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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쪽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603번 버스에 올랐다. 반갑게 인사를 하는 아저씨에게 나도 간단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버스 안엔 흘러간 80년대 가요가 흐르고 있었는데 라디오는 아닌 것 같고 음악과 함께 뭔가 멘트 소리가 간간히 들린다.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흘러간 옛 노래들을 듣고 있습니다'

운전기사분이 직접 DJ를 하시는 버스였다. 그러고 보니 기사님 의자 뒷 유리에 [신청곡 받습니다] 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운전중에 어떻게 신청곡을 받는지 참으로 궁금했으나 그렇다고 신청을 해볼 수도  없고 (^^) 여튼 내 기억에도 남아 있는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들려오고 곧 곡이 바뀐다.

'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이 곡은 39년전에 나온 곡인데 제가 처음 이곡을 들은건 빵집에서 였지요. 그때 들으면서도 참 좋은 곡이구나 하고...'

기사님의 능숙한 멘트가 들려오며 간간히 정류장에 도착할 즈음엔 직접 정류소명을 알려주셨다. 예전에 DJ를 하는게 꿈이었다던가? 원고를 보고 읽는 것도 아닌데 멘트가 술술술 잘도 나온다.
신촌 로타리에서 어떤 여자 승객이 차에 오르자

'아가씨도 손 좀 흔들어 줘요' 하며 차에 오르는 친구를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드는 친구의 모습을 가리킨다.

'누군가 자신을 기다려주고 배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죠'

신촌 현대 백화점 정류장에 다가갈 즘에는

'요즘 날씨가 춥습니다. 여자 승객분들 몸매 걱정 하느라 춥게 입지 마시고 내복 꼭 챙겨 입으세요. 따뜻한게 제일입니다'

노래를 틀며 간간히 세상사는 이야기나 가사에 관계된 이야기를 조곤 조곤 하시는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이런 작은 헤프닝같은 일에도 잠시 웃을 수 있는 것도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앗, 곡을 틀다가 깜빡 5시 뉴스를 놓칠 뻔 했네요. 뉴스 듣고 다시 가겠습니다'

홍대에 도착할 즈음엔 연평도 사건 관련 뉴스가 흐르는 라디오 채널로 바뀌어 있었다.
늘 고정된 정류장 멘트를 거부(?)하고 스스로 마이크를 잡고 매일의 운전을 즐기며 일하시는 버스 기사님.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





2010/11/26 17:48 2010/11/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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