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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3~1114

내장산 단풍이 절정이란다. 초겨울 바람에 마음이 살랑 살랑, 정읍사는 친구에게 눈짓을 보냈더니 언제든 OK. 주말에 시간 되는 서울 사는 친구와 몇 번의 문자질 끝에 급기야 마우스는 코레일 홈페이지 정읍행 기차를 예약하고 있었다. 지난 연말 여행때 구워 갔던 브라우니가 그립다며 꼭 구워 와 달라던 정읍 친구 부탁에 베이킹 신의 은총이 내리는 새벽에 시작한 브라우니 굽기에 날이 꼬박 새버렸다. 늘 여행 전날은 이렇게 날 밤새는 버릇을 어떻하면 좋단 말인가.

아침에 겨우 잠자리에 들어 자는 둥 마는 둥  하다 허둥지둥 용산역으로 향했다. 토요일 근무인 친구의 퇴근 시간에 맞춰 1시 20분 정읍행 KTX에 몸을 실었다. 원래 다른 약속땜에 못 온다는 다른 친구가 우리 바로 뒷 기차로 내려오기로 했다는 소식. 꼬마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용산 던킨에서 사온 커피와 어젯밤에 구워온 브라우니로 입가심을 하며 두런 두런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듯 기차는 3시 넘어 정읍 도착. 우리를 맞느라 미용실 행차까지 하시고 멋진 헤어스타일(라지만 간난이 스타일? ㅋㅋ)로 우릴 맞는 정읍양.

정읍역에 내리자 마자 정읍양이 나를 끌고 간 곳은 정읍 둥근마 시식코너. 정읍역앞 광장에서 정읍마를 갈아서 우유를 탄 음료 시음회를 하고 있었다. 기존의 고구마 같이 길쭉한 마가 아니라 감자같이 둥글 둥글하다. 미끄덩 주루룩 흘러 내리는 간 마에 우유를 타서 꿀을 넣어 마시는 것인데 마를 좋아하는 내 취향일거라며 마셔보라고 난리다. 전에 인스턴트 마가루를 한 번 샀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어서 이것도 혹시 그런 맛 아닌가 하고 반신 반의 하며 마셔봤더니 상당히 맛있다. 담백하고 진한 맛에 미끄덩 혀 끝에 감기는 마의 진이 딱 내 취향이다. 내일 올라갈때 한 상자 살까 보다 했더니 안타깝게도 올라 오는 날은 없었다.

뒤따라 올 나머지 한 명을 기다리기 위해 간단히 뭘 먹기로 하고 정읍 올 때 마다 가는 맛있는 만두집으로 갔다. 정읍양의 단골집으로 얇고 긴 막대 모양의 만두와 튀긴만두로 유명한집이다. 찐만두 군만두 그리고 만두국을 시켰다. 얇고 부드러운 피의 물만두와 그 만두를 튀겨 살짝 기포까지 보이는 바삭 거리는 군만두, 분명히 만두국을 시켰는데 수제비 반 만두반의 만두국. 수제비는 서비스란다. 시원한 국물에 깔금한 만두의 조화.오랜만에 먹어도 역시 최고다. 1차로 음식을 해치울 즈음 다른 한 명의 친구가 도착했다. 만두국과 군만두를 하나 씩 더 시켰다. 원래 군만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집 군만두라면 언제까지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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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슬 서쪽산 너머로 저물어 가려해서 해떨어지기 전에 잠깐 단풍을 보러 내장산쪽으로 향했다. 지금 한창 피크여서 국립공원 안쪽은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근처 공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정읍양 말로는 선볼 때 파트너와 산책하는 코스로 자주 이용 된다고 한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화려한 단풍의 모습이 절경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폐에 시원한 바람 좀 불어 넣어 주고는 바로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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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는 정읍단풍미인한우. 그것도 정읍한우를 정식으로 홍보하는 홍보관 같은 곳에서 600g에 6만원짜리 고급 한우를 먹기로 했다. 먹는 것에만은 돈을 아끼지 않은 우리들. 차에서 내리자 커다란 건물에 엄청난 크기의 소머리 조형물이 떡하고 박혀있다. 밤에 보기엔 그로테스크하기 그지없다.

용산호라는 호수 옆에 건물 1층엔 단풍미인 한우 홍보관이 있고 2층은 한우식당 4층은 회전식 레스토랑 이란다. 우린 2층 한우식당으로 올라갔다. 룸으로 안내받아 자리에 앉으니 낮에는 호수가 보인다는 전망 좋은 자리였다. 600g짜리 웰빙한우 세트를 시켰다. 두툼한 고깃살이 한접시에 가득 담아져 나온다. 무슨 무슨 살이 있는건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가장 알아보기 쉬운 차돌박이를 구웠다. 차돌박이 스럽지 않은 두툼한 살에 살짝 베어물자 한 입 가득 퍼지는 육즙. 너무 구우면 질겨지기 때문에 불에 올려 겉이 익자 마자 바로 입으로 가져가는 탓에 600g 없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등심 1인분을 추가 주문해서 먹었다. 역시 고기의 기본. 풍부한 고기향과 씹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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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선 고기도 판다



온몸에 고기향을 가득 묻히고 만족스럽게 식당을 내려와 1층 단풍미인한우 홍보관 구경을 하고 배에 고기도 넣었겠다. 든든해진 몸을 끌고 숙소로 가기 전에 목욕을 하러 가기로 했다. 두 친구는 별로 씻고싶지 않대서 나머지 둘만 목욕을 했다. 뜨거운물에 몸을 담그고 서로 등을 밀어주는 훈훈한 시간을 가진 후 상쾌한 기분으로 숙소로 향했다.

