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샤워만 해서 인지 몸도 찌부드드하고 명절에 집에도 못내려가고 해서 시간도 남아돌고 해서다.
동네에 커다란 찜질방겸 사우나가 있는데 입욕료는 조금 비싸긴 해도 탕도 넓고 물 온도도 내 취향에 딱 맞고 사람도 적당하게 붐비지 않는 곳이라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이 요즘 부쩍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주로 중국인들..)들이 단체로 들리는 코스가 되버려
찜질방 사용 설명을 듣느라 입구를 꽉 메운 단체 관광객들 모습에 질려 그 이후로는 왠지 가는 걸 꺼리게 되었는데
설 연휴기도 하고 사람이 없겠지 하고 간건데 역시나 내 예상대로 널널하고 좋았다.
간만에 여유있게 입욕을 즐기고 있는데 탕 저편에서 계속 나의 행동의 예의 주시하는 한 분의 아주머니가 있었으니..
내가 이 탕에서 저 탕으로 건너갈 때 마다 나를 뚫어져라 쳐다 보는 것이었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맞는 순간!!
"등 같이 밀지 않을래요?"
허거...그거 였습니까?
하지만 점심을 먹지 않고 탕에 들어 온데다 탕의 온도에 노곤 노곤 파김치가 되어 버린 탓에
남의 등을 밀어줄 기력따윈 남아 있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싫어? 왜 밀지그래?"
"아니..뭐 다음기회에.."
아주머니는 아주 아주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으며 떠나 갔다.
온탕 열탕을 오가며 적당히 잘 불려진 몸을 꺼내(?) 내 자리로 돌아와
별로 남지 않은 힘을 끌어내 열심히 때를 밀고 있는데
어디선가로 부터 후두둑 물줄기가 내 머리통을 겨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아까 그 아주머니가 바로 내 뒤에 앉아 있는게 아닌가..
열심히 샤워기의 물줄기를 온 몸에 뿌리고 계셨는데
그게 딱 내 등과 머리통을 향해서도 날아오고 있었던 것.
뭐 가까이 앉아 있으면 그럴만도 하지...
했지만...그 아주머니가 씼고 나갈 떄 까지 그 물 세례는 계속 되었다.
이거.... 아까의 복수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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