타를 시켰다. 파스타에 돼지고기라니 상상이 안갔지만 상당히 맛있었다. 특히 국물이. 세트인줄 알고 차를 기다렸지만 세트가 아니라 따로 커피를 주문해야 했다. 커피를 마시며 느긋한 기분으로 일기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

햇살이 내리쬐어 밝은 테이블. 이런 분위기 좋다.

2층의 책장, 주로 외국 사진집이 많았다.

2층에서 내가 앉은 자리를 바라본 모습

카페 2층에서 바라본 모습. 이게 제일 멋지다.


이곳에서 거의 2시간 넘게 시간을 보내고 아차 싶어 짐을 챙겨 얼른 다음 목적지를 찾아 갔다. [아스테르쇼보]라는 셀렉트북숍인데 이곳이야 말로 정말 모르는 사람은 오지 마라하는 포스가 풍풍 풍기는 위치에 간판도 없는 가게였다. 주소만 보고 바로 찾긴 했는데 진짜로 간판이 없어서 우편함에 붙은 이름을 확인하고 2층으로 올라갔더니 묘한 장식의 문이 보인다. 문에도 간판은 없다. 노크하지 말고 그냥 들어오라는 메모가 붙어 있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그곳은 정말 별세계.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 었는데 4면이 모두 책꽂이로 둘러쌓여 있고 주인인듯 보이는 아저씨가 손님이 왔것 말건 자기 할일을 하면서 눈길조차 주지 않는 조용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상당히 주인 취향에 부합하는 책들만 보여있다는 아 가게는 헌책방으로 아트관련 책들의 마니악함을 봐서는 꽤나 손님취향을 타는 가게임이 틀림없었다. 그냥 널려있는 엽서나 화보집등의 수준도 상당했다. 혀를 내두르며 구경했지만 내가 살만한 것은 아쉽게도 없었다. 조금 가격대가 높기도 했고. 그래도 와보길 잘했다는 기분이 드는 가게.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건물이다.

우편함에서 가게이름 발견!

아스테르 쇼보 입구



나갈때 역시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고마운(?) 주인을 뒤로하고 오늘의 가장 먼 코스인 [케분샤]로 향했다. 2005년에 가보고 완전 반한 책방이라 이번에도 꼭 가보고 싶었기에 무리해서 넣은 일정이었다. 원래 4시50분에 교코의 영화관에서 '철근 콘크리트'를 보려고 했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케분샤까지는 버스로도 한참을 가야 했기에 조금 시간이 촉박했다. 시청앞에서 케분샤가 있는 이치노지 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2블럭 이상을 걸어가서 버스를 탔다.

버스틀 타러 걸어가다가 ..


그리곤 드디어 도착. 2005년에 한 번 와봤다고 이번엔 무리없이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교토의 가게들은 왜 다들 가게가 없을 만한 한적한 동네에 숨어 있는지. 뭐 그런맛에 찾는 것이겠지만. 역시나 엄청난 취향의 책들이 널려 있는 가게안을 휘휘 돌며 책의 향기를 만끽. 결국 도저히 영화시간에는 맞추지 못할 것 같아서 교토에서 영화보는 건 포기하고 다른 곳을 한군데 더 도는 걸로 결정했다. 케분샤에서 철근콘크리트가 권두 화보로 실린 잡지 한권과 일러스트 잡지 한권을 샀다.



마지막으로 가보기로 한곳은 [가케쇼보]라는 서점으로 이번에 처음 찾아낸 서점인데 케분샤가 있는 이치노지 역에서도 좀 떨어진 곳이었다. 지도상으로는 1블럭정도 떨어져 있길래 노서도 없고 해서 그정도는 걸어가지 싶어 걷기 시작했으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1블럭이 엄청나게 멀었던 것. 한 30분 이상 걸어서야 겨우 책방이 위치한 길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은 그런 나의 노력이 정말 하나도 아깝지 않을 내 취향 100%의 서점이었던 것이다. 정말 포기하지 않고 오길 잘했다고 다시한번 생각했던 곳이다.

서점 외관은 정말 튀어준다. 가게 벽에 자동차가 떡하니 박혀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빼곡히 들어선 책장에 주로 만화, 영화, 음악등의 예술 위주의 책들의 셀렉트숍인데 그 취향이 또 상당한 매니아의 수준이어서 꽂혀있는 책의 종류는 다른 곳에서는 보지도 못할 희귀한 책들로 뒤 덮혀있었다. 특히 마화코너가 가장 맘에 들었는데 이런책도 있었나 싶은 인디 만화서 부터 유명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나 잡지등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정말 사고 싶은 책의 천국이었다. 막판에 거의 지르다 시피 7권의 책을 구입했다. 철근 콘크리트 관련 책이 많았던 것도 인상적. 케분샤 이상으로 마니아 성향의 서점인데 생각보다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게 의아할 정도. 교토에 오면 다시 들리고 싶은 곳 1순위로 등극!

가케쇼보 건물 외관.



가게 앞에서 5번 버스를 타면 바로 교토역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이라 사람이 꽤 많이 타서 피곤했다. 그나마 앉아서 종점까지 가면 교토역이라 다행. 짐을 찾아 오늘 신세질 요시코씨네 집에 드릴 선물이랍시고 교토 스럽지도 않은 홍차롤케익을 하나 사서 오사카로 출발했다.

출발한지 30분정도에 오사카에 도착했다. 철근콘크리트를 어떻게 해서든 보고 싶었기에 결국 우메다에있는 테아트르 우메다에서 상영하는 8시50분 영화를 보기로 했다. 상영이 끝나면 11시 가까운 시간이 되어 요시코씨집에 늦게 들어가게 되는게 미안했지만 그래도 놓치기 아까운 영화였기 때문이다. 전에 [란포지옥]을 본적 있는 테아트르 우메다 작지만 맘에 드는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 두번째로도 찾게 되었다.

우메다 로프트 지하1층의 테아트르 우메다



영화는 정말 이리 잘만들어도 되는 거냐?!!!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궁극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내용도 한층 심오해지고 원작의 만화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살리고 있었다. 흑백뿐이었던 그림이 이렇게나 총천연색으로 화려해지다니 그것도 너무나 잘 어울렸기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시로 역의 아오이유의 목소리는 또 상당히 매력적이라 연기의 폭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 2시간여의 긴 상영시간동안 나름 눈물흘리게 되는 장면도 있었고 생각하게 하는 장면도 많았다. 어린이 대상의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 묘미는 어른만이 느낄 수 있을 작품이었다. 역시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라는 느낌. 상영시 사운드 볼륨이 너무 낮아 그게 좀 아쉽긴 했지만.

