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항구에서 배를 타고 15분이면 오기시마에 도착한다. 내리고서야 말린다고 앞 좌석에 걸쳐놨던 수건을 놓고 내린 걸 알았다. 졸다가 정신없이 내리느라 챙기지 못한 것이다. 수건의 존재는 빨간 호박앞에서 들고 찍었던 사진 속에서 밖에 남지 않았다. 아쉽...

오기시마로 가는 배를 기다리며
선착장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화재로 전소된 건물의 흔적이 보였다. 불탄 자국마저 예술작품 처럼 보인다. 화재로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며 멋진 디자인의 인포메이션 건물로 들어갔다.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이다.

오기시마 항구 도착


서쪽을 바라 보고 있는 오기시마의 집들

화재로 불탄 흔적

작품번호 43번 [오기시마의 혼- Jaume Plensa / Spain]


인포메이션에서 간단한 오기시마 작품 위치가 실린 지도를 한 장 얻었다. 한쪽에는 오기시마의 추천 관람 코스가 적혀있었다. 1~2시간 정도로 짧게 투어를 할 사람을 위한 코스와 3시간 이상 들여 전체를 다 꼼꼼히 보는 코스로 나뉘어 있었다. 돌아가는 배 시간이 촉박해 고작 2시간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기에 단축 코스로 돌기로 한다. 마지막날 한 번 더 제대로 돌 예정이기도 하고.

예술제 관람 코스의 시작


작품번호 51 : ONBA Factory

온바는 유모차를 뜻하는 말로 언덕과 좁은 길이 많은 오기시마에선 유모차(손수레인모양)를 이용해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일이 많은 모양이다. 그것에 착안하여 만든 것이 온바 팩토리로 오기시마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온바(유모차)를 수리하거나 칠을해서 작품화 한 것을 전시하고 있었다.


온바 팩토리에는 여러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었는데 그중 한명의 전시물

밀면 각 부위가 움직이며 앞으로 나가는 수레.





배 모양의 유모차


카페도 있어 차도 마실 수 있었다.


여기가 공장 한켠






작업실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게 해놨다.

각종 손수레가 모여있는 창고

참여 작가들 이름



가정집을 그대로 전시장으로 쓰고 있었다.

작품번호 58번 : 벽화 프로젝트 - 마카베 리쿠지. 섬 곳곳의 골목 코너를 돌면 벽화가 나타나도록 한 설치작품. 여러군데 돌연 나타나는 재미가 있음.



작품번호 52번 : 부채살의 집 - 니시보리 다카시. 가가와현의 전통 수공예품의 하나인 부채. 그 부채의 대나무살만을 이용해 구멍가게였던 집의 공간을 부채살로 채운 설치미술. 부채살과 창밖으로 보이는 바닷가 풍경이 정취가 있다.


이렇게 모여 있으니 부채살이 부채살로 안보이고 하나의 패턴 같다.



작품번호 56번 : 오르간 - 다니구치 토모코. 미로같이 얽혀있는 오기시마의 골목길에 파이프를 설치하여 바람에 의한 하모니카음이 들리거나 한다. 섬 곳곳에 이어져 있어서 파이프를 따라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긴 상점이었던 가게에다 설치된 파이프. 입구에다 대고 주인을 부르면 누가 나올 듯 하다.





망원경

가정집에 설치된 작품. 예술가가 한건지 집 주인이 한 건지 모르겠음.

여기도 파이프가 삐죽

저기도 삐죽

작품번호 54 : 비의 골목길 - 타니야마 쿄코. 대야나 냄비등에 물을 받았다가 뿌림으로서 맑은 날에도 비오는 풍경을 연출한 작품. 옛날 오기시마는 물이 부족할 시기에 산위에다 우물까지 물을 뜨러 가야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에만 연출되는 것이었는데 직접 보진 못했다.

작품번호 53번 : Wall Work 5 - James Darling & Lesley Forwood / Australia. 꽤 멀리 떨어져 있던 작품이었는데 살짝 허망했다. 이거 보느라 시간 다 잡아 먹었당..

신의 무물이라는 우물인데 삽화가 재밌어서 한 컷.

아까 그 망원경


들여다 보면 시가 적혀있다.

이 작품도 정해진 시간이되면 뭔가 소리가 나는 모양인데 결국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드림 카페. 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전망 테라스

작품번호 46번이 전시된 전시장 입구의 설치물. 천으로 만들어져있었다.

작품번호 46번 : 추억의 구슬이 모여있는 집 - 가와시마 타케시 & 드림 프렌즈. 신문이나 잡지, 플라이어 포장지 등으로 구체의 오브제를 만들었다. 오기시마의 각 가정에서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편지나 일기 등 추억이 담긴 종이를 가지고 주민이 직접 [추억의 구슬]을 만들어 집의 현관이나 문, 복도 등에 전시하는 작업을 했다. 관람하는 사람들도 만들어 둘 수 있어서 시간이 갈 수록 점점 그 숫자가 늘어가는 전시라고 함.









바다를 보며 차 한 잔 하고 싶었것만..시간이 없어서 못했다.