숙소인 [송참봉마을] 로 향했다. 원래 이름은 [송참봉조선동네] 라는 곳으로 옛날 조선시대 마을을 재구성해서 만든 숙박시설이다. 지난 여름에도 묵은 적이 있는데 여름에도 시원하고 좋았지만 역시 군불을 때서 난방을 하는 겨울이 제격일 것이다. 노란 전등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마을 앞마당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가득이다. 단풍철이라 사람들이 많이 온 모양이다.  송참봉어른 (주인 ^^) 에게 인사를 드리니 방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오늘 우리가 묵을 곳은 '쌍금이네' 넓은 터에 여러채의 초가집이 있는데 집집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방3개짜리 한채 중 오른쪽 끝방을 배정받았다. 이미 아궁이에 군불을 때고 있어 방이 뜨끈 뜨근. 아랫목은 절절 끓어서 계란후라이라도 거뜬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웠다. 다들 너무 좋아하며 방바닥에 누워 몸을 지졌다. 송참봉마을 에서 파는 더덕주가 목적인 여인네 두 명은 주인집이 문을 닫기 전에 얼른 가서 막거리 세트 (막걸리 한 주전자와 두부김치)를 사왔다. 양은 쟁반에 한 가득 담겨 오는 술상. '이게 10000원 이래~~' 하며 아름다운 가격대 성능비에 감격스러워 하는 친구들. 방금 먹은 소고기 기름이 채 닦이지도 않은 입에다 다시 더덕주와 송참봉마을에서 매일마다 손수만드는 수제 두부를 김치에 척척 걸쳐 먹었다. 볼륨이 가득 느껴지는 고소한 두부맛. 음이온이 가득 퍼져 나오는 황토방의 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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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먹기 위해 방에서 나와 밖으로 나갔다. 송참봉마을 앞마당 한켠의 커피코너로 가서 가져온 원두 커피 티백을 내려 마시며 진한 브라우니를 나눠 먹었다. 더덕주가 부족했던 친구는 맥주를 사서 마시며 브라우니를 안주로 먹었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시간이 빨리도 간다. 맥주가 부족했던 친구가 다들 주무시는 줄 알고 셀프로 맥주를 꺼내 내일 이야기하고 돈 내야지 하다가 아직 안주무셨던 참봉어른에게 들켰다. ㅋㅋ 결백을 주장하지 그냥 빙그레 웃으시는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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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의 송참봉마을 브라우니와 커피 한 잔.



다들 날씨가 추워서인지 밖에 나와 있는 사람이 없다. 여름에는 모정에 모여 윳놀이를 하거나 수박을 먹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 말고는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꽤 늦게까지 떠들다가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잘 준비를 한다. 씼고 자려는데 늦게 도착한 탓인지 뜨거운물이 안나온단다. 목욕 못한 둘은 툴툴 거리며 대강 세수만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어제 잠을 설친 나는 피곤이 몰려와 먼저 잤다. 친구들은 새벽녘까지 성스와 동방신기를 주제로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단다.

아침에 겨우 눈을 떴다. 어제 절절 끓던 온돌은 이미 식어 아침이 춥다. 구름이 잔뜩 껴서 흐리긴 하지만 괜찮아 보인다. 앞마당으로 나가서 아침을 먹었다. 여름에 먹어본 송참봉마을 아침 식사는 정갈하고 맛있었다. 양푼에 담겨 나오는 뜨거운 보리차를 표주박으로 떠서 컵에 부어 마셨다. 아침에 마시는 뜨거운 보리차 너무 좋다. 속풀이 콩나물국에 여러가지 나물 반찬 그리고 늙은 호박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된장국이 맛있다. 아침은 역시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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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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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용 장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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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시간이 되면 징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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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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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모정에서 모기에 뜯겨가며 놀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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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하는 곳. 물론 신식 샤워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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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황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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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엔 고구마가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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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눴던 셀프 커피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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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참봉마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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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송참봉마을~~




앞마당 커피 코너에서 셀프 모닝커피를 한 잔씩 하고 사진찍고 좀 놀다가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인 관광을 하러 출발했다. 부안에 있는 프라하의 연인 촬영장이 있는 곳에 억세밭을 보러갔다. 사람 키를 넘는 억새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었다.  산책길 곳곳에 뭔가 표지판 같은게 서 있는데 뭔가 하고 보니 썰렁한 개그를 써 놨더라. 누구 발상인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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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연인을 본 적이 없어서 전혀 감흥이 오지 않는 언덕위의 하얀집 구경을 하고 내려와서 근처 공원 매점에서 주인 아줌마가 타주는 3:2:2 (커피:프림:설탕) 커피 한잔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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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은 다른 거 다 놔두고 쌀이 맛있기 때문에 백반이 맛있다며 늘 강조를 하는 정읍양. 하지만 이런데까지 와서 그냥 밥을 먹을 순 없다며 늘 다른 걸 찾는 우리에게 오늘은 꼭 백반을 먹어 보란다. 그래서 고르고 골라 생태탕을 고르자 우릴 쌩하니 끌고 간곳은 정읍에서 꽤 유명하다는 진고개식당. 정읍양이 추천하는 생태탕을 지리로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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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탕 4인분을 시켰더니 무슨 솥단지 같은 크기의 엄청난 깊이의 냄비에 알이며 내장이며 바지락등이 가득 담겨 나왔다. 너무 많이 시켰나 하는 우려와 달리 한입 떠 먹어 보고 그 맛에 완전 반한 우리, 미친듯이 건데기를 건져먹고 국물을 먹고 하다보니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1인분 9000원이 비싼듯 했지만 먹어보니 전혀 아깝지 않은 내용물과 맛. 아 맛있었다. 완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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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두드리며 만족스런 식사를 마친 우리는 본격 단풍구경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내장산은 사람이 많을 것이 분명하므로 다른 코스로 돌기로 한다. 정읍 저수지 변을 산책하고 어제 간 공원으로 가는 코스로. 역시 내장산에 비해 한적한 산책길. 저수지 변의 경치도 아름다웠고 간간히 보이는 단풍이 또 멋스럽다. 공원에 도착하자 단풍이 본격적이다. 아~ 이맛이야. 어제 밤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한 조각공원도 보고 근처 단풍나무 산책로를 돌아보고 3시쯤 지난 시간에 이제는 좀 풀렸겠지 싶어 내장산쪽으로 향해봤으나 아직도 입구부터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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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드라이브하다가 99칸짜리 양반집이라는 김동수가옥으로 향했다. 노비 거처하는 건물만 8채가 있었다는 부잣집이다. 지금은 2채만 남아있단다. 이방 저방 들어가보며 '이리오너라' 놀이를 하거나 성균관 유생 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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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가옥을 뒤로 한 채 저녁을 먹으러 다시 정읍으로. 노을 지는 하늘 한 구석에 요상한 형태의 무지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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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돼지갈비의 인상을 180도 바꿔준 집. 숯불에 구운 달짝지근하게 양념한 깔끔한 고기 맛을 한 번 본자는 잊을 수 없는 집이다. 배가 그렇게 고프진 않았던 나조차 고기를 보자 허겁지겁 입으로 밀어넣었다. 친구들은 명물 국수까지 시켜먹었다. 깔끔한 멸치국물에 특이하게 풀어 넣은 계란까지 넘 맛있는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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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배는 부르지만 또 정읍에 왔는데 쌍화차를 먹지 않을 수 없다. 기차시간까지 1시간정도 남은 시간이라 시간떄우기 삼아 찻집으로 갔다. 난 목이 칼칼한 것이 감기기운이 오는 듯 해서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아 먹어 본적은 없는 쌍화차를 주문했다. 돌로 만든 그릇채로 끓여 나오는 쌍화차는 대추 밤 은행 잣이 가득 들어 정말 맛있었다. 내가 싫어하는 한약재 냄새도 그다지 강하지 않고 달고 맛났다. 몸이 확 풀리는 느낌. 원래 주전부리로 호박씨랑 누룽지 그리고 검은콩이 나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떡과 감도 주셨다. 뜨듯한 아랫목에 앉아 먹는 쌍화차. 추운 겨울에 이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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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진짜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다 싶을 정도로 먹고 기차시간 맞춰 가게를 나왔다. 역 앞으로 가보니 어제 봤던 둥근마 판매대는 이미 없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정읍양과 헤어져 기차에 올랐다. 하루 종일 피곤했던 탓인지 타자 마자 잠들었다.