팜플렛을 사서 챙겨가지고 얼른 역으로 달려갔다. 요시코씨네 집에 도착하니 11시 반이 다된시간. 신세질 친구집에 늘 밤늦게 찾아가게 되는 나. 요시코씨 어머님은 1년만에 다시 뵙지만 건강하신 모습이다. 내가 일찍 오길 기다리면서 음식을 준비해 두신 모양이라 더욱 죄송했다. 멧돼지고기 샤브샤브를 준비해 주셔서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소소기와 돼지고기 중간 맛 정도로 맛있는 고기였다. 그리고 요시코씨가 푸딩을 내 놓았는데 내가 푸딩을 좋아하니 일부러 시내까지 사온 모양이다. 그런데 그 푸딩맛이 정말 일품. 오사카의 정말 유명한 치즈케잌 가게가 있는데 그곳의 푸딩이라고 한다. 진하고 부드러운게 혀끝에서 감칠맛이 도는 진짜 푸딩이었다. 감탄을 하며 먹었다. 오랜만의 조우에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결국 요시코씬 아침일찍 출근해야 하고 해서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가운데 있는 것이 푸딩. 진짜로 맛있었음.

교토에서 사간 홍차롤케잌. 일부러 사진찍으라고 꺼내 주셨다.




Lomo LC-A | Fuji Autoauto 200

2007/03/02 17:06 2007/03/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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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eya 
wrote at 2007/03/02 21:30
꼭 돈 벌어서 북카페 하나 내고 말겠습니다ㅠㅠ 분위기 너무 좋네요...ㅠㅠ
wrote at 2007/03/02 22:38
정말정말 부럽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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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찍 잔 탓인지 조금 이른 시각이었지만 개운하게 눈을 떴다. 얼른 창밖을 내다보니 아직은 흐리지만 비는 그친 모양이다. 다행이다. 조금 서둘러 체크아웃을 하고 비와호 경치를 내다볼 수 있는 산장으로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유스호스텔 앞에서 비와호행 버스를 기다렸다. 달리 버스 정류장이라곤 없는데 버스는 서는 모양이다. 비가 개어 낮게 안개가 낀 맞은편 들판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조금 후 버스가 섰다.

아침에 보니 더욱 맘에드는 유스호스텔 건물

평화라고 씌여진 너구리 침 흘리고 있는 듯 보이는 건 기분탓?

산장 옆의 대나무 산책길. 시간이 없어서 그냥 왔지만 가보고 싶은 길이었다.

어제 우리가 내린 버스정류장.

비와호 가는 버스 안




십여분을 달렸을까 비와호가 있는 長命寺 역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호수가 눈앞에 펼쳐지고 비가 개고 구름속으로 해가 언뜻 보이는 풍경이 흡사 외국의 항구 풍경처럼 느껴진다. 통나무 의자 위에 하얀 고양이가 졸린듯 웅크리고 앉아 우리를 반긴다. 비가 그치자 날씨는 완연한 봄날씨다. 패딩 점퍼에 내리쬐는 햇살에 조금은 덥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비가 그친것 만으로도 행복해진 우리는 비와호의 산장까지 30여분 길을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자는데 방해 해서인지 심경이 불편했던 고양이.

정류장에서 비와호 쪽으로 걸어가는 길의 초입.

봄날씨에 철잊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비와호의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기 시작하고...

인적 없는 길에 새소리 만이 들리는 한가로운 산책길.

산장에 도착할 때 쯤엔 완연히 개인 모습.




한참을 걸었을까 드디어 산장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후미에씨가 친구의 소개로 들렀다가 너무 맘에 들어 꼭 같이 가보고 싶었다며 추천했던 곳이었는데 정말 온 것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한참 넋을 잃은 채 멍하니 구경을 하고 있느니 가게 주인인 듯 보이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아저씨가 우리를 반긴다.

드디어 눈앞에 드러난 산장의 모습.




비와호 경치를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 석에 앉았다. 날씨가 봄 날씨 같아서 테라스도 별로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할 겸 따뜻한 샌드위치와 홍차를 시켰다. 아직은 구름이 끼어 있는 곳도 있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곳도 있고 해서 호수의 색이 묘한 느낌을 자아내며 장관을 펼쳐준다. 황홀하게 바라보며 잠시 일기를 정리.



그런데 조금 오래 앉아 있었더니 역시 으슬 으슬 추워진다. 아직은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기에 안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에 앉아 싶어 창가 자리로 옮겨 앉았다.

산장의 내부 모습. 페치카가 있어 따뜻하고 아늑했다.



책꽂이에 오우미하치만에 관련된 책들이 있었는데 그중 윌리엄 베렐 보리스의 전집이 있어 같이 구경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징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밖을 내다보니 근처의 오리에게 밥을 주는 시간인 모양이다. 주인 아저씨가 식사 시간이라며 오리들을 불러 모은다. 그 광경이 어찌나 재밌던지. 먼저 오리들이 모여들어 모이를 먹는데 그 주변을 몇몇 호기심 많은 철새들이 지켜 보며 그 속으로 들어 갈까 말까를 고민하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재밌다. 오리들의 식사들이 끝나면 다른 새들의 차례인데 몇몇 머리 나쁜 오리들이 다 먹고 물가로 돌아가다가 자신이 먹었다는 걸 잊어 버리고 다시 돌아가서 먹고 하는 통에 다른 새들은 순번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만 보고 있어도 왠지 재밌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 오자 손님이 슬 들기 시작한다. 바깥 구경을 하려고 산장을 나섰다.




산장의 간판. 올빼미가 귀엽다.



산장의 바로 건너편엔 작은 신사가 있었는데 연을 맺어 주는 신사라고 해서 5엔을 넣고 인연을 빌어 보았다. 과연 효험이 있을 지.

산장 맞은편 신사로 올라가는 길.

연을 맺어준다는 신사. 처음 방울을 흔들어 봤다.



아쉽지만 비와호를 뒤로 하고 나머지 일정은 교토를 둘러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오우미하치만 역에 도착. 벼르던 텐키치 고로케 본점을 찾아 갔다. 소고기 감자 고로케와 옥수수크림 고로케 그리고 닭고기 튀김을 사서 먹었다. 역시 그때는 배가 고파서였을까 처음 먹었을 때보다는 별로 맛이 없었고 닭고기 튀김은 남기고 말았다. 역시 시장이 반찬이었어. 후미에씨가 역 근처에 있는 타네야에 들러 선물을 사고 우리는 기차에 올라 교토로 향했다.

덴키치 본점에서 산 고로케.



30분정도 걸려 교토역에 도착. 역시 교토는 추웠다. 비가 조금 내릴려고 하는 날씨. 교토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다며 입을 모아 교토의 신 역사를 씹어주었다. 일단 나는 오늘 교토에서 1박을 할 예정이었기에 메모 해 간 Budget Inn 이라는 게스트하우스 위치를 교토역 2층의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물어 봤다. 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가봤더니 그곳은 이미 만실이라 근처의 다른 게스트 하우스인 Tour Club이라는 곳을 소개해준다. 사실 둘 다 체크해 둔 곳이긴 했는데 Budget Inn은 통금시간이 따로 없는데다 시설이 더 나아보여서 그쪽에 묵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다니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Tour Club에는 마지막 침대 1개가 비어 있어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이곳은 통금시간이 11시다. 데스크의 남자는 분명히 일본인인것 같은데 곧 죽어도 영어로 물어보고 영어로 답한다. 뭐 발음은 네이티브 수준이긴 했지만 왠지 일부러 영어를 써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걸린 사람같이도 보인다며 우리끼리 살짝 뒷 담화를 해주었다. 1박에 2565엔 이라는 유스호스텔보다는 싼 요금을 내고 일단 예약을 한 후 오늘 갈 예정인 북카페쪽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북카페 가는 길에 아베노 세이메이 신사가 있어서 잠깐 들렀다. 영화에도 나오고 했다는 모양이다.

