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오카야마,시코쿠여행] ⑩ 17일-2 고치 호빵맨마을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펼쳐지는 호뺑맨 마을
돌아갈 버스시간까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뭐할까 하다가 올때 돌아본 마을에 호빵맨 도서관이 있던걸 기억해내고 도서관에서 쉬자는 의견이 나왔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사람도 아무도 없고 조용했다. 에어컨이 안켜져서 좀 덥긴 했지만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애들은 의자에 누워 졸기도 하고 난 전시된 책들을 뒤적 뒤적 뒤져보고 있었다.

도서관 한쪽 벽에 붙은 호빵맨과 아톰의 전시회 포스터

도서관 내부

각지방에서 온 도서관 방문객들의 메시지. 나도 적어 볼걸 그랬나?

호빵맨 도서관 답게 호빵맨그림책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다.
그러자 1층에 있던 사서분이 올라오더니 에어컨을 켜주며 이 도서관의 책들은 야나세 다카시의 개인 서고에 있던 책들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도서관이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책꽂이 한켠에서 미즈키 시게루의 책을 한 권 뽑더니 사인이 된 페이지를 보여준다. 미즈키 시게루의 친필 사인이 된 책이었다.
" 이런 책들은 이런 도서관이 아니라 박물관 같은데 보관해야 할 귀한 책인데 이동네 꼬마들이 와서 아무나 막 보고 그런답니다" 하며 웃는다. 이외에도 몇몇 유명 작가의 사인이 된 책들을 보여주었다. 게게게노 기타로로 유명한 미즈키 시게루가 직접 사인한 책이 막 굴러다니는 도서관이라니 이런 호화로운 시골 도서관이 있나.

미즈키 시게루의 친필사인

잘 모르는 어느 작가의 사인

도서관 책마다 찍혀있는 도장
그러고 내려가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올라와서는 근처에 한국에서 7년정도 살다 온 분이 있는데 한국에서 온 손님이 있다고 하니 만나고 싶어 한다며 인사를 시켜 주겠단다. 작은 카페겸 가게를 하는 분인데 김치도 팔고 있다나? 그러더니 잠시후 진짜 나타났다.
내 나이또래로 보이는 서글 서글한 인상의 여자분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에 한국으로 가서 연세대 어학원 코스를 밟고 단국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분이란다. 처음엔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어를 잘 한대서 같이 간 친구들을 위해 한국말로 할까요 했더니 유창한 한국어가 나와서 다들 깜짝 놀랬다. 발음등이 꽤 좋았었기에..하긴 7년이나 지냈으니 싶긴 하다.
그러더니 자기 가게를 구경하지 않겠냐며 우리를 데려가 주었다. 일부러 연락까지 해준 도서관 사서 분께 인사를 하고 가게로 향했다.
일본풍의 카페 분위기인데 진짜 김치도 팔고 있었다.(형부가 만든다나? 형부는 한국인이고 다카하시라는 동네에서 한국 음식점을 하고 있단다)

가게 내부
언제까지 있을 거냐고 물어서 버스 시간땜에 곧 가야 한다고 했더니 아쉬워 하며 근처에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이 있는데 소개해 주고 싶었단다. 자신도 집은 그쪽이라고 한다. 다음에 꼭 들러 보라며 관련 팜플렛 같은 것을 주었다. 버스 시간에 쫓겨 가야할 시간이 왔다. 짧지만 좋았던 만남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우리에게 선물로 술빵같이 생긴 떡을 주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선물로 받은 빵..인지 떡인지..짭짤하며 달콤하니.아주 맛있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선 다들 또 차창에 머리를 찧어 가며 수마에 휩싸였다. 버스가 도착하자 올 때 봤던 빵집에 들러 호빵맨과 친구들 빵을 종류별로 샀다.

호빵맨 인기3위 200엔 ^^ 안에 단팥이 들었다.

식빵맨 조금 느끼

주먹밥맨

크림이 들어있는 크림팬더

카레빵맨 200엔 카레고로케빵이다.
고치에 도착해서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고치의 유명한 다다키를 한 번 더 먹으려고 시내로 나갔다. 올때 인포메이션에 들러 물어본 가게중 한 곳을 찾아 들어가서 먹었는데 생각보단 별로...유명한 가게가 좋은 가게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고등어한마리 초밥 이라고 해서 고등어 몸체가 그대로 살아있는 (뱃속에 초밥이 들어있다) 초밥을 시킨 애들은 비려서 죽는 줄 알았다. (고등어 한마리를 그대로 다다키를 한 초밥이 있는데 이걸 시키고 싶었는데 이집엔 없었다)

두둥~! 하고 등장한 고등어한마리초밥. 스카타 스시라는 이름으로 몸의 형태가 살아있는 초밥인데..좀 거시기하다.

