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메메에서 나와서 다시 동네 둘러보기 시작. 근처의 조그만 갤러리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길래 기웃거려봤다. 동네사람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같은데 수제 기모노 용품이나 그림, 사진 등 아마추어들의 작품이 곱게 걸려진 소박한 전시회였다. 커피를 100엔에 팔면서 과자까지 준다는 문구가 써있었으나 이미 한 잔 마시고 온터라 거기 까지는 사양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구경을 하는 느낌이 남의집 거실 구경하고 나오는 느낌이라 새롭다.



닛포리에는 고양이 전문 상점이 많다.


작년에는 전시회 준비하고 있는 터라 들어가 보지 못했던 SCAI THE BATHHOUSE 라는 목욕탕을 개조한 갤러리.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여긴 휴관하는 날이었다. 왠지 못가본 곳은 계속 못가보게 되는 것 같은 느낌.

옛날 목욕탕을 개조 해서 만든 갤러리 SCAI THE BATHHOUSE


길을 지나다 눈에 띄는 오래되어 보이는 떡집이 있어서 호기심에 들어 가 봤다. 단촐하게 세 네가지 종류의 모찌를 팔고 있었는데 그중에 제일 예뻐보이는 사쿠라모찌(핑크빛인데 잎으로 싸여 있는 모찌)를 한박스 구입했다. 방송도 타고 한 유명한 가게인 모양인지 가게 한 구석에 방송국 pd들의 사인등이 놓여 있었다. 가게 구석에 조그맣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코너도 있고 분위기 좋아 보이는 가게. 백발의 주인 할아버지가 포장을 하고 있는데 귀여운 꼬마 애가 들어와서는 '할아버지 이거 먹어도 되는 거예요?'하고 귀엽게 물어보자. '그럼 되지. 돈만 내면 아무거나 먹어도 된단다' 하며 헐헐 웃는다.


왼쪽 위에 있는 것이 사쿠라 모찌. 향이 아주 좋고 맛있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이번엔 센베 가게. 나머지 두명이 여행 선물로 사면 좋겠다고 해서 들어가 봤다. 포장을 해주는 상자가 예뻐서 여러 종류가 담긴 중간크기의 상자로 주문을 했다. 여기도 역시나 나이가 지긋이 드신 할아버지가 주인. 즉석에서 무게를 달아서 하나 하나 포장을 해준다. 가격은 생각보다 비싼 편이었으나 일본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선물을 한다고 하면 센베는 괜찮은 선택인 듯. 가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을 해 주신다. 가게에 놓인 저울 하나도 역사가 느껴지는 가게. 닛포리엔 이런 가게가 넘쳐나고 있었다.

센베집 근처에는 카페 야나카 봇사 라는 찻집이 있다. 창너머로 보이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지나갈 때마다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늘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 언젠간 한 번 꼭.

야나카 봇사 카페가 있는 막다른 삼거리길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걸어 내려 갔다. 걸어가다가 다시 아무 골목에서나 오른쪽으로 꺽어 올라가봤다. 그랬더니 작년에 돌아봤던 그길이 다시 나온다. 돌고 돌고 있다.


어느집 담에 놓여있던 하마 물통. 너무 귀여워서 한 컷.


작년에도 발견하고 '와..옛날 구멍가게 느낌.!' 했던 [미카도빵]가게 빵집 같지는 않고 그냥 구멍가게 같은데 들어가보지는 못해서 정확한 가게의 분류는 알수 없으나 간판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옛날 학교 부근에서 자주 보던 그런 느낌의 가게.


슬 배가 고파서 내가 추천한 고양이 전문 카페인 넨네코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기억이 가물 가물 해서 골목을 돌다가 결국 아까 돌았던 그길 쪽으로 다시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아까 그냥 지나쳤던 일본종이 전문점에 들러봤다. 일본 색채가 물씬 풍기는 가게로 가게에서 직접 만든 종이에 일련의 번호까지 붙여서 팔고 있는 곳. 가격대는 좀 센편이지만 종이들이 너무 아름답다. 종이 뿐 아니라 일본의 기모노 천으로 만든 여러가지 상품도 팔고 있다. s여사는 여기서 일본종이를 붙여 만든 서랍장을 구입했다. 부피가 좀 크긴 했으나 안사면 후회할거라는 조언에 두개나 구입. 들고 다니느라 좀 불편하긴 했지만 만족해했다.