교토역의 상징 아톰.

교토타워.

아베노 세이메이신사 입구의 석상.

세이메이의 일대기를 그림으로 그려 붙여 놓았다.

오른쪽 밑에 있는 복숭아를 만지만 액운이 달아난다고 한다.

아무도 안찍더라.

신사 바로 옆에 있는 세이메이 오리지널 상품 판매점.



[펜넨네네무]라고 하는 이 북카페는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주말밖에 열지 않는 곳이라 시간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사실 오늘도 오우미하치만에서 늦게 돌아왔으면 포기 했을 곳이었는데 다들 같이 와주어서 너무 기뻤다. 교토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며 다들 좋아해 주어서 다행이었다. 가정집 처럼 신발을 벗고 들어가 좌식 테이블에 앉아 그림책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카페오레와 이집의 명물이라는 티라미스와 캬라멜케잌 세트를 주문했다. 우리 이외에도 사람들이 있었으나 가게는 아주 조용했다. 꽂혀있는 그림책들을 꺼내 읽으며 오랜만에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다.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가게 들어가는 입구가 멋지다.

선반에는 여러가지 영화 팜플렛을 모아 두었다. 볼만한 영화가 잔뜩.

상당한 양의 그림책 콜렉션.


맘에 드는 책이 많아 이것 저것 메모도 하고 읽기도 하며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이곳에도 식사 메뉴가 있었으나 다른 곳을 좀 더 들리고 싶었기에 다른 북카페쪽으로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고토바노하토]라는 북카페. 이곳 역시 주말밖에 열지 않는 곳인데 두군데 다 들릴 수 있어 행복함이 더할 바 없다. [펜넨네네무]도 그렇지만 이곳 역시 일부러 찾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주택가의 한적한 골목에 있는 곳이다.  비슷한 느낌의 가게지만 [펜넨네네무]쪽이 그림책위주라고 한다면 [고토바노하토]는 만화도 많고 이런 저런 장르의 셀렉트북 위주로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다. [고토바노하토] 쪽이 식사를 본격적으로 취급 하는 곳인 듯해서 여기서 먹기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다 코코넛카레 세트를 주문했다.

식전에 차가 나오는데 뭔가 향이 아주 독특한 차였다. [이리반차]라는 일본에서 자주 마시는 차라고 하는데 보통은 이런 향이 안난다고 하는데 어떻게 우렸는지 매우 궁금해 했다. 서빙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교토의 아주 유명한 찻집에서 찻잎을 사온다고 하는데 나름의 독특한 차 우리는 법이 있는 모양이다. 조명이 좀 더 어두워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게였는데 나무로 된 마루를 지나 화장실로 가는 길이 맘에 들었다.


고토바노하오토 입구

나라 요시토모의 Nobody Knows가 보인다.

이곳에도 맘에 드는 책이 많았음.

담백하고 부드러웠던 코코넛 카레



식사를 끝내고 음료수까지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둘은 오사카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가장 오고 싶던 두군데의 북카페를 하루에 다 돌아 볼 수 있어서 뭔가 쌓여있던 숙제를 해낸 기분이다. 교토역에서 둘을 배웅하고 교토타워 3층의 [후타바서점]에 잠시 들러 폐점시간까지 책을 구경하다가 아까 북카페에서 보고 찍어 뒀던 책 몇 권을 사서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가격에 비해 시설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본식 중정까지 갖춘 작지만 깨끗하고 깔끔한 시설의 게스트 하우스였다. 숙박을 하는 대부분이 서양에서 온 외국인들인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아시아인은 몇명 안되었다. 내가 묵은 방은 1층에 있는 4인의 도미토리로 두명은 대만에서 왔고 나머지 한명은 갑자기 한국어로 인사를 해서 놀래서 봤더니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외국인 여선생이었다. 알고보니 홍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해서 반가워 하며 통성명을 했다. 두 명의 대만인 여성들과도 한국 드라마를 주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그 중 한명이 오늘은 중국 설이라며 설에 먹는 다는 사탕을 하나 준다. 땅콩맛이 나는 게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설날이다.

교토에서 묵는 건 처음이라 묘한 기분이다. 이동 시간이 절약이 되니 내일은 하루 종일 교토를 알차게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로비에서 다른 여행객들이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한참 걸려 오늘 분량의 일기를 끝내고 새벽에야 잠이 들었다.




Lomo LC-A | Fuji AutoAuto 200 / 400
2007/02/28 03:39 2007/02/2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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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양... 
wrote at 2007/02/28 15:15
참.......낯설지만 또 설지만도 안은...그런 묘~~한 느낌이여요...
위에 머리 내놓고 사진들을 왜 안찍는데요 글쎄`~~
나같음 후딱 가서 찍었겄다~!!히힛
박군 
wrote at 2007/02/28 15:31
안그래도 너라면 찍었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음..^^
수정 
wrote at 2007/03/07 12:00
역시!^^
푸른불꽃 
wrote at 2007/07/02 01:00
안녕하세요, 간사이 여행을 준비하며 오우미하치만에 대해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여행정보 원츄!! 하는 한 승냥이입니다^_^;;
이곳의 오우미하치만과 비와코 사진에 반해버려 저도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혹시 유스호스텔이 아니라, 오우미하치만에서 바로 비와코로 가는 버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하여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wrote at 2007/07/03 00:52
이렇게 손님이 링크타고 들러주시기도 하시는군요. 새로운 느낌입니다. 반갑습니다. ^^

비와코로 가는 버스는 오우미하치만 역에서도 출발합니다.거기가 종점입니다.
버스번호는 기억이 안나는데 여튼 오우미하치만역(近江八幡駅)에서 출발하는 버스 중 초메지(長命寺) 행 버스를 타시면 비와코로 갑니다. 시내에서 20분 정도 걸립니다.
버스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長命寺역이 종점입니다.
(오미하치만 역에서 밖으로 나와 왼쪽으로 가시면 인포메이션센터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한국어 팜플렛 달라고 하면 줍니다.)

長命寺 역은 한쪽엔 산이 보이고 한쪽은 비와코가 보이는 넓은 광장같은 곳이니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내려서 비와코를 바라보고 오른쪽 방향으로 걸어서 돌아보시다 보면 제가 들렀던 산장카페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일본어 페이지이긴 하지만 버스 노선표 및 시간표는 이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http://www.ohmitetudo.co.jp/bus/rosen/hachiman/chomeiji1.html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여행 되시길..^^
푸른불꽃 
wrote at 2007/07/04 03:08
감사합니다~~ 시간표가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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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요시코씨랑 후미에씨 세명이서 주말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오사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오우미하치만이라는 곳으로 가기로 했는데 어제 밤까지만 해도 별이 반짝거리던 하늘이 왠지 우중충한 것이 걱정이다. 몇십년 동안 날씨 통계를 내오고 계셔서 일기예보보다 잘 맞는다는 후미에씨 아버님의 날씨 통계에 의하면 비올 확률 70%란다. 맞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만 하늘은 무심하게도 구름이 잔뜩이다. 아침 근무가 있는 요시코씨랑 10시 30분에 오사카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머님이 차려주신 맛있는 아침밥(특히 카레를 넣어 조린 고등어가 너무 맛있었음)을 배불리 먹고 어제 사온 슈크림에 홍차까지 곁들여 여유롭게 먹다가 약속 시간에 조금 늦고 말았다. 그래도 11시 오우미하치만 직행 기차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슈크림속의 슈가 정말 진하고 부드럽게 녹는 맛이었음.