가츠오 다다키..어젯밤 먹은 집보다는 그냥...

다다키 초밥 우동세트...조금씩 다 즐길 수 있어용~~

우리가 먹은 도사시장이라는 가게..그닥 비추..
밥을 먹고 쇼핑을 위해 몇몇은 시내를 돌고 나랑 친구 한명은 첫날 갔다가 휴일이라 발길을 돌렸던 창고를 개조한 카페로 먼저 가있기로 했다. 넓은 창고 안에 한쪽은 카페 한쪽은 잡화및 책등을 팔고 있었다. 셀렉션이 꽤 괜찮은 디자인 관련 서적이 많아서 맘에 들었다. 가게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하길래 이곳 저곳 구경하며 사진도 찍었다. 가게 뒷쪽이 바로 수로랑 연결된 곳이라 어스름하게 해가 지는 모습이 멋스러웠다.

카페 코너

어스름한 창밖 풍경이 내다 보이는 창가 자리..탐났음..

수로쪽에서 본 graffiti의 모습

창고를 개조한 가게들의 모습이 멋스럽다.

가게 내부 디자인 서적 코너

디자이너나 작가들의 수공예 작품들도 전시판매하고 있었다.
문 닫을 시간 30분을 남겨놓고 쇼핑하러 간 친구들이 도착했다. 7시에 문을 닫을 때 까지 눌러앉아 책 구경하고 시코쿠 관련 잡지 한 권을 샀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내일 아침 먹을 거리를 사러 근처의 수퍼에 들렀다. 가격이 어찌나 싸고 좋은지 장어한마리가 그대로 들어간 장어구이 초밥이 400엔도 안했다. 해산물이 가득 든 초밥 종류가 200~500엔이라는 왕 저렴한 가게여서 다들 흥분해서 아침 도시락 거리를 샀다. 호텔에 짐을 풀고 고치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결론에 고치다운 음식을 먹으러 근처의 이자카야로 향했다.

도시락을 산 수퍼
닭 요리 전문 이자카야 인 듯 했는데 가츠오 다다키랑 고치가 있는 토사지방은 닭이 유명해서 토사 닭을 이용한 타다키 요리등을 주문했다. 어느것이든 다 맛있어서 다들 만족했다.

전체요리로 나온 파래튀김..바삭 하고 씹히며 파래향이 은은히 퍼지는게 맛있음.

가츠오 다다키..몇번째 먹는 것인지..그래도 맛있음..

토사닭껍질을 숯불에 그을려 소스를 버무린 요리..껍질의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예술~~ 400엔

친구가 찍은 사진으로 대신 올림..양념을 해서 구운 닭껍질요리..아주 그냥 쫀득쫀득 황홀한 맛...

토사 닭의 육회를 겉만 살짝 익힌 다다키..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니 입에서 녹는다... 이렇게 해서 800엔도 안하는 저렴한 가격!!!
그렇게 먹어도 아쉬운 우리는 다시 한 번 자리를 옮겨 호텔 바로 옆의 좀 늦게까지 하는 가게를 찾았다. 바로 앞에 야타이(포장마차)도 있었는데 남자들로 가득한데다 빈자리도 없어서 그냥 가게로 들어갔다.
약간 어두운데 바가 있어 아늑하고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곳이었다. 어딜 앉을까 하다가 바에 앉기로 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특이한 곳. 후덕하게 생긴 주방장이 있어서 말을 걸어 봤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놀라면서 자기 가기에 온 첫 한국손님이라며 반가워 했다. 메뉴도 어려운 한자로 써있고 해서 고치다운 추천요리를 부탁했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뭔가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요리가 나오기 전에 술집이니 자리세 겸 해서 전체요리가 나왔다. (일본의 술집은 자릿세라고 해서 술값 이외에 따로 400~800엔정도를 받는다. 술을 마시던 음료를 마시던 간에 내는 것으로 대신 작은 안주겸한 요리가 서비스된다) 이자카야임에도 서양풍의 전체요리가 나왔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술을 별로 안하는 친구들이라 나랑 친구하나는 망고쥬스를 다른 친구는 오키나와의 과일로 만든 쥬스를 주문했다.