대략 어디쯤인지 감을 잡은 후 고양이 카페쪽으로 향했다. 종이집에서 골목을 꺽자 마자 한쪽 벽에 고양이가 잔뜩 그려진 벽을 발견. 신기해서 들어가 봤더니 고양이를 테마로 한 인형들을 파는 곳이었다. 아주 작은 고양이들인데 표정이 어찌나 재밌는지. 드러 누워서 자는 고양이. 콧물 흘리는 고양이, 머리크고 뚱뚱한 대두 고양이등. 이름도 너무 재밌고 하나 하나 너무 귀여웠다. 하지만 역시 수공예품이라 그런지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아쉽지만 구경만 하고 나와야 했다.


안틱 가게 가르보


목공예 공방.

분위기 묘한 음악카페 였다.


드디어 카페 넨네코에 도착. 작년에도 왔던 곳이지만 변함없이 정신없는 고양이 천지. 그때는 고양이 한마리가 간판 위에 앉아 나를 반겨줬었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환호하는 두사람 대문 사진을 마구 찍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있는 고양이들은 이 가게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아니라 다들 야생고양이다. 그래서 고양이가 있는 날도 없는 날도 있다고 한다. 자기들 맘대로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하는 것이다. 작년에 왔을때는 한마리가 있었는데 오늘은 세마리나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손님이 와도 자리를 비켜줄 생각을 절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고양이를 피해서 알아서 앉아야 한다.



안쪽에 테이블이 3개 정도 있는 작은 가게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다른 손님이 없어서 아무 자리에나 앉을 수 있었다. 안쪽의 제일 귀여운 자리로 가서 고양이 엉덩이를 피해 조심해서 앉았다. 고양이가 슥 하고 다른 자리로 가버린다. 고양이가 앉았던 자리라 그런지 바닥이 따뜻하다. 땡슈~~


화장실이 또 예술. 고양이 주의라는 간판이 달려있다.

손을 씻을 수 없는 세면대. (실제로는 바깥에 있다)

온 천지에 고양이...


이집의 명물인 냥카레를 주문. 냥카레 3개에 디저트 세트를 주문했다. 냥카레는 카레에 고양이 모양의 밥이 얹어져 나오는 건데 자기가 원하는 모양의 고양이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점박이 고양이 검은 고양이 등등등...

고양이 디저트 세트. 말차,고양이쿠키,단팥죽등이 세트로 나온다.


밥을 먹고 한참을 고양이로 넘치는 카페에서 뒹굴거리다가 이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S여사는 어찌됐던 온천을 하고 싶다고 해서 오다이바에 있는 오에도 온천을 가기로 결정했다. 시나가와역에서 7시에 출발하는 셔틀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타고 가기로 결정. 닛포리는 이정도 돌아보는 걸로 만족하고 오에도 온천으로 출발했다.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작년에 내가 처음 닛포리에 도착해서 걸어 올라 왔던 묘지가 있는 가로수길이 나온다. 몰랐는데 벗꽃길이었다.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벚꽃이 만발한 길이었을 터. 아쉬움을 남기고 닛포리 역으로..

닛포리역.



