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5 / 연극 돈키호테 / 명동 예술극장 / 4시

명동 예술극장 앞 광장. 오랜만에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

연극 상영 전 돈키호테의 무대. 극장이 그리 크지 않고 아담한 것이 분위기가 괜찮았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매일 방콕하다가 꼭 이런 날 외출할 일이 생긴다. 친구가 무료 관람 이벤트에 당첨되어 운좋게 얻어보게 된 연극 [돈키호테] 덕분에 새로 리뉴얼한 명동 예술극장에도 가보게 되었다.
돈키호테를 제대로 읽었는지도 가물할 정도로 내용이 기억이 안나지만 요즘 스터디로 '명작읽기'를 하고 있는터라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해서 한 번 연극으로도 보고 싶었다. 관객층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중,장년층이 많았고 나와 내친구는 관객치곤 젊은 축에 속했다. 돈키호테는 더블 캐스팅인데 오늘은 탤런트 [이순재]씨가 출연하는 날이었다. TV속 그의 연기를 좋아했기에 연극도 기대를 해봤다.
흠..본 소감을 말하자면 솔직히 말해서 이순재씨의 목소리는 연극에는 어울리지 않는 발성이었다. 원래 고음을 내면 좀 가래끓는듯한 소리가 나긴 하지만 육성으로 크게 외쳐야하는 연극에서는 치명적이었다. 소리를 지르면 음이 뭉개져서 말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배우 본인도 의식을 한 탓인지 TV에서만큼 자연스런 연기가 나오지 않는듯한 모습이었다. 돈키호테의 출연 분량보다는 다른 캐릭터들의 출연이 많아서 그다지 부담스럽진 않았지만 연극의 주연인 돈키호테의 임팩트가 그만큼 약하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었다. 원래 돈키호테는 쉰살 안팍의 나이라고 하지만 늙고 노망든 기사 돈키호테 라는 쪽으로 해석하자면 그 느낌엔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고 생각한다.
조연 중 눈에띄는 인물은 카데니오 역의 배우 '김영민'이었다. 이순재씨만 탤런트 출신인줄 알았는데 두 명이나 무대에 오른 건 의외였다. (알고보니 원래가 연극 출신) 그리고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쳐주었다. 무엇보다 대사 전달력이 좋았고 절절한 눈물연기까지. 마스크가 뚜렷해서 눈에도 잘 띄어 무대에 오르자 마자 바로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의 라이벌인 정명환 역으로 나왔을때의 인상 그대로 극적인 굵은 연기가 어울리는 배우였다.
정통 연극이라기 보다 뮤지컬 테이스트가 가미된 조금 변형된 스타일로, 생각보다는 민숭민숭한 전개가 좀 아쉬웠다. 좀 더 재미를 주거나 아예 진지한 정극으로 가던지해서 임팩트를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권선징악의 교훈적 연극으로 끝나버려 어린애들이 볼 연극처럼 끝나버린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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