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안경]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 수입배급 스폰지 / 20007년 11월 22일 오후 7시 명동스폰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식당]을 너무 좋아했기에 이번 신작 [안경] 역시 어쨌든 내 취향이리라고는 예상했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의외였던것은 멍~하니 보고있자면 조금은 졸릴 수도 있는 느린 템포의 영화임에도 관객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았던 것. 이런 류의 영화를 본 것치고는 꽤나 강렬한 반응이어서 조금은 놀래기도 했다. 그것도 개개인이 맘에 들어 하는 장면도 다 다른 것이 재밌는 부분이었는데 (이건 단지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 주위 사람들의 코멘트를 줏어 듣고 그냥 막연히 혼자 추측한 것이지만) 여튼 다들 꽤 재밌어 하더라는 것. 사람들은 이런 류의 영화를 기다렸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속 고바야시 사토미가 분한 타에코는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어떤 곳으로 떠나고 싶다...라는 이유만으로 관광할것도 뭣도 없는 바닷가의 한 팬션에 묵게된다.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사색하는 것 뿐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사색을 위한 영화였던 것이다. 물론 나는 시사회를 본 것이지만 일반 관객이라면 7000원을 내고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극장안으로 들어와 2시간정도를 멍~하니 사색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보게된다. 특별한 사건도 눈에 띄는 장면도 없이 그저 밥먹고 바다를 바라보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1분 1초가 아까워서 아둥 바둥 대는 사색할 줄 모르는 우리에게 영화속 사람들은 어서 와서 사쿠라씨의 빙수를 맛보고 사색하는 법을 배워가라고 충고한다. 설핏 졸 뻔 할 정도로 너무나 맘이 편해져서 의자 깊숙히 허리를 묻고 몽롱한 기분으로 영화를 봤다. (참으로 안타까웠던 점 하나는 새로 옛 중앙시네마로 자리를 옮긴 스폰지의 방음시설이 너무 안좋아서 옆 상영관의 쿵쿵거리는 BGM소리때문에 살짝 방해가 꼈다는 점이었지만) 마침 저녁을 먹기 전이었던 탓에 카모메식당에서도 그랬지만 영화 내내 맛갈스런 상차림으로 나를 고문했던 것만 빼면 영화는 정말 좋았다. 다음주에 열리는 오기가미 감독과의 대화가 더욱 기대가 된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며 손뜨게를 하고 있는 타에코를 보며 나도 어딘가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머나 먼 곳으로 떠나서 1시간이라도 사색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요즘 1분이라도 생각에 잠겨 본 적이 있었던가? 그저 여행을 떠날 이유를 찾는 것 뿐이지만 만약 지금 떠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훌훌 털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나 있을지... 자 크게 숨을 한 번 내쉬고 슬로우~ 슬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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