시나가와 역에서 내려 셔틀타는 곳으로 갔다. 사람이 전혀 다닐 것 같지 않는 길에 몇대의 셔틀을 타는 정류소가 있고 그 중 하나가 오에도 온천행 셔틀이다. 7시 정시가 되자 셔틀이 도착. 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30분 정도 차안에서 골아떨어지다 일어나니 어느새 오에도 온천 앞.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로비에 사람들이 북적댄다. 신발장에 신을 넣고 있는데 어디선가 '한국분은 이쪽으로 오세요' 하는 말이 들린다. [한국인 접수대]라는 표시가 있는 곳에서 어떤 여자분이 접수를 받고 있었다. 원래 오후6시 이후 입장인 경우는 야간 요금을 받는데 1980엔 정도이다. 한국인 접수대에서 접수를 하면 1700엔으로 깍아주었다. 돈을 내면 로커 열쇠를 준다. 이 열쇠는 오에도 온천 내에서 패스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따로 돈을 안가지고 다녀도 자판기 부터 가게에서 밥을 먹을때도 다 열쇠 하나로 계산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던간 돈을 아껴서 재수~ 라고 하고 유타카를 나눠주는 접수대로 갔다. 열쇠를 보여주니 자신이 원하는 유타카로 고르라고 한다. 멋진 무사가 그려진 걸 골랐는데 알고보니 내가 고른 것은 남자 유타카였다. (왠지 안에 끈이 없었다)


여자 탈의실로 가서 어찌 어찌 힘들게 유타카를 입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에도시대 마을을 재연한 시장통같은 느낌의 공간이 나온다. 여기에 선물가게나 식당 같은게 모여 있었다. 한명은 노천에서 족욕을 즐기는 곳으로 가서 쉬고 있고 S여사랑 둘이서는 실내탕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조금 큰 사우나 느낌의 탕에 여러가지 종류의 탕이 있고 작은 노천탕도 있었다. 날씨가 그리 춥지도 않고 물은 그리 뜨겁지 않아서 별로 노천온천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S여사는 찜질방의 달인이었기에 이리 저리 목욕하는 방법등을 전수받으며 즐겁게 탕을 즐겼다. 1시간 정도 실내탕에서 놀다가 밖에 있는 족욕탕으로 가 나머지 한명을 만나 잠시간 또 족욕을 즐겼다. 10시에 시나가와로 나가는 마지막 셔틀을 타야 해서 부랴 부랴 옷을 갈아 입고 나갔다.


노천에 있는 족욕탕.

식당가.

족욕탕으로 가는 길.


셔틀에 몸을 싣고 다시 꾸벅 꾸벅 졸다가 시나가와 역에 도착. 아까 셔틀 시간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그냥 나왔기 때문에 시나가와 역 근처의 식당가를 돌며 문연곳을 찾았으나 대부분 11시에 문을 닫는 것이었다. 한 30분을 헤메다가 거의 포기할 즈음  역 광장 근처에 요시노야를 발견. 구세주를 만난 기분으로 요시노야에서 스키야키 세트를 주문해서 배불리 먹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내일이면 떠날 나머지 사람들과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같이 모여 노는 시간을 마련했다. 닛포리에서 사온 만쥬랑 모찌를 풀었다. 새벽3시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이야기하다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내일은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다.



Lomo LC-A / Kodak colorplus 200

2007/04/05 15:58 2007/04/05 15:58
REPLY AND TRACKBACK RSS http://www.comixer.com/blog/rss/response/45
REPLY AND TRACKBACK ATOM http://www.comixer.com/blog/atom/response/45
TRACKBACK ADDRESS
http://www.comixer.com/blog/trackback/45
REPLY RSS http://www.comixer.com/blog/rss/comment/45
REPLY ATOM http://www.comixer.com/blog/atom/comment/45
쭈니군 
wrote at 2007/04/05 17:16
와. 닛포리 분위기 좋네요~

이번에도 화장실에 집중하시는 박군누님 ^^!

'할아버지 이거 먹어도 되는 거예요?'하고 귀엽게 물어보자 <-- 이거 박군누님이 한 말인줄 알고 잠시 '에엥?'했습니다 ㅋㅋ
wrote at 2007/04/05 17:30
'귀여운 꼬마애가 들어와서는..' 이라고 앞에 분명히 썼는데 말이지...-_-
이름 :
비밀번호 :
홈사이트 :
비밀글 :
*1  ... *256  *257  *258  *259  *260  *261  *262  *263  *264  ... *303 
count total 184619, today 51, yesterday 48
rss
I am
전체
공지
여행
만화
미식
영화
잡담
카페
전시&공연
PODCAST
비공개
코믹에세이
달력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