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1.27 / 제8회 CGV 일본영화제 / 용산 CGV / 오후 8시30분 / 7관
제목이 너무 어려워 선뜻 고르게 되지 않던 영화인데 영화 스틸사진이랑 내용을 보니 흥미가 생겨서 보기로 결정했다. 요즘 이런 좀 무겁고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이 고팠던 탓이다. 원작이 유명 SF소설이라는 점에서 내용면에서 궁금하기도 했고.
[마르두크 스크램블]은 제24회 일본SF 대상을 받은 우부카타 토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 애니메이션 회사 곤조그룹의 15주년 기념작품이다. 2005년에 애니메이션화 결정이 되어 제작에 들어갔으나 2006년 제작중지되어 우여곡절 끝에 우선 12세 관람가로 2010년에 개봉했다고 한다. 2011년 8월에 하드한 묘사와 미공개 장면등을 추가해 18금으로 완전판이 공개되었다.
캐릭터 디자인을 [청의6호] 등으로 유명한 무라타 렌지가 담당하였고 수년만에 스크린 에 복귀한 하야시바라 메구미가 주인공 바롯역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다. (일본쪽 블로그 참고)
[압축/연소/배기]라는 제목의 총3편 중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한 작품은 압축과 연소 두편이다. 2편은 2011년 10월에 3편은 2012년 공개예정이라고 한다.
제목이 그냥 [마르두크 스크램블]이라고만 되어 있어서 둘 중 어떤편을 상영하나 하고 궁금했는데 두편 다 한꺼번에 상영하는 것이었다. 1편당 70분이니 총 상영시간이 140분이나 된다. 중간에 1분정도의 인터미션이 주어지고 상영이 이어졌다. 내용상으로 다음 편이 궁금해서 미칠즈음에 딱딱 끝나니 이어보지 않으면 안될 작품이기도 했다. 1편도 그랬는데 2편도 딱 사람이 조마 조마하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교묘하게 끊더라.
영화는 생각이상으로 재밌었다. 우선 사이버펑크적 세계관이라던지 그에 반하는 조밀 조밀한 설정이 독특했달까 신선했다. 많이 보던 이야기인데도 뭔가 좀 다르다. 꽤 복잡한 이야기인데 설명이 난잡한 느낌은 별로 없다. 흐름대로 제대로만 잘 따라가면 무리없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물론 사람따라 복잡해할만한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내 경우엔 그랬다는 것) 원작자가 각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하더니 많이 신경을 쓴 것이 느껴진다. SF적인 설정에 잔혹한 묘사가 좀 많은 편이고 꽤 성적으로 난한 표현이 많을 이야기인데 그 부분만은 스틸정도로 분위기만 내는 식으로 처리한 부분이 맘에 들었다. 원작은 성과 폭력이 좀 지나친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데 원작을 안봐서 얼마만큼의 영화적 가감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폭력의 면에선 나로선 별 문제가 없었고 성적인 부분도 아주 깔끔한 처리를 했다고 본다. 이게 과연 일본에서도 18금이었나 조금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번 영화제도 티켓 구입할때는 18금이긴 했지만 내용만 봐선 18금 완전판을 상영한 건지 12세 이상 버전을 상영한건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 재밌는 부분은 우프코프라는 쥐의 등장인데 이렇게 멋진 쥐 캐릭터는 본적이 없다. 사랑스러우면서 멋지다. 주인공인 바롯이 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도 이해가 될 정도다. 음 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가장 간단한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여전사와 남전사가 쥐 한마리를 놓고 벌이는 치정싸움 정도가 되겠다.
SF적인 재미와 사람을 쥐었다 폈다하는 감정놀이등이 아주 능숙한 작품이다. 격정적인 감정 표현에 대한 설정이나 프로페셔널 상황 설명들의 묘사가 적절이 녹아있는게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림이나 배경등의 완성도도 높아서 보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여자 주인공이 영화 내내 거의 벗고 등장하는데 별로 야해보이지 않는 것도 좀 특이한 부분이다.
여튼 개인적으론 참 재밌게 본 작품이다. 3편이 나오면 쭉 연결해서 보고 싶다. 상황적으로 한편 한편 꽤 힘들게 뽑아내는 것 같지만.
마르두크 스크램블 일본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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