오사카 역에서 한시간 정도 지나니 오우미하치만 역이다. 역 1층에 있는 안내소에서 1000엔짜리 오우미하치만 패스포트를 구입했다. 이것만 있으면 여러가지 관광시설이나 박물관 입장료등이 공짜다. 거기다가 100엔을 더 내면 오우미하치만의 특산품이나 명물 과자등 1200엔 상당의 것을 즐길 수 있는 일명 '걸으며 즐기는 구루메 티켓'을 살 수 있다. 패스포드로 들린 곳 중 세군데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나중에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오우미 하치만 역에서 관광시설이 있는 시내로 가기위해서 우선 버스에 올랐다. 패스포트 안에는 버스 50엔 할인권이 5장이 있어 그중 한장을 쓰면 50엔 할인이었는데 깜빡잊고 그냥 내려버렸다. 바보..



사실 오우미하치만에는 사고로 일찍 유명을 달리한 후미에씨의 친구가 잠들어 있는 묘가 있어서 먼저 그곳을 들리기로 했다. 오우미하치만 시내 한복판에 있는 신사였다. 먼저 꽂혀있던 시든 꽃을 정리하고 새로 사간 꽃을 꽂으며 묘비에 물을 주는 식으로 참배를 했다.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정성스럽게 묘비를 물로 씻으며 편히 잠들길 기원했다.

성묘를 하고 나와서 조금만 걸어 나오니 바로 오우미하치만 시내 중심가였다. 먼저 패스포트로 갈 수 있는 역사민속자료관을 들렀다. 오우미하치만은 상업이 발달한 도시로 옛날 조선통신사가 이 길을 지났다는 것으로도 한국과 인연이 있는 곳이었다. 자료관에는 그 당시 조선통신사가 대접을 받았다는 요리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3차에 걸쳐 나오는 요리의 양과 정성을 봐서라도 얼마나 융숭한 대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옛날 초등학교 건물로 썼던 것을 지금은 자료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다다미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이라 발이 좀 시려웠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았다.


맞은 편은 시립자료관이었는데 옛날 서민들이 쓰던 생활도구등을 전시해 놓은 곳이었다. 손때묻어 반질 거리는 아궁이나 가구등이 우리네와 별 다를 바 없이 소박하게 느껴졌다.

나오면서 스탬프 하나를 꾹 찍어 나왔다. 두개만 더 모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요시코씨가 '구루메 티켓'중 하나였던 고로케를 먹고 싶어 해서 거길 먼저 가보기로 했다. 드디어 비가 부슬 부슬 내리기 시작. 우산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고로케 가게가 지도에 제대로 안나와 있어서 근처를 지나는 경찰관에게 물었더니 잘 모르는 표정이다. 원래 역앞에 본점이 있다고 하는데 우린 이미 버스를 타고 지나온 참이라 결국 그냥 포기하고 다음 코스로 가려는 차에 아까 그 경찰관이 어딘가에서 지도를 가지고 나타났다. 지도에서 가게를 찾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조금 떨어져 있는 고로케 가게를 찾아갔다.


오우미하치만은 옛 건물이 많이 남아있어 분위기가 차분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아직 조금 이른시간이어서인지 비가 와서 인지 거리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아 정말 쥐죽은 듯 고요하게 느껴졌다. 전통식 건물이 많이 남이 있는 것과 동시에 서양식 건물도 꽤 눈에 띄는데 바로 오우미하치만하면 유명한 인물이 윌리엄 메렐 보리스라는 건축가이다. 우리나라에도 일제시대에 건너와 많은 건물을 디자인했는데 이화여자 대학교내의 건물 디자인도 담당 했었다고 한다. 일본전국에 1600채의 건물을 설계한걸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윌리엄 베렐 보리스의 집



그러던 와중 드디어 텐키치 고로케 점을 발견. 구루메 티켓 한장을 내고 갓 튀겨낸 따끈한 고로캐 하나씩을 받아 들었다. 점 내에서는 딱히 먹을 곳이 없어서 가게 밖 문앞 처마 밑에서 우산을 받쳐들고 고로케를 먹었다. 배가 고파서 였을까 여태 먹어본 고로케 중 제일 맛있었다. 셋이서 감탄을 해가며 고로케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아쉬워 하며 돌아갈 때는 역 근처에 있다는 본점에도 꼭 가보자고 다짐하며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돌렸다.

덴키치 소고기감자 고로케

덴키치 고로케 점, 그냥 보통 반찬가게 같은 느낌이었다.


일단 관광이고 뭐고 먹는 게 목적이었던 우리는 5개의 구루메 티켓을 모두 일단 써보자고 하고 다음 코스인 '초지후'를 맛볼 수 있는 가게로 향했다. '초지후'라는 건 일종의 모나카의 과자 부분같은 느낌의 식재료인데 안에 단맛의 된장이나 팥고물을 발라 모나카처럼 먹기도 하고 양념을 해서 반찬으로 먹기도 한다.

사진이 없어 가이드북에서 발췌, 동그라미 친 것이 '초지후'





고로케 가게가 좀 많이 떨어져 있던 곳이라 다시 시내쪽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다시 배가 출출해져서 닭튀김을 사서 먹었다. 갓튀겨 맛있었음.


벽에 달린 시계가 귀여웠던 어느 집 대문.


드디어 큰길로 올라 왔다.



두번째 가게는 생각보다 쉽게 찾았다. '초지후'로 유명한 가게인 모양인데 들어가자 마자 구루메티켓으로 온 손님인걸 한눈에 알아본 것 같이 뭔가 늘 하던 모양처럼 우리를  테이블에 앉힌다. 그리곤 차 한잔과 초지후로 만든 야채를 넣은 무침 같은 걸 종지에 담아 내주고 팥소를 바른 모나카를 한쪽 준다. 우리가 먹는 동안 '초지후'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으며 세트로 살 수 있는 이런 저런 상품을 설명해준다. 뭔가 사지 않으면 안될 분위기를 팍팍 풍기면서 안사면 못나갈 것같은 오라가 뿜어져 나온다. 처음에 하나 살까 하다가 왠지 기분이 나빠져서 안사기로 했는데 후미에씨랑 요시코씨는 결국 하나씩 하고 말았다. 오우미하치만은 성공한 상인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상술이 정말 장난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지후' 가게 앞

구루메 티켓으로 맛볼 수 있는 초지후 세트. 맛은 있었다.


오우미하치만은 옛 모습이 남아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사극의 로케지로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알려진 영화 '오오쿠'도 여기서 찍었다고 한다. 츠마부키 사토시가 나오는 뭔가의 사극도 여기서 찍었다고 하는데 초지후 가게에도 온적이 있다고 한다. 오홍.

