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내려다 본 오오사키 모습


맑게 개인 날씨. 오늘은 사람들과 같이 책을 사러 돌아다니기로 했다. 다들 자료 구입을 위해 작정하고 온 사람들이라 책방 위주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작년 도쿄 여행때 돌아봤던 곳을 다시 도는 코스여서 개인적으론 좀 아쉽긴 했으나 중간 중간 그때 미처 가지 못한 곳을 같이 돌아볼 생각으로 일단 처음 목적지인 짐보초로 출발.

고서점거리인 진보쵸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영화 '카페 뤼미에르'의 무대이기도 하다. 작년의 도쿄 여행의 테마였던 '카페 뤼미에르를 따라 떠나는 여행'에 걸맞게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돌아보던 때가 생각난다. 이번엔 책 구입을 목적으로 가는 것이니 만큼 그림책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돌기로 했다. 우선 오차노미즈 역에 내려서 진보쵸 고서점가로 걸어 내려갔다. 우선 먼저 들린 곳은 북하우스 진보쵸. 개인적으로 돌아볼 사람들과 2시에 교차로에 있는 키무라야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북하우스 진보쵸는 그림책전문 서점으로 1층은 일서 2층은 양서로 구분되어 있다. 서점 가운데에는 아이들이 책을 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책을 읽어주는 곰(곰의 앞에 책을 꽂으면 음성으로 읽어준다)이랑 애니메이션으로 즐기는 그림책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번에 왔을때는 고미타로의 그림책이었는데 이번엔 초신타의 '구두가 된 사자'가 전시되고 있었다.

같이간 S여사(디자인 실장)가 책을 엄청 사고 있었기 때문에 옆에서 책 구경하랴 책 고르는거 도와주랴 하고 있었다. 같이 간 일러스트레이터 한 분이 이이노카즈요시의 '요괴 도감'이라는 책을 찾고 있었다. 작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요괴도감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점원에게 물어 봤으나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 작가의 메인 캐릭터인 양파 대사를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줬더니 금방 알아보고는 책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 있다가 겨우 책을 찾을 수 있었다. 모에 과월호가 있길래 한 권 구입. 과월호지만 정가대로 받더라..





계속 같이 책을 찾고 있기도 심심하고 해서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영화팜플렛 전문 서점으로 갔다. 작년에 아사노 타다노부 출연작 팜플렛을 샀던 곳이다. 이번에도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엉덩이 처녀'의 팜플렛이 있었으나 3000엔이라는 거금이라. 살짝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으으..아깝)
서점안에는 과월호의 잡지등도 같이 팔고 있었는데 짐보쵸 거리를  소개한 [도쿄인]을 몇권 구입했다. 영화 전문서점인줄만 알았는데 취향의 잡지 과월호가 꽤 충실한 서점이다.





바로 옆에는 그림책 전문 고서점인 미와서방이 있는 [간다 고서센터]가 있다. 층마다 다른 서점들이 들어 있는데 2층에는 만화전문 서점도 있어 실험만화잡지 [가로]의 과월호가 충실한 서점이다. 이번엔 별달리 살게 없었다. 미와서방에 간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정신없이 책을 찾고 있었다. 뭐가 있을까 싶은 책더미속에서 이런 저런 보물들을 찾아 내는 모습이다. 역시 취향의 책을 찾는 데는 다들 더듬이가 발달한 모양. 나는 모에 과월호 몇권을 구입했다.

간다 고서센터





중간에 있는 고서점 중 하나에 다케히사 유메지의 책을 전시하는 서점이 있었다. '쇼와'와 '다이쇼' 시대의 소설 삽화및 표지로 유명한 시인이며 화가인데 그 당시 유메지가 담당한 표지가 실린 책 원본을 전시하고 있었다. 책 한권에 무려 3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책들이 유리 케이스의 진열장 안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정말 눈이 돌아갈 정도로 아름다운 책들이다. 전시된 책들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흥분되는 곳. 이곳은 고가의 고서적 중심의 서점인 모양으로 곳곳에 유명 화가및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이 사용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살 수는 없을 정도로 비싼 책들이라 잠시 둘러본 것이었지만 정말 눈보신을 하고 나왔다는 느낌.