늘 즐거운 단풍여행 (사실 그 의미는 먹자여행) 올해도 클리어!










송참봉조선동네
http://www.folkvillage.co.kr/ 



2010/11/14 22:47 2010/11/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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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고향집에 못내려간 대신 친구들과 서울 근교의 한적한 산중에 있는 펜션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경춘선을 타고 꼬불 꼬불 산길로 들어간 곳에는 그림속에나 나올 법한 예쁜 집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손님은 우리 뿐, 전세 내다시피 한 그곳은 우리가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한적한 산속이었다.

한 낮의 기온이 영하 10도를 오가는 혹한의 테라스에서 돼지 목살 바베큐를 해 먹겠다고 벌벌 떨며 숯에 불을 붙이고 발을 동동 구르며 목살이 익기 만을 바랬다. 씻어 놓은 상추와 깻잎은 추위에 살 얼음이 얼어 이가 시려 먹지 못할 정도로 서걱 거렸고 장갑에 모자까지 전신 무장을 하고 숯불에 손을 쬐며 호호 불어 가며 먹어야 했지만 고생한 만큼 고기 맛은 또 남달랐다.

밤에는 멋스런 앤틱난로에 장작을 태워가며 고구마도 구워 먹고 한 밤중에 장작을 가지러 나간 밖에는 쏟아질듯한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몇년 만에 보는 밤하늘인지..
이름 모를 새가 날아와 아침 인사를 하는 평화로운 하루...
온몸이 노곤 노곤 녹아 내리는 기분의1박 2일 이었다.
나를 또 어딘가 데려가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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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 별빛언덕펜션 http://pension011.com/




2009/01/28 18:07 2009/01/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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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을 보려고 벼르고 벼르던 날이 얼마인가 올해는 꼭하고 결심하던 차에 마침 단풍이 절정이라는 연락을 받고 내장산 단풍 여행길에 올랐다. 마침 KTX도 20% 할인까지...한 주 차이로 단풍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시기였고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가보랴 하는 기분이 들었다.

때는 단풍철이기도 해서 내장산 단풍을 보러 가는데는 상당히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전날 2시간 밖에 자지 못했지만 7시에는 내장산가는 버스를 타야 했기에 정읍시내에 있는 김밥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산에서 먹을 김밥까지 주문하고는 뜨거운 국물과 김밥으로 배를 채웠다. 차가운 아침공기를 마시고 단풍에 대한 기대덕인지 수면부족으로 힘든 몸이었지만 별로 피곤함을 느끼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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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은 식당. 별거 안들어 간 김밥이지만 어찌나 맛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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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과 함께 시킨 국수. 아침엔 역시 뜨거운 국물. 양푼에 담겨 나오는 것 만으로도 군침이 흐르는 시골의 맛이다.


정읍 시내에서 내장산 까지는 20분정도의 거리로 그리 멀지 않았다. 내심 꽤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했지만 내장산까지 올라가지도 못하고 입구에서는 벌써 자동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산을 올라가는 중이었다. 버스 기사는 우리를 산 입구에 내려주고 셔틀을 타라고 했다. 내장산에서 등산객들만을 위해 따로 길을 막아서 셔틀만 운행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금방 내장산국립공원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산은 벌써 단풍으로 녹아내릴 정도로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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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매달린 감들. 단풍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짐이 많았기에 무슨 무슨 센터 건물로 들어가 짐을 맡기고 근처를 돌아봤다. 사람이 아직 몰려들기 전이라 낙엽이 고요하게 내려앉은 숲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그 단풍숲이야...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림같은 장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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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역시 단풍의 메카, 더 올라가는 걸 포기하고 내려가면서 산길 주변의 단풍을 감상하기로 했다. 윗쪽보다 산 아랫쪽의 단풍이 더 화려하고 다양한 색을 발하고 있었다. 단풍의 터널을 걸어 내려오는 기분 또한 남달랐다.


내장산을 다 내려와서 근처에서 국화축제를 하고 있었다. 상당히 큰 규모로 열리고 있었고 공원 내부에는 얼굴없는 가수가 들어본적이 있을법한 흘러간 발라드를 라이브로 불러주고 있었다. 다리를 쉴겸 공원 평상에 앉아 잠시 다리를 쉬었다. 날씨가 생각보다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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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축제의 하일라이트 전시물.. 인어공주... 저 꺼꾸로 박힌 물고기 꼬리는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간만에 보는 엽기 전시물. 유머가 있는 고장이다..


국화 축제도 구경하고나니 배가 슬 고파졌다. 그도 그럴것이 점심이라고 아까 아침에 싸온 김밥을 편의점 라면 국물과 함께 떨며 먹은게 다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공원 입구는 대혼란상태였다.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나오는 데만 해도 엄청나게 시간이 걸렸다.

겨우 겨우 시내로 돌아와 따뜻한 한잔의 차가 그리워졌다. 유명한 쌍화탕집으로 갔다. 쌍화탕을 못먹는 나는 잣죽을 주문했다. 따뜻한 온돌의 바닥이 너무 좋아서 잠시 피곤한 눈을 붙였다. 조금 시간이 걸려 잣죽이 나왔다. 담백하고 진한 맛의 잣죽은 정말로 내 취향. 조금 후에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한그릇을 뚝딱 비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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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을 묵을 숙소로 이동을 해야 해서 조금 일찍 움직였다. 호수옆의 팬션으로 오후 6시에 도착했음에도 주위는 이미 깜깜한 밤이었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깨끗한 곳이었다. 저녁은 목살과 오리고기의 바베큐. 서툴게 숯에 불을 붙이고 온몸에 고기냄새를 뒤집어 써가며 고기를 구워먹었다. 함께 구운 호박고구마가 또 일품. 간만에 야외에서 먹는 고기맛은 씹을 새도 없이 넘길 정도로 맛있었다. 어찌나 피곤했던지 10시가 조금 넘었음에도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다음날 일어나니 드디어 팬션 주변의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안개가 끼길 기대했으나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서 구경은 못했다. 이렇게 가까이? 싶을 정도로 호수는 바로 옆에 있었다. 밤에 호수 근처에는 절대 가지 말라던 주인말이 이해가 되었다. 주인차를 얻어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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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돌아 나오는 길.