쓰레기 분리 수거에 동참합시다~


작품번호 55번 : 바다와 하늘과 돌제단의 길 - 나카이 나카니시. 건축가인 나카니시씨와 정원사인 나카이씨 콤비가 오기시마의 풍경을 재발견 하게끔 만든 전시. 양쪽이 돌벽으로 된 골목을 이용해 이 섬 특유의 바다가 보이는 협곡에 집이 있는 모양새를 1/8 사이즈로 축소해서 또다른 작은 세상을 만들어 냈다.





작품번호 47 : 소리의 풍경 - 마츠모토 아키노리 - 옛날 마굿간이었던 건물을 이용해 그 안에 깃털과 방울을 이용한 설치물을 전시해놨다. 바람에 의해선지 뭔지 모르나 갑자기 깃털 중 하나가 바르르 떨리며 방울이 울리고 그러다 다른쪽에서 또 울리고가 반복된다. 폐가 같은 분위기 속에 살짝 무섭기까지 하지만 계속 보고 있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되는 대로 빨리 보긴 했으나 몇 군데는 가보지 못한 채 5시 배를 타고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다. 오기시마의 항구는 정 서향이라 배를 타러 항구쪽으로 내려가니 석양이 바로 내비치고 있었다. 오기시마의 산에 몰려 있는 집들이 정확하게 서쪽을 향해 모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니 섬을 더 떠나기 아쉬워졌다. 배가 좀 연착이 되는 모양이라 근처 자판기에서 밀크티를 하나 뽑아 마시며 배를 기다렸다.




인포메이션 내부.

작품번호 45 : 가라쿠린 - 이무라 다카시. 불에 탔던 전시장 건물 안에 있던 작품을 이쪽으로 옮겨 놨다. 놋쇠와 구리등을 이용해서 움직이는 바다생물을 조형화 했다. 작은 사람모양의 인형이 페달을 움직이고 태엽에 의해 계속 꼬리와 입등이 움직인다. 원래는 생선요리 전문으로 유명한 [엔円]이라는 식당 안에 전시했었는데 그 가게가 타버렸다.


저녁 햇살에 멋지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건물

저녁빛을 받은 오기시마의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완전 정면에서 빛이 다가 오는 느낌이랄까?






불탄 철공소와 식당의 모습

다카마츠로 가는 배가 도착

다시 배를 타고 다카마츠항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저녁거리 사냥을 위해 상점가 초입에 있는 미츠코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으로 가보기로했다. 역시 유명 백화점이라 그런지 음식의 수준이 높다. 초밥 코너에 히츠마부시(나고야식 장어덮밥) 도시락이 있는 걸 발견! 아직 타임세일 전이라 근처 상점가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6시 반쯤 왔더니 다른 초밥들은 다 반액이 붙었는데 아직도 그것만 붙지 않은 상태. 나 말고도 가판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다들 히츠마부시을 한 번 쳐다보고 다른 데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때! 점원이 고양이 걸음으로 가판으로 다가가더니 히츠마부시에다 뭔가를 붙이고 급히 사라지는게 보였다. 얼른 가봤더니 드디어 반액이! 아직 주변 아무도 눈치를 못챈 상태인 듯. 1착으로 가서 장어덮밥(400엔)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일본 아주머니들은 그렇게 대 놓고 기다렸다는듯이 갖고 가는 게 품위없다고 생각하는지 내가 하나 갖고 가고 나서도 (2개가 남아 있었다) 다들 눈치만 보는 상황인듯 했다. 일본 아줌마들 아직 멀었어.. 나 완전 백화점 식품코너 폐점세일에 맛들인 모양이다.
내일 점심용으로 찹쌀과 은행이 들어간 주먹밥과 고급(?)푸딩도 하나 샀다.
득템해서 살짝 들뜬 기분에 호텔까지 걸어 가면서 시민들이 만든 이런 저런 예술제 관련 전시물도 관람하는 여유를 가져본다.

다카마츠 상점가 내부의 전시물

작품번호 3번 : 다카마츠 바다로 부터 온 프로젝트 - 지역 중고등학교나 단체들이 힘을 합해 바다 생물등을 오브제로 만든 작품. 상점가 곳곳에 섳치되어 있어서 찾아 보는 맛이 있다.

다카마츠 중심 상점가인 마루가메마치 상점가와 다른 두곳의 상점가가 만나는 지점. 기노쿠니야 서점과 여러 브랜드 가게들이 모여있다.


군마마치 상점가 입구




우동의 도시 답게 곳곳에 우동 판매점. 꽤 늦게까지 하는 곳도 있다.
호텔로 돌아와서 목욕을 하고 장어덮밥으로 기운을 불어 넣고 푸딩으로 입가심을 한 다음 오늘 하루를 마감했다.
내일은 이누지마와 데지마를 도는 날. 내일 일정도 녹록치 않다.푹 자둬야지.

오늘 득템한 히츠마부시도시락

백화점 푸딩이라 기대했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 작품번호에 덧붙인 설명의 대부분은 공식 가이드북을 참고했음. 개인적 감상도 덧붙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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