진열장 속에 있는 책들이 유메지의 일러스트가 실린 책들. 제일 비싼건 500이상짜리도 있었음.




다른 사람들은 미와 서방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모양이고 나는 다시 다른 서점으로 들어갔다. 신간서적을 파는 서점인데 인문 서적 중심의 서고 중에 그림책 코너가 있었다. 초신타의 회고 기간인지 곳곳에 초신타 관련 책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를 주제로 한 대담이 실린 무크지 등을 몇권 구입했다. 그리 많진 않지만 내실있는 알찬 셀렉션이 맘에 드는 서점이다





2시에 키무라야 앞에서 다시 모인 사람들. 점심을 먹으러 근처의 오오도야에 갔다. 일본식 정식 체인점인데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패스트푸드가 아닌 바로 직접 만들어 나오는 가정식 음식이 꽤 실속있는 식당이다. 좋아하는 햄버거 정식을 시켰다. 다들 배가 고팠는데 허겁 지겁 먹어 치운다. 나는 양이 딱 맞다고 생각했는데 남자들이 많아서인지 다들 역시 밥이 부족한 모양이다.



식사후에  커피나 한잔 할 요량으로 '카페 뤼미에르'의 무대였던 [카페 에리카]로 가보기로 했다. 영화속에서 여주인공이 자주 찾던 카페로 나온다. 작년에 이곳을 찾고 어찌나 기뻤던지. 하지만 내가 찾았던 바로 얼마전에 카페의 마스터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가게 문앞에 휴점을 알리는 종이가 붙어 있던 모습에 얼마나 상심했는지 모른다. 조금만 더 일찍 찾아 왔더라면 하는 후회가 밀려 왔었지.
5개월만에 다시 찾았는데 이번에는 다시 열었을까 두근 거리는 마음에 에리카로 향했지만 역시나 가게앞엔 종이가 붙어 있었다. 마스터가 없는 가게는 더이상 [에리카]로 남지 못하는 것인가. 아쉽다.

에리카로 가는 길에 카루타 전문 가게가 있다. 카루타는 일본식 카드놀이의 하나 인데 카드에 적힌 글과 맞는 내용의 그림 카드를 찾는 게임이다. 이 가게는 카루타 이외에도 여러가지 게임용카드를 팔고 있는데 그중에는 화투도 있었다. 화려한 그림이 아름다운 여러가지 모양의 종이로 만든 화투나 나무판에 그린 화투등 고급스런 화투가 있어서 선물로 괜찮아 보인다. 같이간 일러스트레이터들 중 한명이 선물용으로 화투를 구입했다. 가격은 좀 센편이지만 소장 가치가 있어 보이는 물건들로 가득.


에리카에 못간게 아쉬워 다른 곳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잡화점인 [Amulet]으로 안내를 했다. 이곳도 지난 도쿄 여행때 들렀던 곳으로 동구권 중고 그림책이나 디자이너 수제 잡화등을 파는 예쁜 가게다. 골목 구석에 있기 때문에 그리 찾기 쉽진 않은 곳이지만 입구부터가 아기 자기한 곳. 2층은 카페인데 지난번에 들렀을때는 전시회 준비로 닫혀있어 못갔는데 이번엔 또 잡지 촬영때문에 2층을 쓰지 못한다고 한다. 커피 마시는 건 포기. 개인 출판으로 찍어내는 무크지가 있어서 한권 구입했다.