시내로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버섯샤브집으로 갔다. 전에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버섯 종류가 많고 맛있었던 집이었다. 예전보다 버섯 종류가 줄긴 했지만 싱싱함은 최고였다. 여태까지 먹어본 팽이버섯 중 가장 탱탱하고 쫄깃한 육질을 자랑했다. 매운 고추가 들어가 칼칼한 끝맛의 국물역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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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버섯 끝부분을 튀긴 요리. 양념치킨 소스같은걸 살짝 발라 놨는데 달콤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이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점심을 먹고 시내 은행나무 투어를 나섰다. 어제 심하게 분 바람때문에 거의 다 떨어져버린게 아쉬웠다. 포토스팟을 하나를 잃었다. 그래더 대신 정읍시내 공원 정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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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와 근처 고등학교 교정으로 놀러갔다. 은행나무가 분위기 있게 숲을 이룬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잠시 뒹굴 뒹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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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행은 먹는게 남는 것. 저녁은 굴요리가 코스로 나오는 집으로 정했다. 굴전, 생굴, 굴튀김, 굴찜과 굴죽이 세트로 나왔다. 생각보다 맛은 평범했지만 생굴만큼은 너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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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울로 돌아가야 할 시간. 1년치 단풍의 기억이 머리속에 꽉 차버렸다. 내년에도 또 단풍으로 물든 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KTX를 기다리고 있는데 역사 한 쪽에서 국악 공연이 펼쳐졌다. 제대로 한복을 갖춰입은 사람들이 신명나게 두드리고 있었다. 플랫폼 건너편에서 듣는 것 만으로도 어께가 들썩 들썩 흥겨운 가락이었다. 시간이 많았다면 앞에서 느긋하게 구경하고 싶을 정도로... 뭔가 전라도스러운 풍경이라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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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Digital & Yashica Electro35 GTN / Fuji Superia ASA200

 

2007/11/17 03:06 2007/11/1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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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 충남 연기군 / 어느 도예가의 작업실




마당 한구석에 핀 백합. 실제로 핀 백합을 본건 처음.



공기를 쥐어 짜면 물이 나올 것 같은 습한 하루. 친구따라 충남 연기군의 산골 속에 있는 어느 도예가분의 작업실에 당일 치기로 놀러 갔다 돌아왔다. 공기 좋은 산골 한 구석에 자리잡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하는 아트리에였다.


뒷 산에 핀 꽃들. 이름이 뭐더라..

도예가분의 작업실 한 쪽에 있는 가마.

뒷마당에 매달려 있는 조롱박들..



돼지등갈비 구이를 주 메뉴로 오가피주로 목을 적시고 더위를 잊게 한다는 익모초즙에 직접 가꾸셨다는 달콤한 산수박까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아주 작은 수박)  얻어먹고


맛있었던 웰빙 식단. 그리고 산수박의 잔해.




배두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도예가분의 남편분께서 백합농장을 운영하고 계셔서 작업실 바로 옆에 있는 백합을 키우는 비닐하우스를 구경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선물로 한아름의 백합까지 선물받았다.

백합동장의 모습. 너무 어두워서 흔들림.



부케를 받은듯 두근거리는 느낌의 하얀 백합다발, 생각보다 묵직하고 가까이서 맡는 향기는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백합꽃 크기가 이렇게 크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시베리아쪽 품종이라 꽃 크기가 크고 향이 강하다고 한다. 일년 내내 꽃 한송이 보기 힘든 삭막한 우리집이 하루아침에 백합향으로 물든 분위기있는 장소가 되었다.


집으로 얻어온 백합송이들.


Lomo LC-A : Fuji Superia 200 / Monolta Dimage F100

2007/08/16 01:09 2007/08/16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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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07/08/03 23:54
백합의 싱싱함이 사진만으로도 보여지니 실물은 대단하겠네요.
보기 참 좋습니다.
wrote at 2007/08/04 00:22
네.상상외로 꽃이 크고 박력이있더군요. 곱고 단아한 꽃..이라는 느낌보다는 좀 더 공격적인 식충식물 느낌에 가깝다고나 할까 ^^; 여튼 이렇게 많은 꽃을 집에 꽂아 보긴 처음입니다 ^^
clou 
wrote at 2007/08/17 20:01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저도 이런 자연친화적인 집들 좋아합니다. 전 사시사철 향나는 꽃이 피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 집 옆에는 딸기 비닐하우스가 있으면 더 좋구요.

백합 향이 참 좋을 것 같아요. 근데 확실히 너무 화려해서 좀 무섭긴 합니다
wrote at 2007/08/18 16:22
저도 여유만 있다면 저렇게 교외에 작업실 만들어 놓고 살고 싶더군요. 딸기 비닐 하우스...스읍...혹시 만드시게 되면 연락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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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의 마지막 날. 오늘은 그나마 제대로 영화를 보는 날이다. 11시 꿈의 은하 상영과 함께 영화의 아트디렉터였던 이소미 도시히로의 마스터 클래스가 있다. 쭈니군은 어제 심야를 보고 오늘은 오후 상영만 있었기에 늘어지게 자고 있었다. 오늘도 꽃놀이 예정이 있는 M양은 정읍으로 돌아가야 했고 나는 11시 상영이 영화의 거리의 메가박스에서 있었기 때문에 전북대 삼성 문화회관 앞에 서는 셔틀을 타기 위해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나를 전북대 앞에 내려주고 M양은 떠나고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아침으로 빵과 음료수를 사서 삼성문화회관까지 슬슬 걸어갔는데 있어야 할 셔틀 정류장이 거기에 없었다. 셔틀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 상영관쪽으로 가서 지프지기에게 물어보니 삼성문화회관 뒷쪽 편 왼쪽으로 가면 셔틀 정류장이 있을 거란다. 올해는 자리를 옮긴 모양이다. 1분을 남기고 부리나케 뛰어갔는데 거기에도 정류장이 없었다. 오른쪽 100미터 전방을 보니 막 출발해버린 셔틀의 뒷 꽁무니가 보였다. 그 지프지기가 오른쪽 왼쪽을 잘못 알려준 것이다. 1분만 빨랐어도...ㅠ_ㅠ 결국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 상영시간엔 맞출 수 있었다.

