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러진화살 / 2012.1.11 / 시사회 / 청량리 롯데시네마 / 오후 8시 /
작년 부산영화제때 이 영화를 상영했었는데 그 땐 딱히 땡기지 않아서 예매 목록에 넣지를 않았었다. 그 후 개봉 즈음해서 시사회를 시작하면서 트윗에서 이 영화가 많이 언급이 되었고 평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영화 자체의 내용도 그렇지만 여론이 사법부에 많은 반감을 가지고 있는 때라 시기를 잘 타고 개봉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과 같이 시사회를 보고 나오는데 영화판 일을 좀 해본 친구가 '미술이 5명에 분장이 2명이라니!! 완전 저예산인 모양이야, 개고생 했겠어!' 라며 크레딧을 다 보고 나오는데 그런 소리를 했다. 예산이 5억이었다는 이야기는 다음날 시사회리뷰를 보고 알았다. 정지영감독이 연출겸 제작이었으니 이 영화를 찍기위해 영화사까지 만들었나보다 이런 내용의 영화에 섯불리 나서는 투자자가 없었겠지. 그 정도로 대 놓고 사법부를 까는 영화였다.
원래 신문도 잘 읽지않고 집에 TV도 없고 시사엔 관심이 없던 인간이라 석궁테러(?)사건을 전부터 알았던 건 아니다. 요즘에는 트윗을 신문대신 보고 있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사건의 제목과 내용을 들으면 자기 재판 결과가 맘에 안들어 석궁 들고 난리친 꼴통 교수이야기로 밖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노무 쓰레기 같은 사법부 라는 말이 안나올 수가 없다. 우리가 늘 조중동에 당해왔듯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같은 사건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묘사를 하는 가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싶다.
다른 건 없다. 이 영화를 보는 동안 판사와 검사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면 진짜 울화통이 치밀고 스크린에 대고 삿대질을 하며 쌍욕을 하고 싶어진다. 그걸 참고 있자니 몸에 사리가 쌓일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안성기가 분하는 교수와 박원상이 연기하는 변호사가 우리 대신 쏟아내주는 촌철살인의 변론을 들으면 뚜러펑으로 뚤린 변기 내려가는 소리가 들릴정도다. 영화보다 박수를 치고 싶었다. 이 영화의 묘미는 나를 대신해서 판사에게 대 놓고 옳은 소리 해주는 인물을 보는 재미일 것이다. 물론 지금의 현실에서 보듯 그 끝이 언제나 해피엔딩은 아닐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며 끝까지 우울하게만 만들진 않는다.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와 개그콘서트를 능가하는 법정씬을 보며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특별 출연이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게 하는 이경영과 문성근의 연기, 지금까지 맡은 연기 중 가장 자연스러운 배역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의 안성기, 그리고 왜 이런 배우가 아직 주연을 못했었나 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박원상. 과감히 나머지를 버리고 집중할 곳에 집중하는 영화라서 살아난 듯 하다.
영화의 만듦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여론의 관심의 핵이 되어 주길 바란다. 일단 재밌으니 다들 한 번 보고 떠들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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