가게를 나와 조금 더 걷다보니 수로가 있는 길이 나온다. 오우미하치만 상인들이 물건을 운반하기 쉽게 하기 위해 수로를 내어 근처에 있는 비화호를 통해 물건을 날랐다고 한다. 집들 사이 사이에 흐르고 있는 운하가 베니스를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날씨가 맑았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 비가 와도 아름다운 곳이긴 했지만. 더욱 빗줄기가 강해지고 있었다.



백운관이라고 하는 보리스가 지은 아름다운 건물인데 이전엔 학교로 사용되고 지금은 관광안내소로 이용되고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여기서도 스탬프를 한개 받을 수 있다. 스탬프 3개를 받으면 이곳에서 선물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러고 보니 스탬프가 2개밖에 없었다. 안내소 직원이 '가와라 뮤지엄(기와 뮤지엄)'에 들렀다가 오라고 한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 수로를 따라 조금 걸어 내려가면 아름다운 하얀 건물의 가와라 뮤지엄이 보인다. 이곳은 본 국내에 3곳밖에 없다는 기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전시관이다. 일본의 기와는 물론 세계의 각종 기와를 소개하고 기와로 만든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기와로 만든 핸드폰 줄 같은것도 있을 정도다. 패스포트로 공짜로 입장하고 나머지 한개의 스탬프를 마저 받았다.

좋은 계절엔 이 배를 타고 수로를 돌아볼 수 있다.

수로의 다리는 배로 받혀 놓아서 비가 와도 다리가 물에 잠기는 법이 없다.

다리를 건너면 가와라 뮤지엄

하얀 건물이 아름답다.



가와라 뮤지엄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구루메 티켓중 하나로 공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계속 걸어다녀 피곤한 다리를 잠시 쉴 수 있어 좋았다. 창 밖으로 오우미하치만의 하치만보리 수로가 보인다. 느긋하게 향좋은 커피로 여유를 즐겨 본다.


오우미하치만 스탬프러리


카페를 나와 백운관쪽으로 가다가 구루메티켓의 마지막인 '빨간곤약'을 받을 수 있는 가게로 갔다. 특산품 전문 가게로 의외로 큼지막한 사이즈의 양갱을 주었다. 생긴 것으로 봐선 꼭 소 간처럼 보이는 빨간 곤약은 철분이 들어있어서 붉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여튼 몸에는 좋은 것일 터. 다들 왠지 뿌듯해하며 가게를 나섰다.

오우미하치만 명물 '붉은 곤약'



다시 백운관으로 돌아가 스탬프 3개를 다 받았기 때문에 선물을 받았다. 오우미하치만 엽서 3종세트와 명산품인 '뎃치양갱' 이었다. 생각보다 꽤 알찬 선물이었기에 모두들 흡족해햇다.

3가지 스탬프를 모두 받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선물로 받은 엽서 3종세트.


뎃치양갱. 별로 달지 않고 부드러운 양갱.




백운관 2층에선 뭔가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가보니 근처의 조선학교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연한 조소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조선인학교가 있었는데 그 중 한곳인 모양이었다. 왠지 의미가 새롭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답다는 수로 변 모습.



선물도 받았겠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로프웨이를 타러 가는 것만 남았다. 비가 와서 뭐가 보일까 했지만 그래도 패스포트 중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로프웨이 였기에 공짜니까 일단 가보자 심정으로 올라갔다. 로프웨이 입구에서 명물이라는 '오네가이경단'을 100엔에 팔고 있었다. 그런데 로프웨이 출발시간이 거의 다되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그냥 가려고 했더니 경단을 파는 아저씨가 로프웨이 케이블카 운전사였다. 내가 없으면 로프웨이도 못 움직이니 상관없다며 걱정말고 경단을 사라고 부추긴다. 이름도 왠지 무시 못할 이름이기도 하고 가격도 싸니까 사서 먹었다.





5분도 안걸려서 올라간 정상에는 신사가 있었고 선물 가게도 하나 있었다. 정상에 올라가보니 비와호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있었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 멋진 풍경이 펼쳐졌을 그런 곳이었다. 또한번 아쉽다.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근처에 '타네야'라고 하는 유명한 화과자점이 있다. 그 바로 맞은편에는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도 있는데 한 회사에서 화과자와 양과자 둘 다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양과자 쪽도 유명했는데 오늘은 화과자 전문점인 타네야 쪽으로 가기로 했다.

가게 중앙에는 큰 화로가 있고 따뜻하게 숯불이 데워지고 있었다. 조명이 어두운 대신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라 조곤 조곤 이야기 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화롯가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메밀차와 함께 메밀로 만들었다는 경단이 나온다.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서 살짝 녹아버릴 정도였다. 후미에씨는 메밀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다른 차를 부탁해 마셨다. 일본에는 메밀 알러지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팔죽을 주문했는데 조금 달았다. 말차세트를 시킬걸 하며 셋다 후회했다. 역시 단 것에는 쓴 것을 같이 먹어줘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가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계속 머물러 있고 싶었지만 예약해 놓은 유스호스텔의 저녁 식사 시간이 다되어서 그만 가봐야 했다.



오우미하치만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유스호스텔은 지은지 100년이나 되는 오래된 건물로 이전엔 절이었다고 한다. 중요 유형문화제로 지정되어있을 정도로 오래된 건물을 유스호스텔로 쓰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묵어 보고 싶은 곳이었다. 처음 건물 외관을 보고는 아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위에 다른 아무것도 없는 시골의 한적한 구석에 자리 잡은 유스호스텔은 마침 우리가 묵는 주말에 브라스밴드의 합숙이 있었다.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자 마자 강당처럼 보이는 곳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삐걱 거리는 나무 바닥과 이런 저런 장식물들이 전시된 묘한 분위기의 접수대가 있었다. 한참을 걸려서 접수를 끝내고 시트를 받아 2층의 '스키' 라는 이름이 붙은 방으로 갔다.

이걸 누가 유스호스텔이라고 믿겠는가?

로비

2층의 방 입구


천장이 높은 다다미 방. 원래는 여럿이 묵는 방인데 오늘은 단체손님이 다른 방을 다 차지 하는 바람에 남는 방인 이곳을 우리 셋이서 그냥 쓰게 된 것이다. 방 한구석에 전기 장판이 깔려있고 그 위에 고다츠가 놓여있는 정겨운 방이다. 셋이서만 쓰게 된 것에 기뻐하며 조금은 추운 방을 데우기 위해 전기장판과 난로를 켜고 식사 시간까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6시가 되어 저녁을 먹으러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다른 팀은 돈까스 정식인 듯하다. 우리는 일본식 소고기 스테이크 세트를 주문해 놓은 상태. 먹음직스럽게 기름이 흐르는 소고기스테이크가 나왔다. 오우미하치만은 일본의 3대 유명한 소고기 산지중 하나로 원래 메뉴에도 오우미하치만 소고기 스테이크 세트도 있었으나 너무 비싸서 그냥 보통 소고기 스테이크로 시켰었다. 기름이 좀 많긴 했지만 그래도 아주 연하고 맛있었다. 같이 나온 명물 빨간 곤약도 맛보았다. 쫄깃 한 맛이나 식감이 정말 소간과 비슷하다.