마스터 클래스 관람객에게 나눠주는 팜플렛과 설문지를 받아 들고 상영장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있으니 이소미 도시히로씨 소개가 있고 곧 상영이 시작된다. '꿈의 은하'는 이시이 소고 감독의 영화로 이시이 감독이 연출하고 아사노가 출연한 영화중 유일하게 못봤던 영화였다. 2001년인가? 부산영화제때 [고조]를 들고 아사노타다노부와 함께 부산을 찾았을 때 무대인사로 만난 적이 있는데 둘이 같이 밴드 활동에 열심일 정도로 사이가 좋았었다. 그런 이유인지 아니면 감독의 취향에 맞는 배우인지 아마 두가지 다 이유일지 모르지만 이시이 소고 감독의 영화엔 아사노 출연작이 많다. 그래서 더욱 [꿈의 은하]를 보고 싶었고 11시부터 4시30분까지 라는 꽤나 긴 시간동안 열리는 마스터클래스일지라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는 97년 제작임에도 흑백화면에 전후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오즈 야스지로 시대의 영화를 보는 듯 한 착각에 빠진다. 아사노 타다노부를 제외하면 정말 그시대에 만들었다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배우들의 분위기나 영화 전반적인 느낌이 상당히 옛스럽다. 지금으로 부터 20대 초반의 아사노의 얼굴 역시 대사가 별로 없는 역이지만 그의 존재감 하나로 악인일수도 선인일 수도 있는 이중적인 느낌의 남자 주인공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화면 자체 느낌으로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스토리가 상당히 재밌고 긴장감 있게 연결되고 있다. 흑백영화 시대극에서 빠져 나온 듯한 여자 주인공의 신비스런 느낌의 얼굴과 다정한 미남자의 얼굴로 한 편으로는 살인자일지 모르는 위험한 남자 주인공 역을 자신의 이미지 하나로 제대로 표현해 낸 아사노 둘 만으로도 이 영화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영화가 끝나고 1시간의 점심 시간을 가진 후 프로덕션 디자이너(아트디렉터)인 이소미 도시히로의 마스터 클래스가 있을 예정.

1시간밖에 여유가 없었기에 멀리는 가지 못하고 근처의 콩나물 국밥집으로 향했다. 2003년에 들러서 먹은 기억이 있는 곳으로 내가 가본 전주콩나물 국밥집 중 유일하게 종지에 계란이 나오는 곳이었다 (다른데는 의외로 따로 안 나옴) 벽에는 그때 그려 놓은 낙서가 그대로 있었다. 왠지 반갑네. 그때보다는 맛이 많이 순해져서 좋았다. 해장하는 기분으로 한그릇 뚝딱.





이소미 도시히로씨와 통역 그리고 모더레이터 세명으로 마스터클래스가 시작되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꽤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소미 도시히로는 참여했던 영화 프로필을 쭉 훝어보니 아사노타다노부 출연작을 상당히 많이 맡았더라.(환상의 빛, 디스턴스, 하나, 꿈의 은하, 백치,헬프리스) 게다가 내가 정말 재밌게 봤던 최양일 감독의 '형무소 안에서'의 프로덕션디자이너도 맡았다. 그러고 보면 참 저예산 영화를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모를 친숙함이 느껴진다 (니가 왜?)

먼저 이소미 미술감독이 준비해 온 자료를 보는 시간이 있었다. 영화속의 장면 장면을 슬라이드 화면으로 보여주며 이 장면 저장면에서 소도구를 준비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 해주었다. 초저예산 영화로 우리돈으로 2000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모든 소도구및 연출 도구를 준비해야 했던 악조건 속에서 영화속에서는 번듯하게 등장하는 씬 마다 어떤 식으로 그럴듯 하게 포장을 해서 준비했는지 하는 나름의 저예산 영화 만들기 노하우를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흑백이라서 그런지 그런 어설픈 준비에도 영화는 전혀 무리없이 제대로 완성이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소미 도시히로씨의 발표가 있고 이후 Q&A까지 이어지는 꽤 긴 시간동안 마스터 클래스가 열리고 4시 40분 경에 정리가 되었다. (마스터 클래스 정리는 나중에 따로..)

11시 부터 징하게 오랫동안 마스터 클래스를 듣고 바로 4시 50분 상영의 '철콘근크리트'를 보러 다른 상영장으로 이동했다. 저번 오사카 여행때 보긴 했지만 그당시 열악한 사운드에 상당히 피곤해 하면서 본 기억이 있고 꽤 흡족하게 본 영화라 다시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었다. 역시나 만족. 모두들 아오이 유의 목소리 연기를 칭찬하는 분위기.

4시 영화가 끝나자 오늘의 영화는 심야만 남겨두고 다 본 셈이다. 같이 '철콘근크리트'를 본 쭈니군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시내쪽을 돌다가 M양이 추천했던 낙지불고기 집으로 향했다.

낙지불고기 2인분을 시켰는데 정말 안먹으면 후회할 정도로 맛있었다. 낙지가 어찌나 싱싱하고 탱탱한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집 오징어튀김이 예술이라는데 (생오징어를 튀긴 오징어 링) 그건 몰라서 못먹었고...낙지 불고기에 밥을 볶아 먹는데 이게 완전 예술이었다. 감탄을 연발하면서 배불리 먹었다. 식후에는 메가박스 근처의 커피숍에서 라테로 입가심.

- 가열 전



- 가열 후

쭈니군은 오늘의 일정이 다 끝난 후여서 셔틀을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고 나는 그 길로 숙소인 M양의 집으로 돌아갔다. 심야 상영까지 시간이 조금 있어서 좀 자둘까 했는데 결국 일기 쓰느라 자지도 못하고....12시 상영시간에 맞춰 삼성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오늘은 오시이 마모루의 밤으로 애니메이션 2편과 실사영화 1편을 상영한다. 첫 영화는 우루세이야츠라 2 (아름다운 몽상가)로 꽤 재밌었다. 매일 문화제 전날이라는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상함을 느낀 주인공들이 사실을 찾아 나서고 알고보니 그것은 라무의 꿈속이었다는 내용. 관객들의 반응도 좋아서 지루함을 전혀 못느끼고 빠져들어 볼 수 있었다.

20분 쉬는 시간에는 심야 영화의 꽃인 야식거리가 등장. 오늘 첫번째 야식은 후루츠통조림과 딸기우유. 후루츠믹스와 황도 두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후루츠믹스를 받았다. 옆사람들이 황도를 먹고 있는 걸 보고 앗 나도 저걸 받을 껄 하며 잠시 부러워 함. 그리고 곧 두번째 영화가 시작되었다.

원래는 '다치구이시 열전'이었는데 바뀌어서 '토킹헤드'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마감 기한이 촉박한 애니메이션 완성 전문 감독이 어떤 작품에 새롭게 투입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었다. 시놉만 봐선 재밌겠네...싶었는데..이건 완전히 연극처럼 연출된 실사 영화로 모든 장면이 무대에서 이루어진다. 내용도 황당한데다가 과장된 연기와 연극적으로 묘사된 대사 및 무대연출, 나름 의도하고 만든 정성은 느껴지지만 좀 아니라는 느낌. 이 감독은 도대체 왜 실사영화에 미련을 못버리는가 의구심이 들정도로 지루하고 내 취향을 벗어나는 영화여서 보다 포기하고 잤다.