잡화점 Amulet




일단 시간도 늦고 해서 이동을 하기로 했다. 오모테산도에 있는 유명한 그림책 전문 서점인 [크레용 하우스]로 향했다. 진보쵸에서 도쿄 메트로 선으로 갈아타면 금방 도착한다. 오모테산도 역에서 3분정도 거리에 있는 [크레용하우스]는 그림책 콜렉션도 상당하지만 4층 건물 전체를 여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지하1층은 유기농 야채가게및 카페테리아 1층은 그림책 서점 2층은 유아용품점 3층은 여성전문 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들 정신없이 책을 고르고 있는 동안 피곤해진 나는 그림책 몇권을 골라 계산하고는 서점 안에 있는 테라스 석에 앉아 일기를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종일 책만 고르다 보니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커피한잔 하면서 식사나 할겸 근처에 있는 A to z 카페로 갔다. 나라 요시토모가 디자인하고 운영을 하는 듯한 느낌의 카페로 지난 도쿄여행때 일부러 찾아갔던 곳이다. 카페 전체가 나라 요시토모의 전시회장 느낌으로 꾸며져 있고 카페 한가운데 예의 그 작업실방이 꾸며져 있다. 식사도 꽤 충실해서 여러종류의 메뉴가 있다. 카페라테 한잔을 마시고는 다른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있을 동안 난 근처에 있는 아오야마 북센터를 들러보기로 했다.




아오야마 북센터는 A to Z에서 나와 큰길을 건너서 조금만 걸으면 있는 곳으로 내가 가본 서점 중 가장 예술관련 셀렉션이 좋은 서점이었다. 매장 크기도 크거니와 예술관련 서적과 외서의 구비가 상당했고 그 종류의 방대함과 특이함이 맘에 들었다. 개인 출판에 의한 소량 출판 서적이나 리플렛등도 꽤 많이 보이고 잡지등도 개성있는 분류로 구비되어 있었다. 책의 파도에 정신없이 빠져 바구니 가득히 책을 골랐다.

서점 중간에 길다란 벽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러스트레이터 [100% Orange]의 [부타베이커리]신간 발매 기념 원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사인이 된 책으로 하나 구입. 그 반대편 벽에도 [Illustration Book Pro] 발매 기념 일러스트레이션 원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서고 사이의 복도도 넓어 움직이기도 좋고 밝고 깨끗한 서점이 꽤 맘에 든다. 서점 밖에는 테라스가 있어서 잠시 다리를 쉬어갈 수 있어 좋았다. 만화 코너가 작은게 흠.





멋진 책들을 많이 구입해서 뿌듯한 마음으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AtoZ로 돌아갔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골목을 구경했다.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차림새도 그렇고 숍의 스타일도 그렇고 청담동 느낌을 자아내는 곳이다.




큰길에 있는 거대한 케잌가게가 있어서 쇼윈도우를 구경하다가 그만 들어가서 한조각이라도 먹어보기로 했다. 이 가게에서 파는 모든 케잌은 과일이 듬뿍 얹어진 크림치즈타르트 였는데 한조각에 7000원 정도로 상당히 비싼 곳이었다.(그럼 한판엔 도대체 얼마란 소리?) 7명이서 딱 두조각만 시켜서 먹자고 하고 들어갔다. 케잌조각도 상당히 작았는데 그래도 위에 올려진 딸기와 블랙베리는 정말로 싱싱하고 맛있었다. 그래도 넘 비싸.




입맛만 다시고 가게를 나와서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러 어딜 갈까 하다가 내가 나카메구로를 추천했다. 작년에 갔을때 늦게 까지 여는 카페가 많고 나카메구로 가운데를 지나는 수로 변에 디자인 샵이나 개성있는 가게들이 많았고 벚나무가 예뻤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에 갔던 Cowbooks를 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늦게 움직인 바람에 결국 나카메구로에 도착하니 벌써 9시가 넘은 시각. 다들 배가 상당히 고팠던 모양이다. 나카메구로에 있는 고가구 전문점 Graphic Buro-still 이 문닫기 전에 가보고 싶어 그곳을 먼저 들렀다. 중고 디자인 가구및 디자인 서적및 그림책도 전시하고 있는 가게로 잡지책에 소개된 후 와보고 싶던 곳이다.


