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일본영화제 이틀째.
오늘은 전부터 보고 싶었던 카페 이소베를 봤다. 원제가 쥰킷사 이소베(純喫茶磯辺). 쥰킷사(純喫茶)는 커피를 파는 가게이긴 하지만 카페랑은 조금 다른 의미로 전통이 있고 분위기가 있는 작은 찻집. 주로 어른들이 자주 들리는 어떤 의미에선 우리나라의 [다방]과 비슷하려나? 뭐 다방 보다는 좀 더 순수한 의미의 진짜 커피숍에 가깝지만...
내가 쥰킷사라는 걸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 교토 여행때 였는데 내 취향의 책만 잔뜩 골라 놓은 듯한 멋진 서점이 있어 교토에 여행 올 때 마다 들리 곤 했는데 그 날도 거기서 책을 한 아름 사서 계산을 하러 카운터에 섰다가 가게 주인에게 근처에 괜찮은 커피숍이 있으면 소개를 해달라고 해봤다. 그러자 주인이 [쥰킷사를 원하냐 아니면 카페를 원하냐?]라고 물어왔다. [쥰킷사가 뭐죠?] 라고 했더니 위와 비슷한 설명을 해 주었다. 대강 감이 왔다. 에스프레소, 카페라테 같은 것을 파는 카페가 아니라 나이 지긋한 주인장이 드립으로 직접 커피를 내려주고 점심 때는 카레를 먹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커피숍인 것이다. 그야말로 내 이상향이 었던 [카페 뤼미에르]의 [에리카]가 쥰킷사였던 것. 직접 종이에 지도 까지 그려주며 몇군데의 가게를 소개받았지만 8시가 넘은 시각이라 아쉽게도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았더라.(나이드신 분들이 경영하는 곳이 많아 문을 일찍 닫는게 또 특징)
그렇게 내 머리 속에 쥰킷사의 이미지가 보기 좋게 자리 잡고 있던 터라 어느 일본잡지에서 [쥰킷사 이소베] 영화 광고를 본 후 한 번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이번 영화 상영이 너무나 반가웠었다.

상영전 무대인사를 한 [카페 이소베의 감독 요시다 케이스케.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는 노인분들이 많이 왔었는데 한국에선 젊은 관객이 많아 기분 좋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화는 사실 내 기대와는 많이 달라 조금 실망이었지만....쥰킷사가 배경이긴 하지만...처음 가게를 여는 초보 점장과 그의 딸의 이이기...게다가 배경이된 가게는 멋진 분위기의 가게가 아닌 촌스럽고 한 물간 느낌의 가게여서...상상과는 많이 비껴가 버렸다. 영화속에 카운터석에 앉아 긴 머리를 묶고 시가를 피우는 멋진 할아버지가 나오는데 손님들은 그 할아버지가 가게 주인인 줄 알고 매번 착각을 한다. 내 이미지 속의 쥰킷사의 느낌도 그런 할아버지가 내려주는 진한 커피가 나오는 가게..였는데 말이다..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카페 뤼미에르]를 상상할 게 아니라 나름의 [카페 이소베]를 즐겼다면 더 재밌게 봤을텐데 싶다. 딸 역으로 나오는 여배우의 연기가 참 좋더라.. 감독의 한 마디에서도 예쁜 척 하지않고 여배우가 꺼릴법한 이상한 모습도 서슴없이 연기하는 주문하면 그 배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였다고 했다.
인간관계 사이에 있을법한 낮뜨거움, 촌스럽고 서투른 모습을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대인사에서 감독은 복권당첨으로 3억을 번 부부가 회사일을 때려 치고 카페를 열었다가 망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영화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냈다고 했다. 처음 해보는 일에 서툴러 실패하고 고배를 마시지만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고상한 느낌이 아니라서 그게 참 아쉬웠을 뿐..촌스런 카페 이소베를 여는 아빠의 모습을 본 딸도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다음 영화는 햐크하치[108], 108은 백팔번뇌의 108 이기도 하고 야구공의 실밥 갯수 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은 야구 명문 학교의 야구부. 멋진 스포츠 만화에서 천재 야구 선수가 고시엔을 목표로 싸운다...뭐 이런 이야기면 늘상 보는 이야기로 끝났을텐데... 하지만 전국에서 난다 긴다하는 애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늘상 보결일 수 밖에 없는 녀석들이 주인공이다. 이 놈들의 목표는 4번타자나 선발선수도 아니고 다름아닌 그저 시합 벤치에 앉을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20명안에만 들면...응원스탠드가 아니라..선수벤치에 앉을 수 있기에.. 등번호를 나눠주는 날에는 목이 탈 정도로 긴장을 하기도 한다. 여러 스포츠 만화를 봐 왔지만...보결이 주인공인데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는 처음이다. 20명 안에 들어가기 위한 그네 들의 노력이 절절하다..절친한 친구와의 우정마저 저버릴 정도로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등번호를 받는 것은 차라리 하나의 신성한 의식과도 같았다. 막판의 반전은 웃음이 나오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스토리 자체도 좋았겠지만...하나 하나의 연출이 섬세하다고 느꼈다. 요즘 맘에 드는 야구만화찾아 삼만리 중인 나로선 더할나위 없이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사실 야구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야구에 대해 쥐뿔도 아는 것이 없지만 참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생각이 새록 새록 든다. 내가 직접 야구에 대해 뭔가를 뽑아 내는 건 힘들지만 쏙쏙 뽑아내서 먹여주는 걸 낼름 받아 먹는 맛은 들어 버린 모양이다. 또 이런 멋지고 재밌는 작품 없을까~~~
"영화" 분류의 다른 글
| [영화] 아티스트 | 2012/02/03 |
|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 2012/02/02 |
|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 시네토크 정리 (미리니름 있음) | 2012/02/02 |
| [영화] 2011.10.12 BIFF - 미츠코, 출산하다 GV | 2012/01/31 |
| [영화] 제8회 CGV 일본영화제 - 마호로역앞 다다 심부름집 | 2012/01/29 |
| [영화] 제8회 CGV 일본영화제 - 마르두크 스크램블 | 2012/01/28 |
| [영화] 제8회 CGV일본영화제 - 레이튼 교수와 영원의 가희GV | 2012/01/28 |
| [영화] 제8회 CGV 일본 영화제 | 2012/01/28 |
| [영화] 제8회 CGV일본영화제 - 야마무라 코지와 젊은 애니메이션 작가들 GV | 2012/01/28 |
| [영화] 8회CGV일본영화제 - 매일 엄마 | 2012/01/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