두번째 휴식시간에 나온 야식은 바나나와 녹차. 오랜만에 보는 과일이라 반갑게 먹었다. 새벽에 먹는 바나나도 꽤 괜찮네. 그리고 곧 마지막 애니메이션 '마로코'가 시작되었다.

마로코를 보고 딱 느꼈다. 오시이 감독은 연극에 빠졌구나 하고. 이 애니메이션은 묘하게도 연극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화면도 거의 무대처럼 한 막에 한장소 밖에 나오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연극처럼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등장해서 화면 가운데에서 이야기를 끌어 간 다음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별로 화목하진 않지만 그저 그런 보통의 평범한 가정에 마로코 라고 하는 이름의 미래에서 왔다는 주인공 소년(청년?)의 손녀라고 주장하는 소녀가 등장하면서 이 가족은 슬슬 붕괴의 위기를 맞는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소녀의 주장을 어느새 가족들은 믿게 되고 이 한명때문에 가족은 모두 뿔뿔히 흩허지고 파탄에 이르른다. 결과는 새드 엔딩. 황당할 정도의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난다.

영화를 보고 있자면 가족이란 이런 식으로 쉽게 깨질 수도 있는 조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연극이라는 요소를 도입해서 그것도 묘하게 웃음을 줘 가면서 이끌어 가는 감독의 재량에 또 한번 감복하게 된다. '토킹헤드'에서의 연극적 구성은 이것과는 달리 실망스러웠으나 애니메이션 쪽은 또 다른 맛을 준다. 역시 이감독은 실사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제맛인듯. 개인적으로는 포장마차 국수집 장면이 가장 맘에 든다.

2번째 영화를 제외하면 나름 멀쩡한 상태로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니 5시. 애니메이션이 두편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일찍 끝나버렸다. 8시 기차를 예매했기때문에 조금 일찍 떠나는 차편이 있을까 해서 역으로 향했다. 하지만 첫 기차가 8시. 결국 표를 환불하고 시외버스터미날에서 출발하는 6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오랜만에 타보는 버스. 시트에 몸을 맡기고 아쉬운 마음으로 전주터미날을 떠난다. 내년에 또 보자구...

영화제 일기 끝.






 
2007/05/10 18:30 2007/05/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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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군 
wrote at 2007/05/11 19:13
우루세이 야츠라를 본 '원로(--)' 애니메이션 팬들은 '다크시티'의 원류가 여기에 있었다고도 하지요. ^^..
오시이 마모루의 화법은 역시 애니메이션에 더 맞는다는 느낌이에요. 본인은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거 같지만 -_-... 사실 애니메이션도 그저 하나의 도구로 본다고 보여져서 전 별로 안 좋아함.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했을 때 자신의 미학이 더 돋보임에도 불구하고 -- +
케이 
wrote at 2007/05/16 22:37
덕분에 다녀오지 않았음에도 마치 갔다온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년엔 꼭 가보고 싶네요.
wrote at 2007/05/17 18:20
기회되시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입니다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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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얼마 가지 않은 곳에 선암사가 있었다. 원래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가야 하는 길인데 스님과 동반한 터라 절 바로 입구까지 차를 타고 올라가는 호사를 누렸다. 힘들게 걸어 올라가는 다른 관광객들에게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우리만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특별함이 또 남다르다.

선암사는 작지만 아기자기하며 예쁜 절이었다. 문화의 보고 답게 보물이 12점이나 되는 볼거리도 많은 곳.  차를 세우고 잠깐 걸어 올라가야 하는 언덕 주변에는 야생의 차 나무가 있었는데 귀하다고 하는 야생차를 손이 없어 따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쉬워 하는 다도협회 회장님. 절 입구 바로 앞에는 지허 스님이 말씀하셨던 삼인당 이라는 연못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릴 반기고 있었다. 그냥 물이 고여 있을 뿐인데 묘한 느낌을 주는  신비스런 연못이다. 좋은 계절에 찾아와서 그런지 경내에는 온갖 꽃들로 가득차있었다. 내가 본 것중 가장 큰 크기라고 생각하는 붉은 철쭉 나무가 화려하게 꽃을 만개하고 있었다. 모두들 사진을 찍는 선암사 내 가장 인기있는 사진스폿.

선암사
- 야생 차나무


선암사
- 선암사 입구


선암사
- 경내의 문에 새겨져 있던 연꽃무늬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 선암사 경내 돌벽에 핀 금낭화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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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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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드러지게 핀 철쭉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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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 삼인당





천년 묵은 매화나무를 보러 갔다. 곧 보물로 등록될 예정이라고 한다. 꽃이 피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은 매화나무 치곤 큰 크기를 자랑한다. 대각국사 영정도 구경했다. 원본은 커다란 나무 함에 보관되어 있고 경내에 걸려 있는 것은 카피본. 원본의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보관된 나무함만 봐도 그 웅장함을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선암사
- 선암사의 천년 묵은 매화나무


꽃이 만발한 선암사 경내를 이곳 저곳 구경하며 돌다가 아래로 내려가 승선교를 구경했다. 선암사 구경을 마치자 우리의 일정은 다 끝이났다. 대절한 버스가 전주차라 우리는 이 차를 타고 바로 전주로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조금 일찍 일정이 끝나는 바람에 같이 저녁을 먹으러 유명하다는 냉면집으로 향했다.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는 다는 곳이었는데 나는 물냉면을 시켰다. 육수가 맛있다. 물냉면에는 사이다가 조금 들어갔는데 알싸한 맛이 났다. 개인적으로는 비빔냉면이 훨씬 맛있었다. 감칠만 나는 맛. M양이 면을 추가 하길래 나눠 먹었다. 먹고 나니 또 생각난다.


선암사

선암사
- 승선교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선암사
- 냉면집 안뜰




다른 사람들은 정읍의 절로 돌아가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우리는 인사를 하고 M양과 나는 그대로 버스를 타고 전주로 돌아왔다. 기사 아저씨가 전주 시내 근처에서 내려 주셔서 영화를 보고 있을 쭈니군과 합류할 시간까지 시내에 있는 사우나에 가서 몸을 풀기로 했다.

뜨거운 물에 반신욕을 하고 땀을 조금 흘리고 나니 개운하다. 목욕을 하고 나와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보니 8시 영화를 실수로 못보고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메가박스 앞에서 만나서 근처의 커피숍으로 갔다. 전주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홍대 분위기에 가까운 인테리어의 카페였다. 내부 장식이나 서빙 스타일이  홍대 'Behind'랑 너무 비슷해서 체인점 같은 거냐고 물어보니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라테 한잔을 시키고 밖에서 사온 빵을 나눠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쭈니는 그 와중에 심야를 보겠다고 표를 끊었다.