Cowbooks를 찾아 갔으나 이미 문을 닫은 상태. 사람들은 극도로 배가 고파서 다른 가게를 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 모양이라 식당을 우선 찾기로 했다. 도로 변에 시골음식 전문 식당 이라고 적힌 가게가 있어 들어가봤다. 동네 아저씨들이 카운터 석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분위기의 가게였다. 식사가 되냐고 하니 아주머니가 흔쾌히 식사 가능하다며 자리를 마련해 준다.

구운생선정식과 생선찜정식 그리고 회정식등을 시겼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는 걸 알고 일부러 사온 김치까지 내주는 정성을 보인다. 자신들이 여기서 37년간 식당을 해왔지만 김치를 반찬으로 낸 건 이번이 처음이란다. 주인 아저씨는 한국을 7번이나 다녀왔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며 [저는 일본 사람입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카운터에 앉은 술취한 할아버지들이 우리더러 벚꽃 축제하면 꼭 놀러오라며 알아듣기 힘든 이상한 동네 사투리를 마구 써가며 술주정을 했다.

밥은 꽤 맛있었고 반찬도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생맥주를 시켰는데 술안주가 딸려 나왔다. 나중에 계산할때 안거지만 술을 시키면 나오는 안주는 값을 따로 받으며 그건 술시키면 반드시 나오는 것이기 대문에 모르는 사람은 술값이 더나온걸로 오해할 수 있단다. 공기밥 추가한 것 까지 다 돈을 받는 걸 보면 역시 일본이구나 싶기도 했지만 주인 내외가 잘해주셨기에 다 이해하고 넘어 갔다. 가게 앞에서 서있었더니 아주머니가 단체 사진을 찍어주었다. (흔들리긴 했지만)



식사를 하고 나니 다들 좀 살것 같은 모양. 이미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다른 곳은 가지 못하고 지하철쪽으로 움직이다가 북오프에 들렀다. 역시나 그림책 코너에서 다들 열심히 책을 찾고 나는 만화 코너에서 몇권을 골랐다. 원래는 카페에 들러 한 잔 할 생각이었는데 막차 시간이 걱정되어 그냥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메구로 환승역.


다들 아쉬운 마음에 숙소근처의 편의점에서 술이랑 과자등을 사서 호텔 앞 분수대에서 앉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난 푸딩으로 입가심. 밀크티맛 푸딩을 골랐는데 맛있었다. 밤바람이 조금 싸늘하다. 봄이라지만 벚꽃도 아직이고 서늘한 밤. 술과 이야기로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내일을 각자 돌아보기로 했다. 피곤하지만 일기를 쓰고 자야 할텐데...



Lomo LC-A / Kodak Colorplus 200
2007/04/01 23:55 2007/04/01 23:55
REPLY AND TRACKBACK RSS http://www.comixer.com/blog/rss/response/41
REPLY AND TRACKBACK ATOM http://www.comixer.com/blog/atom/response/41
TRACKBACK ADDRESS
http://www.comixer.com/blog/trackback/41
REPLY RSS http://www.comixer.com/blog/rss/comment/41
REPLY ATOM http://www.comixer.com/blog/atom/comment/41
쭈니군 
wrote at 2007/04/02 03:19
와아... 완전히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난 하루였군요.. ^^ 간다 고서점에 대한 정보는 5월에 잘 쓰겠습니담 --;;;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이름 :
비밀번호 :
홈사이트 :
비밀글 :
*1  ... *272  *273  *274  *275  *276  *277  *278  *279  *280  ... *315 
rss
I am
전체
공지
여행
만화
미식
영화
잡담
카페
전시&공연
PODCAST
비공개
코믹에세이
달력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