전체요리 자릿세로 300엔
주방장이 상당히 신중하게 만져가며 생선요리가 나왔다. 두가지는 그냥 회였지만 하나는 다타키를 한 회였다. 오~옹 맛있어!!! 다들 게눈 감추듯 헤치우고 또 다른 걸 추천해달라고 하니 다음으로 나온 건 산마의 다다키아게. 큐브 모양으로 자른 산마를 겉만 살짝 튀긴 요리에 간장소스를 뿌린건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아삭한데다 마 특유의 약간 걸쭉한 식감이 예술이었다. 가격은 300엔대인데 개인적으론 그날 먹은 요리중 가장 맛있었던 요리였다. 분위기도 너무 좋고 요리도 맛있고 해서 몸이 안좋아 호텔에서 쉬고있는 친구도 불러 냈다.

해물 모듬 3000엔. 오징어(켄사키)벤자리(이사키),금눈돔(긴메다이)의 모듬회. 금눈돔의 다다키가 맛있음.

서비스로 나온 치즈구이..왜 저런 모양이냐고 하니 업계비밀이라고 하면서 알려준게 경성치즈를 렌지에 돌리면 저렇게 된다고 함.

산마다다키 다시 먹고 싶은 1순위 가격도 380엔으로 저렴

가츠오 다다키 700엔
그러면서 주방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몇살로 보이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이런 저런 나이를 추측했는데 나보다 어린 것에 쇼크!!! 후덕한 주방장이 점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점장은 훨씬 젊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주방장 왈 자기보다 어리지만 확실하게 일을 잘해서 점장이란다. 자기는 프랑스 요리가 전문이고 점장은 이태리 요리가 전문이라 퓨전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점장은 1달간 맛 여행으로 이태리를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중간에 경유한 곳이 한국이라 대한항공을 탄적이 있다며 그때 먹은 비빔밥이 맛있었단다. 그 때 먹은 초고추장 맛을 기억해내서 자기가 만들어 봤다면서 우리한테 초고추장을 서비스 해줬다. 거의 비슷한 맛이 난다며 칭찬을 하니 상당히 좋아했다.
주방장과 점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옆자리에 앉은 남자가 갑자기 한국말로 말을 걸어왔다. 알고보니 여자친구가 한국사람이라고 한다. 꽤나 유창한 한국어였다. 이런데서 만나게 되어 반갑다며 명함을 한 장 주었다. 자기도 고치에서 이자카야를 하고 있다며 꼭 들리란다. 우리는 오늘 밤이 마지막이라고 하니 상당히 아쉬워한다. 그러더니 이 집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가있다며 한국어러 [갈치]가 들어간 프랑스 요리라며 추천을 해준다. 갈치가 들어간 스콘같은 빵인데 갈치의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독특한 요리. 그리고는 자신들은 들어가야 한다며 인사를 한다. 다음에 고치를 들리게 되면 꼭 가게를 찾아 달라는 말도 있지 않고...

갈치가 들어간 서양풍 요리 780엔

같이 술마시던 옆자리 남자에게서 받은 가게 명함. 고치시내에 있는 가게였다.
뒤늦게 호텔에 있던 친구가 도착하고 다다키를 못먹은 친구를 위해 가츠오 다다키를 주문했다. 그 친구는 술을 잘하는 터라 일본주를 한 잔 시켰다. 미즈와리(물탄 술)도 아니고 언더록도 아닌 스트레이트로 한 잔을 시키자 여자 손님이 얼음도 물도 섞지 않고 술을 마시다니 굉장하다며 주방에선 놀래는 분위기. 보통 일본에서 술을 시키면 술잔 반 정도밖에 안나오는데 스트레이트로 술을 시키자 한 잔 가득 내어 온다. 한 잔을 금방 마시고 한 잔 더 시키니 점장이 술 잘마시는 친구를 맘에 들어하며 점장 추천 고치 토속주를 꺼내온다. 조금 세지만 맛이 끝내준다며 개시도 안한 술을 따서 한 잔 가득 넘칠정도로 따라 주었다. 친구는 흐뭇해하며 한 잔을 다 비웠다.

고치토속주라며 점장이 직접 따라주는 모습
고치에서의 마지막 밤을 멋진 가게에서 분위기있게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다들 기뻐했다 (계산서를 받기 까지는..^^; 비싼 가게는 아니었으나 하도 많이 먹어서...) 오전1시에 가게 영업시간이 끝나서 아쉽지만 작별 인사를 하고 우리도 가게를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서 돈 계산을 하니 다들 파산... 다들 오늘 너무 폭주했다며 절규한다. 지갑은 비었으나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남은 일정을 위해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하나 고민하며 다들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다카마츠로 돌아가야 한다.
Lomo LCA & Ricoh G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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