식후에 1층 로비를 구경했다. 한쪽 구석에는 이런 저런 장난감이 즐비하게 전시된 코너가 있었다. 별의 별 희안하고 특이한 장난감이 선반 가득히 장식되어 있는게 특이했다. 식당엔 만화도 꽤 많이 꽂혀있었다. 뭔가 재밌는 유스호스텔이다. 7시부터 9시까지 여자들이 목욕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 탕으로 향했다.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니 천국이 따로 없다. 일본은 온돌 같은 게 따로 없기에 우선 자기 전에 목욕을 해서 몸을 데워야 춥지 않게 잘 수 있다. 머리를 잘 말린 후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피곤해서 일기도 제대로 못쓰고 잠에 빠졌다 하지만 행복한 하루.







2007/02/27 03:34 2007/02/27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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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양... 
wrote at 2007/02/27 09:35
아나~~이거참..느무 멋진거 아녀요~!!!!ㅠㅠㅠㅠㅠㅠ흑흑 여행의 혼을 불끈 불끈 거리게 만드는군요 ㅠㅠ(요즘 그렇지 안아도 꽃이 필려고 하니까 몸이 근질거려 죽겠구만 ㅠㅠ)
jay 
wrote at 2007/02/27 10:36
미칠것같아요 아악
EST 
wrote at 2007/02/27 12:59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뽐뿌는 아주 쿵쾅쿵쾅 몰려오는 굉장한 여행깁니다 아흐.
threeya 
wrote at 2007/02/27 22:44
아우아웅~~~~~~~~~~~~~ㅜㅜ
[일단 관광이고 뭐고 먹는 게 목적이었던]
이 부분에서 제대로 심금을 울려주시고....

추적추적하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사진들이
정말 근사하네요~!!!

그런데 수로를 찍은 사진중에,
꿈에서 본 듯한 풍경이 몇 장면 있어서 철렁했습니다.
으아...저길 꼭 가봐야할까요?
(그대, 언제 시간되면 저랑도 한번 갑시다~>.<)
수정 
wrote at 2007/03/07 11:53
와! 진짜 재미있는 여행기였어요. 사진도 재미있고, 코스코스 따라가며 정말 재미있는.. 호호. 부럽당..
ㅎㅎ 
wrote at 2007/09/26 12:26
사진 잘보고 가요 몇개 담아갈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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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씨가 맑다. 봄날씨라고 해도 좋을 만한 포근한 날씨. 한국에서 입고온 패딩 점퍼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따뜻하다. 오늘은 후미에씨의 집이 있는 야오시 (오사카 남동쪽에 있는 위성도시) 를 자전거로 돌아보기로 한 날이다. 오후엔 이번 여행의 테마인 오사카 시내 북카페 유람을 한 다음 시내에서 애니메이션 상영회를 보러 가기로 했다. 어머님이 차려주신 소박하지만 맛갈스런 아침상엔 연어구이와 뱅어무침 그리고 야채조림과낫토, 그리고 된장국. 어느 하나 내 입맛에 잘 맞는다.




식후에는 향기가 좋은 커피를 내려 입가심을 한다. 어제 다 못쓴 일기를 정리했다. 봄날씨 같다고는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라 고타츠 속에 들어간 몸을 빼기가 싫어진다.





집에 후미에씨랑 어머님 용 자전거가 두대가 있기에 후미에씨랑 나눠 타고 시내 구경을 떠났다. 일본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처음이었기에 꽤나 신선한 느낌. 골목을 돌아 동내 구경을 하며 얼굴에 부딛히는 바람의 느낌을 만끽했다.




후미에씨가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한 가게를 들렀다. 작은 소품가게 겸 카페인데 정말 볼거리가 많고 좋아하는 가게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가게 오픈 시간이 아니라 아쉽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근처 다른 곳을 먼저보고 들리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없어서 그만 보지 못하고 말았다)



다음에 들린 곳은 후미에씨가 추천한 화과자 점. 야오시에서는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마당이 아주 넓었는데 그곳엔 봄 여름이면 온갖 꽃이 피는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겨울이라 가지가 앙상한 나무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겨울 온난화에 때이른 꽃들이 곳곳에 피어 있어서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차를 한잔 하고 가기로 했다. 나는 쿠사당고 (쑥으로 만든 경단) 말차 세트를 주문했다. 부드럽게 거품이 난 말차와 함께 달짝지근한 쿠사당고의 맛이 너무 잘 어울린다.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아무도 없어 한가롭게 차를 음미할 수 있었다.




다시 자전 거를 타고 이번엔 후미에씨가 분위기 있는 카레점이라고 소개한 한 가게로 갔다. 나가야(長屋) 라고 하는 오래된 일본 전통의 집합주택 같은 느낌의 건물에 위치한 가게인데 천장이 높고 분위기 있는 가게였다. 화과자점에서 이미 뭔가를 먹고 왔기에 그리 배가 고프지 않은 우리는 야채카레 단품으로 주문을 했다. (580엔) 요리대 근처의 바에 주로 사람들이 앉고 작지만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자리도 있다. 우리는 1층 구석자리를 잡고 앉았다. 옛날 건물이 주는 따뜻한 느낌과 부부가 운영하는 소담스런 분위기가 가게를 한층 정겹게 하고 있었다. 구운 단호박등이 들어 있는 야채카레의 맛도 훌륭했다. 배가 덜 고팠던 우리에겐 조금 적은 듯 한 단품 카레의 양이 딱 맞았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슬 오사카 시내로 나가볼 시간이 되어 가게를 나섰다.





돌아가는 길에 후미에씨가 또 하나 추천한다는 맛있는 슈크림을 파는 가게를 들렀다. 한개 105엔짜리 슈크림인데 크기도 크기려니와 안에 들어 있는 크림의 맛이 정말 진하고 고소했다. 워낙 인기가 있는 곳이라 늦게 가면 슈크림을 사지 못할때도 많다고 한다. 다행히 아직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슈크림을 사올 수 있었다. 자전거를 집에다 가져다두고 지하철을 타고 JR 텐노지 역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후미에씨의 또 다른 친구인 나카무라씨와 처음 만나는 날이다. 만화와 영화를 좋아해서 나랑 이야기가 잘 맞을 거라며 전부터 소개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600엔짜리 지하철 패스로 같은 구간내의 어느 지하철이나 마음껏 탈 수 있는 날이었다. 나카무라씨가 알려준 덕에 패스를 사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오늘은 나카자키쵸라고 하는 옛 건물이 많은 분위기 있는 동네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내가 꼭 가보고 싶던 [우테나카페]라는 분위기 있는 북카페가 있는 곳이다. 텐노지역에서 나카자키쵸역으로 갈아타는 역에서 나카무라씨를 만났다. 명랑하고 활달한 느낌의 여성인데 호탕한 성격에 뭔가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나카자키쵸역에 내려 잠시 방향을 착각해서 조금 돌다가 길을 물어가며 카페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옛날 건물들을 그대로 이용한 잡화점이나 카페들이 늘어서 있는 분위기 있는 거리였다. 몇군데 미리 알아본 가게들이 있었지만 그냥 거리를 걸으며 느낌 좋은 가게다 싶어 들어가 보면 그 가게들이 이미 찾아봤던 그 가게들이었다.