- the Caffe











숙소로 돌아가 하루종일 피곤했던 다리를 쉬며 짐을 푸는 동안 쭈니군은 심야를 보러 삼성문화회관으로 출발했다. 쭈니군의 아이북으로 오늘 찍은 사진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잠이 들었다. 내일은 영화제 마지막 날이다..


계속...


Nikon Coolpix 8700
Olympus XA / Fuji Autoauto 200

2007/05/08 22:38 2007/05/0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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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 
wrote at 2007/05/09 15:13
꽃들이 참 탐스럽게 피어있어 눈을 즐겁게 해주네...봄소풍 지대로 다녀오셨군~ 좋았겠삼 ㅋㅋ
wrote at 2007/05/10 00:51
전주영화제는 꽃피는 좋은 계절에 열려서 너무 좋아. 요즘은 영화보다 전주 근교를 여행하는 맛에 가게 되는 구만. 내년엔 같이 가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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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둔사


고즈넉한 산중턱에 금둔사가 있었다. (원래 금둔사는 매화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 계신 주지스님이신 지허 스님은 한국의 자생차에 대한 전문가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한다. 암자로 초청받아 방으로 들어가서 차를 대접받았다. 서울대학을 나오셔서 성악을 전공하신 분이라고 하는데 절에 들어오셔서 지금은 차를 만드시며 절을 가꾸고 계신다고 하셨다. 우리가 이후에 갈 '선암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금둔사
- 벚꽃잎이 날려 떨어진 운치있는 연못


금둔사
- 바람이 꽃잎이 날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금둔사

금둔사

금둔사

(스님이 하신 말씀을 들으며 받아 적었는데 정리가 엉망이긴 하지만 일단 한 번 정리해 보았다.)

선암사는 문화의 보고이다. 조계사의 바위에 신선이 놀고갔다고 해서 '선암사'라고 불린다. 송광사와 선암사는 8킬로미터 거리에 나란히 있다. 해발 900미터가 안되는 산 안에 큰 절이 두개가 있는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전국사찰 31개의 본산 중 군 하나에 두개가 같이 있는 유일한 곳.

선암사는 천년을 넘는 역사를 지닌 절이고 특징은 전통적인 한국스러움을 지닌 절이라는 점. 수행풍토가 잘 가꾸어진 절이다. 태고종의 유일한 총림이기도 하다. 부처님이 팔만대장경에서 말씀하신 수행도 참선도등 여러가지 참선을 하는 스님들이 계시는 곳. 종합 수도 도량이다. 상선원 하선원. 강원, 정읍원. 도감원. 염불원이라고 하는 6방에서 자기수행을 하는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전통적인 사찰이다.
선암사의 대웅전은 41평밖에 안된다. 주위에 있는 건물들은 다 100평이 넘는다. 하지만 그 중 대웅전이 가장 크게 보인다. 이것이 한국 건축의 묘미이다.
선암사에는 '승선교'라고 하는 신선이 되어 올라가는 다리가 있는데 한국사람들은 무지개를 좋아하여 무지개를 다리로 만들어 그위로 걸어다녔던 민족이다.
그외에 '삼인당'이라고 하는 연못이 있다.

금둔사는 금쌀이 돋는 절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사람이 마음이라는 종자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싹이 트고 꽃이 피는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번뇌같은 게 있으면 마음의 싹이 자라지 못하게 되니까 번뇌를 태우면 곡식(마음)이 잘 자라게 되는 것이다.

금둔사 주변의 산은 '금전산'이라고 하는데 그곳에 절을 하고가면 로또 당첨이 잘 된다고 한다. 몇명이나 와서 인사를 하고 가기도 했다. '금전'의 의미는 돈이 아니라 '금전비구'라고 하는 부처님의 500나한 중 한사람으로 약초를 캐서 팔아 하루 하루를 사는 가난한 사람이었는데 약초를 판 돈으로 꽃을 사 바친 인연으로 부처님과 만나 다시 부자로 태어나게 되었다. 이후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한이 되었다. 부처님이 그에게 전생의 이야기를 해주며 '금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금전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500나한이 둘러앉아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한다.

금전산에 있는 불상은 통일신라때 장효대사가 이곳에 계시며 축조한 것이다. 철강국사의 제자였는데 절이 정유재란때 불타고 없어진 후 탑과 불상만이 남게 되었다. 75년 당시 장마가 나서 수박이 맛이 없었는데 누가 산수박은 달고 맛있다고 해서 산수박을 찾아 이곳에 왔다가 불상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복원하고 이후에 지정 문화재가 되었다.

이후 이곳에서 차를 만들어 찾아 오는 일본인에게 팔았는데 한국사람들에게는 공짜로 줘도 일본인에게는 10만엔씩 받고 팔았다. 그래도 사더라. 10년정도 그렇게 차를 팔아 번 돈으로 도량을 다시 세웠다. 이곳에 찾아오는 일본인에게 여기는 일본에 의해 불탄 곳을 일본 사람들의 돈으로 새로 지은 곳이다 라고 이야기 해준다.

'선암사'에는 12가지의 보물이 있다. 승선교. 탑. 대각국사영정. 대각암부도, 북부도, 동부도, 탱화 등등..


금둔사


말씀을 들은 후 스님이 직접 만드신 차를 시음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혀 쓰지 않고 부드러우며 고소한 맛의 차였다. 스님 말씀으로는 '다정다감한 맛'이라고 한단다. 멤버중에 한 분이 정읍다도협회 회장분이 계셨는데 그분 말씀으로는 지허 스님은 '한국의 차는 숭늉같은 맛'을 강조하시는 분이라고 한다. 3잔정도 차를 마셨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한 암자의 방 문턱에서 차 한잔을 얻어 마시는 기분은 과히 신선놀음하는 기분과 다르지 않았다.

금둔사
-차를 내리고 계시는 지허스님

금둔사

금둔사

금둔사
- 금전산 석탑으로 올라가는 길


금둔사
- 보물 제945호 금둔사지 삼층석탑


금둔사
- 보물 제946호 금둔사지 석불비상


금둔사

금둔사

금둔사

금둔사

금둔사
- 암자로 올라가는 다리

금둔사



스님께 차에 대한 예를 하고 인사를 드린 후 뒷산에 있는 탑으로 올라갔다. 3번 탑돌이를 하면 소원을 이룬다길래 탑을 돌았다. 낮에는 오른쪽 밤에는 왼쪽으로 도는 것이라고 한다. 나름 진지하게 소원을 빌었다.

그길로 다시 차에 올라 오늘의 마지막 여정인 '선암사'로 향했다.