우선 눈에띈 스바코하이츠(?) 라는 건물로 들어가봤다. 1층 부터 2층까지 아기자기한 잡화숍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었다.

잡화점 [히요리] 개구리관련 상품이인상적



입구에서 꼬마 유령이 빼꼼 쳐다본다




옛날 물건등을 파는 가게 재밌는게 듬뿍






Nino라는 동유럽소품가게. 예쁜 단추등을 판다



개성있는 도자기 소품을 파는 가게






동네 산책을 마치고 피곤한 다리를 쉴겸 들린 곳이 오늘의 목표였던 [우테나카페ウテナカフェ] 그냥 언뜻 봐선 그냥 보통의 집이라고 느낄 정도로 평범한 대문에 작은 간판 밖에 없는 가게. 문을 열고 들어 서면 별세계가 펼쳐진다.

입구의 책꽂이 코너가 가장 맘에



소품 하나 하나도 멋진가게





밀크커피랑 중국식 우유두부를 시켰다.



나카무라씨는 70~80년대 순정만화를 아주 좋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많았지만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이케다료코나 [달의 아이] 작가 시미즈레이코,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의 하기오 모토, [스완]의 작가 아리요시교코등 서로가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 이야기가 나오면 흥분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 중에선 [달의 아이] 보다는 [용이 잠드는 별]을 더 좋아한다고 해서 둘 다 그런 점이 너무나 닮아 있다며 좋아하기도 했다. 처음 소개받아 만난 사람들 같지 않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만화 이야기와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애니메이션 상영회 시간이 다 되었다. [챠르카]라고 하는 동유럽관련 잡화와 그림책 관련 상품을 파는 가게에서 매주 금요일 마다 여는 애니메이션 상영회인데 지난번 오사카 여행때는 날짜가 맞지 않아서 아쉽게 놓쳤던 상영회였다. 오늘 상영할 애니메이션은 예전 헝가리에서 가족들이 밤에 모여 슬라이드를 돌려가며 봤다는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 보다는 한장 한장 그림을 슬라이드로 돌려가며 보는 것인데 일본쪽에서 나레이션과 함께 음악까지 넣어서 제대로 된 상영 형식을 갖추고 하는 상영회였다. 후미에씨가 미리 예약을 해줘서 예약자 마감이 되기 전에 표를 구할 수 있었다. 상영은 7시 30분이라 조금 시간이 있어 근처 숍들을 구경했다.

[챠르카]가 있는 요츠바시 역 근처에는 건물 전층을 조그만 샵이나 아트리에로 쓰는 곳이 많은데 그중 한 군데를 후미에씨가 소개해 줘서 들렀다. 외국수입 서적이랑 그림책관련 잡화등을 파는 [오소블랑코オソブランコ]라는 잡화점. 작은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대강 둘러보고 나왔지만 눈에 띄는 괜찮은 책이나 소품들로 가득한 볼거리 많은 가게.



7시 30분이 되자 다들 입장을 한다. 티켓 확인을 하고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니 조그만 종이 박스를 하나씩 나눠준다. 그안엔 밀크티 한잔과 소라고동 같이 생긴 과자가 두개 들어 있다. 헝가리 전통 과자라고 한다. 오늘 상영할 헝가리 애니메이션은 Diafilm 이라고 하는데 그림과 글을 넣은 그림책 한 페이지를 35미리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은 것을 가정용 영사기로 돌리는 형식으로 상영하는 것이다. 예전의 헝가리에선 국영방송이 없었던 일요일 밤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이 필름을 한장 한장 돌려가며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추억처럼 남아있다고 한다. 일본판에선 성우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배경음악까지 깔려서 제대로 된 형식으로 상영되었다. 이날 상영된 작품은 [볼리본]이라고 하는 작품. 늘 인형을 못쓰게 하거나 장난감을 부수는 장난꾸러기 두명의 친구가 볼리본이라는 인형을 선물 받는데 이 인형역시 둘이서 수술을 한다며 배를 갈라 놓는다 그러자 어느날 이 볼리본이 사라져 버린 것 그걸 찾기 위해 이곳 저곳 수소문 해보지만 결국 볼리본은 나나타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들이 그런 짓을 하니 볼리본이 도망가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실망한 둘은 집으로 돌아왔는데 알고보니 볼리본은 엄마가 다시 꼬메기 위해서 갖고 있었던 것. 단순한 동유럽 스타일의 컬러가 화려한 그림이었는데 한장 한장 화려한 색채와 함께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그림이 옛날 그림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입을 헤 벌려 가며 감탄하며 봤는데 두번째 작품은 더 엄청났다.

[바람의 공주님]이라는 작품은 그림이 너무 멋져서 한장 한장 눈을 떼지못하고 본 작품이다. 개성넘치는 그림체에 베르딕 엘렉이라는 유명한 동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내용이 좀 길어서 설명은 생략하지만 정말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본 작품. 나레이션을 담당한 사람의 목소리도 장면 장면에 따라 변해가는 감정의 폭이 느껴져 재미를 더했다. 정말 보길 잘했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




영화가 상영회가 끝나고 바로 근처에 있는 [쵸쵸보코]로 갔다. 2005년에 들렀던 헌책방 겸 북카페인데 9시에 문을 닫는 터라 10여분 밖에 시간이 없었다. 애니메이션 [철근콘크리트]에 대한 소책자가 있어서 200엔에 구입. 하기오모토의 단편집도 100엔에 구입했다. 시간이 있었으면 차나 한잔 하면서 책을 읽고 싶었으나 아쉽게 포기하고 나왔다.

챠르카 근처의 가게에 히나인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초쵸보코가 있는 건물 간판




집으로 바로 돌아가기엔 조금은 이른 시각이라 텐노지역의 BookOFF에 들렀다. 나카무라씨도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같이 따라와 주었다. 만화 코너에서 아까 우테나카페에서 이야기 했던 그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 하나 보여주며 만화를 추천해주었다. 아리요시 교코의 [니진스키]를 추천해주어 너무 사고 싶었으나 완결까지 책이 다 있는게 아니라 아쉽게 포기. 이외에 나카무라씨가 골라준 책들이 다들 명작이라 너무 사고 싶었지만 계획한 책들이 너무 많아 디것 저것 다 사면 짐이 너무 많아질것 같아서 아쉽게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하지만 전부터 사고싶었던 하기오 모토의 [매슈] 시리즈를 드디어 전질 발견한 것이 가장 뿌듯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나카무라 씨와 작별을 하고 돌아가는 마지막 날 다시 한번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후미에씨 집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전에 메일로 [돈지루豚汁]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어머님이 일부러 돈지루를 끓여 주신 것이었다. 의외로 내가 만든 맛이랑 비슷해서 놀랬다. 알고보니 어머님이 쓰신 미소된장이 한국 된장 맛과 거의 비슷했다. 단맛보다 짠맛이 강하고 콩이 살아 있는 그런 미소된장 이었다. 하지만 역시 본토의 맛을 당할 수는 없는 것 여러가지 야채가 듬뿍 들어 진한 돈지루의 맛을 듬뿍 느껴가며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다. 내일은 [오우미하치만近江八幡]이라는 오사카 근교의 멋진 곳으로 요시코씨랑 세명이서 주말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 내일 일정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너무 졸려 일기도 채 못쓰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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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 
wrote at 2007/02/25 08:16
호젓하니 잔잔하면서도 밀도있는 여행기, 즐겁게 보고 있어요^^
(와아 돈지루~)
쭈니군 
wrote at 2007/02/25 15:16
와. 정말 '생활일본여행'을 하고 오셨군요~ 일단 알려진 곳을 먼저 섭렵중인 저로써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나도 일본친구 사귀고 싶네요.^^......

저도 자전거 (미쳐서) 사지르고나서, 일부러 숙소 한두정거장 앞에 내린 후 무작정 달려봤는데, 정말 느낌 묘하더라구요.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하고, 달리면서 보이는 풍경의 느낌이 그렇게 다를 줄이야.. ^^

저 고릴라는 참 여러군데 서식하는군요. ^^

몇군데 눈에 확 들어오는 가게들. 나중에 정보 좀 주세요.

중국두부 맛은 어땠어요?
엠양... 
wrote at 2007/02/26 14:00
흑흑흑 부러울 따름입니다.ㅠㅠㅠ느무느무 멋지다`!!!!저런 생활감있는 여행너무 좋아요 ㅠㅠ
수정 
wrote at 2007/03/07 11:45
재미있었겠당. 역시 친구가 있어야 한다니까요~
인트로 
wrote at 2011/10/23 01:37
나카자키쵸 사진 몇 장 얻어갑니다. 혹시 안된다고 하시면 메일 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comixer 
wrote at 2011/10/23 20:58
따로 메일을 알려 주시지는 않으셨네요. 출처만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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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를 끼고 이리 저리 날짜를 맞춰 어찌 어찌 가게 된 오사카 여행.
일도 채 마무리 못하고 도중에 가게 된 것이라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런 걱정 따위는 공항에 들어서자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없었다. 여튼 여행은 즐거운 것.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조금 쌀쌀해 지기 시작한 날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오사카의 일본인 친구집에 묵게 되어 정말 아무것도 준비 하지 않고 빈손으로 가는 여행이라 가방만은 어느 때 보다 가볍다.

인천공항 / 버거킹



바람이 거세서 뉴스엔 일본쪽 바다에서 배가 좌초되기도 했다는 소식이 들렸기에 좀 걱정을 했는데  나고야 행 비행기는 결항이라고 전광판에 뜨고 있다. 다행히 오사카쪽 항공편은 모두 정상 운행되고 있었다.



2005년 오사카 여행때는 날씨가 엄청나게 추워진대다 눈까지 내려 고생이 많았는데 여튼 다행. 로비에서 일기를 쓰며 출발을 기다린다.


날씨가 맑아서 강원도 쪽을 지날때는 산에 쌓인 눈까지 깨끗하게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기내식을 기대했는데 스낵이랑 음료수 하나 딸랑 나오고 만다. 전에 아시아나 탔을땐 나왔던 것 같은데 ANA라서 그런제 아까 햄버거 먹어두지 않았으면 배고플 뻔 했다. 싼 비행기의 추억.

오사카에 도착.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텐노지 역으로 갔다. JR 텐노지역 근처에는 텐노지 미오 라고 하는 쇼핑몰이 있는데 그 곳의 9층에 있는 旭屋書店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1층 역 구내에 있는 100엔 로커에 짐을 넣고 서점으로 올라갔다. 아트북 코너가 따로 있어 앉아서 책을 볼 수 도 있는 느낌 좋은 서점이었다. 약속시간 보다 30분정도 일찍 도착했기에 서점 안을 돌며 이런 저런 책을 골랐다. 시간 날때 보이는 책은 얼른 사둬야 할 것 같아서 이것 저것 줏어 들었더니 10권정도나 되어 있었다. 첫날 부터 짐이 묵직하다. 책을 계산하고 돌아서는데 친구인 후미에씨가 반가운 얼굴로 나타났다. 나머지 한 명인 요시코씨는 학교 일 때문에 이쪽으로 오지 못하고 난바쪽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짐을 챙겨 난바역으로 출발.



난바역 기노쿠니야에서 요시코씨와 조우. 세명이서 식사를 할만 한 곳을 고르고 고르다. 난바 파크7층에 있는 도리노마이 酉の舞 라고 하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이라기 보다 이자카야 같은 곳인데 세련된 분위기에 인테리어가 차분하고 어른 스런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테이블 석에 앉았다.

오사카 / 난바파크 / Tori no mai





전채요리 같이 나오는 조그만 접시에 담긴 음식들이 담긴 상자같은 걸 내밀며 고르라고 해서 한 두어개씩 골랐다. 공짜로 주는 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영수증으로 보니 이게 제일 비쌌다. 달달한 콩 절임이랑 야채 무침 같은 걸 먹었는데 맛있었다. 그리고 나온 야채 샐러드. 우리나라 상추 비슷한 야채에 단무지를 가늘게 썰어 얹어 그 위에 참기름 소스를 얹어 나오는 일식풍 샐러드였는데 산뜻하고 깔끔한 맛이 좋았다.




그리고 나서 먹은 것들은 아래 사진 왼쪽 위에서 부터 시계방향으로 은어 튀김, 두부야채튀김에 간장 소스 얹은 것, 달걀덮밥, 닭고기 덮밥 세트, 그리고 이집의 명물인 닭날개 튀김 약간 매운맛, 달걀말이, 망고, 아세로라, 그레이프푸르츠쥬스랑 식후 디저트로 요구르트 파르페랑 말차푸딩을 먹었는데 푸딩이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 다들 배가 고팠기에 이것 저것 시켜 먹었는데 시킨 것 모두가 다 맛있었고 약간 어두운 조명에 차분한 분위기라 술집같은 느낌도 안들고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었다. 세명이서 일인당 2500엔씩 정도 냈으니 그리 비싼 편도 아닌 것 같다.



배불리 먹고 요시코씨랑은 헤어지고 오늘 밤은 후미에씨네 집에서 묵기로 했다. 2005년에도 신세를 졌는데 이번에도 반갑게 맞아 주셨다. 후미에씨가 직접 만든 수제 푸딩을 맛보여 줬는데 그냥 냄비에 찐 푸딩이라는데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다. 직접만든 캬라멜 소스도 일품. 푸딩컵에 캬라멜 소스를 붓고 섞어가며 먹는데 직접만든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맛이 났다.


손님 방으로 내주신 방에서 고타츠에 발을 넣고 일기를 썼다. 하루가 훌쩍 지나간 느낌.
내일은 오사카 시내 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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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3 13:28 2007/02/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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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07/02/23 17:27
왕~ 오사카 댕겨오셨군여.
밤마다 여행 사이트 뒤적이고 있는 저에겐 잔인한 사진임니당.. ㅡ.ㅡ
계속 올려주소서~~
수정 
wrote at 2007/03/07 11:34
우헤헤. 후미에 씨는 정말 여성스러워요. 푸딩이 남다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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