금둔사 홈페이지 http://www.geumdunsa.org/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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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wrote at 2007/05/08 10:01
바람에 꽃잎이 날리는 풍경이라 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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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눈을 뜨고 정읍으로 갈 준비를 한다. 묻지마 관광팀이 정읍의 한 절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전주에서 정읍까지 1시간 정도를 시외버스를 타고 달려 우리를 태워주시기로 한 M양의 일본어교실 멤버인 백선생님 과 만났다. M양의 다른 친구 쑥양까지 해서 3명이 이번 묻지마 관광의 꼽사리 멤버다. 우리를 태우저신 백선생님은 알고보니 우리과 85학번 선배님이셨다. 제일기획을 다니시다가 서울 생활을 접고 정읍에 터를 잡고 그림을 그리며 전원 생활을 만끽 하고 계시다고 했다. 2인승 지프의 뒷자석 화물칸에 몸을 싣고 오늘의 집결지인 절로 향했다.

정읍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언덕에 있는 암자에 털복숭이 삽사리가 맞아주는 조그마한 절이었다. 절 주지스님을 중심으로 자주 문화모임을 갖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같은 것이 있는데 오늘은 그분들의 야유회에 끼어 가는 여행이다. 5살짜리 꼬마부터 20대 대학생, 부부, 30대 노처녀, 보살님에 스님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여행이 되어버렸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24인승 마이크로 버스에 올라 순천으로 향했다.


사진이 많아서..(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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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군 
wrote at 2007/05/03 00:44
우훗~ 구경한번 잘했습니다.

(근데.. 중간에 무두질 아저씨도 마네킨? @@ 넘 리얼한데)
wrote at 2007/05/03 00:46
그분은 진짜...
엠양... 
wrote at 2007/05/03 09:20
와~~이날 재밌었죠 !!또 생각난다..
특히 우유..느무 맛났어요..!!!방금도 배달우유 먹었는데 입안에 텁텁하게 남는것이..
그날 먹었던 맛난 우유가 생각나네요..ㅠㅠ
(글고 언니 백선생님께서 터를 잡고 있는곳은 정읍...오타나셨데요~~^^)
wrote at 2007/05/03 12:01
맞다 정읍이었지...수정했음.. 우유..진짜 맛있었지.스읍~
김씨 
wrote at 2007/05/08 10:18
낙안읍성! 그렇게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곳. 사진으로 일단 눈구경 잘 했슴더~
wrote at 2007/05/08 23:03
낙안읍성 좋았어요. 단체여행이었던 탓에 순천까지 갔음에도 진짜 가고 싶었던 기적의 도서관에 못간게 참 아쉽네요. 다음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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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주말, 올해로 8번째 맞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보러 전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는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 시작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의미있는 영화제로 한 번에 34편씩 보던 초기의 열정은 사라졌지만 (-_-;) 그래도 해마다 가고 싶어지는 영화제. 꽃피고 새우는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에 열리는 터라 느낌 좋은 여행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느즈막히 4시쯤 전주에 도착. 전주역 앞에 서 있는 셔틀을 타고 영화의 거리로 갔다. 8시에 볼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의 표를 찾으러 티켓부스쪽으로 갔다. 올해는 매가박스 1층에 따로 부스를 마련해서 제대로 된 티켓카운터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우선 가방을 맡기러  JIFF광에 간김에 베낭 대신 들고 다닐 조그만 가방 하나를 구입했다. 작년부터 영화제 기념품 디자인과 퀄리티가 좋아져서 이것 저것 구입하고 있는데 작년 가방도 예뻤지만 올해의 가방도 디자인도 심플하고 들고 다니기 편한 가벼운 소재라 꽤 만족스럽다. 새로 산 가방에 카메라랑 노트 같은 걸 집어 넣고 베낭을 맡긴 다음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의 거리 구경을 하기로 했다.

시내 중심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해 올해도 무대와 함께 티켓부스 및 여러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길 중간에 교보문고에서 마련한 길거리 도서관이 있어 눈에 띈다. 작년까지만해도 없었던 교보문고가 전주에 새로 생겨 마련한 자리인듯 했다.






점심 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배가 몹시 고팠다. 전주에 왔으면 꼭 들러야 하는 '베테랑 칼국수'로 가서 배를 채우기로 했다. 오랜만에 먹는 베테랑 칼국수는 역시나 '아름다운' 맛이었다. 배가 고팠던지 국물까지 싹 비우는 괴력을 발휘. 역시 해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전주의 맛이다.


베테랑 칼국수를 나와서 경기전을 지나 시내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해질녘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 한산한 경기전의 모습이 고즈넉해 보인다. 예전보다는 경기전에 핀  철쭉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날씨 탓인지 잎이 꽃과 함께 나버린 탓인가보다. 화려한 색의 꽃으로 만발하던 경기전 모습이 그립네..



8시 영화를 보기 위해 메가박스 앞에서 M양과 조우. 이미 본 영화인데 다시 보기로 한 이유는 박찬욱 감독이 참가하는 시네토크가 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밌게 본 영화라 감독과의 대화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 처음 볼 때 보다 내용이 좀 더 정리된 느낌이 들고 관객들의 반응도 더 좋았기에 더 재밌게 느껴졌다. 영화끝나고 시네토크의 준비가 있었는데 박찬욱 감독이 오는 터라 프레스들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 관객반응도 좋아서 그런지 박찬욱 감독의 표정도 밝은 편이다. 1시간정도 이어진 토크의 내용도 좋았고 감독의 답변도 충실했다는 느낌. 감독 개인이 사랑하는 영화라는 기분이 보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전달되는 시간이었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시네토크 정리 보러가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를 찾은 후배 쭈니군과 극장 앞에서 만나 숙소(?)인 M양의 집으로 향했다. 저녁들을 제대로 못먹은 탓에 허한 속을 달래기 위해 전주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햇살치킨'을 주문했다. 바베큐 치킨에 양념을 한 걸로 '순한맛'과 '매운맛' 두가지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떡볶이 떡도 같이 들어 있어 더욱 감칠맛이 난다. (바베큐라서 기름을 한방울도 안썼다고 광고하고 있었음) 한마리밖에 안시킨 것을 모두들 아쉬워 했다. (재밌는 것은 닭을 넣어 배달 된 종이 가방이 쿠폰이라고 한다.)



내일은 영화 예매를 못한 탓에 (라는 변명으로 여행하는 날..) M양의 아는 사람을 통해 꼽사리끼는 '순천여행'을 하는 날이다. 일찍 일어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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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양... 
wrote at 2007/05/01 14:03
닭 맛있었어요~~~~♡디카 멋진데요...
wrote at 2007/05/01 21:27
웅...사진 맘에 안들어...얼른 필름도 스캔해야 되는데...
김씨 
wrote at 2007/05/08 10:24
고향이 꼭 전주 같아요~^^
wrote at 2007/05/08 23:01
뭐 제3의 고향쯤으로 해 둘까요? 8년째 다녔더니 이제 뭐 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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